구한말, 진정한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한 김정부인의 일대기!
평범한 아낙네로 숱한 역경을 헤치며 거만금의 재산을 모아 지역사회 발전을 위해 기부한 김정부인. 여자의 몸으로 기울어진 가문을 일으켜 세우고 어렵게 모은 재물을 빈민 구제와 공익을 위해 씀으로써 덕망을 얻고 황제로부터 정부인이라는 봉작까지 하사받았으니 이는 우리나라 역사상 이례적인 일이다. 진주 꼼쟁이 할매로 더 유명한 김정부인의 삶과 정신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일대기를 통해 구한말, 진정한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한 김정부인의 가르침을 되새겨 보자.

근면을 삶의 지표로 삼고 평생 몸소 실천한 김정부인!
열일곱, 꽃다운 나이에 혼례를 올린 김정부인은 혼례를 치른 지 얼마 지나지 않아 홀연히 사라진 남편을 대신하여, 가세가 기울 대로 기운 시집의 살림을 도맡아 꾸려갔다. 주린 배를 움켜쥐고 모두가 기피하는 온갖 궂은일들을 마다하지 않으며 억척같이 일한 김정부인은 평생 근검절약하여 거만금을 쌓은 노년에도 근로를 게을리하지 않았다.
사람이 지성으로 일을 하면 세상에 안 될 일이 없다며 노동의 가치를 강조한 김정부인은 게으르고 안일한 채 남한테 기대어 사는 것이야말로 천하에 수치스러운 일임을 알아야 한다고 일깨워주고 있다.

스스로의 힘으로 만석꾼이 된 꼼쟁이 할매의 서푼짜리 조기에 담긴 경제철학!
매일같이 밥 한 그릇을 반씩 아침저녁으로 나누어 먹던 김정부인은 어느 날 시장에서 서푼어치 조기를 샀다. 조기 반찬에 정신없이 밥 한 그릇을 다 비운 순간, 훤히 바닥을 드러내 보이고 있는 밥그릇을 보며 정신이 번쩍 들었다. 저녁에 먹을 반 공기의 밥이 남아 있어야 할 자리가 텅 비었기 때문이다. 김정부인은 이렇게 해서는 결코 가난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생각에 그날 이후로 매일 조기 값인 서푼씩을 모았다고 한다. 이렇게 모은 돈은 훗날 거만금을 모으는 데 종자돈이 되었다.
김정부인이 꼼쟁이 할매로 더 유명한 것은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욕구인 식욕마저 다스림으로써 식생활에서조차 절약과 절제를 실천했기 때문일 것이다.

교육사업에 남다른 관심을 가졌던 구한말 여성 교육의 선구자!
김정부인이 살던 당시는 일제의 그늘이 드리워지기 시작한 때로, 일본인들에게 토지와 돈을 빼앗기는 등 지역 경제가 잠식당하고 있었다. 이 모든 게 우리가 잘 배우지 못한 탓이라고 생각한 김정부인은 이러한 비극을 이겨낼 길은 오로지 교육밖에 없다며 힘들게 모은 돈으로 교육사업에 아낌없는 투자를 한다.
아들뿐만 아니라 딸들도 교육시켜야 더 좋은 세상이 열린다고 확신한 김정부인은 여학생 전용 교실을 지어 기증함으로써 우리나라 역사상 최초의 남녀공학을 만든 장본인이 된다. 교육이야말로 나라나 개인을 위한 가장 큰 투자라는 평소 지론을 몸소 실천한 것이다.

사회환원사업에 힘쓴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롤모델, 김정부인!
꼼쟁이 할매로 소문난 김정부인은 재물을 잘 모으는 동시에 잘 쓰는 법도 알았다. “돈을 잘 쓰는 것은 모으는 것보다 어렵다”며 단돈 일전을 쓰더라도 가치 있는 곳에 써야 한다고 강조한 김정부인은 어려운 이웃을 위해 힘들게 모은 재산을 아낌없이 내놓았다.
가뭄이나 흉년이 들 때는 창고의 쌀을 풀어 가난한 소작인들에게 나눠주는 구휼사업을 했고, 인재 발굴에도 남다른 관심을 쏟아 상업에 능력이 있는 인재를 선발하여 후원을 아끼지 않았다. 또 고향에 거금을 기부하여 공유재산으로 사용토록 하고, 마을 사람들의 편의를 위해 나룻배를 마련해 주는 등 사회환원사업에 돈을 아끼지 않으니 사람들은 송덕비를 세워 부인의 덕행을 찬양했다.
구한말, 진정한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한 김정부인의 덕행이야말로 어려움에 처한 오늘날의 지도층들이 더욱 본받아야 할 행동철학임을 알아야 할 것이다.

■차례

작가의 말
프롤로그 김정부인은 정부인(貞夫人) 김씨(金氏)다
화보

중의 예언
홀연히 사라진 남편
노동하는 여자
땅을 사다
서푼짜리 조기에 담긴 경제철학
돌아온 남편과 뒤늦게 얻은 아들
돈, 잘 모으고 잘 쓰는 법
자식을 먼저 떠나보낸 슬픔
가마를 타지 않는 이유
각별한 조손간의 정
손자 교육법
남편과 사별하다
불붙는 교육사업
백정은 인간이 아니더냐
잠식당하는 지역 경제
진주봉양학교
교육조서 반포와 소학교령
조선민족 말살 교육 정책
아, 최초의 남녀공학
보성전문학교
후손들

에필로그 김정부인 묘갈명
참고문헌
구술 및 자료 제공
김정부인 후원회 / 관련 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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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민
경남 진주에서 태어나 《월간문학》, 전경련 소설현상공모 당선으로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소설가이자 문학평론가(문학박사)로서 창신대 문예창작과 겸임교수를 거쳐 국립 경상대학교에서 강의하고 있다. 한국문인협회 홍보위원, 독서신문 편집위원이며 국제펜클럽, 한국소설가협회 회원이다.
2005년을 대표하는 문제소설 작가(한국비평문학회)로 선정되고 제1회 김동리논문상(김동리기념사업회 회장 김주영)을 수상했다. 현재 1백 년 전통의 일간지 《경남일보》에 대하소설 《돌아오는 꽃》을 연재 중이다.
주요 작품집으로 《아마존강의 초가집》 《양 강둑에 서다》 《사막의 천둥》 《빨간 이발관》이 있으며, 장편소설로 《어둠 속에 벨이 울릴 때》 《사랑의 모자이크》 《가지를 꺾는 나무들》 《해 저물 녘 티티새 1․2》 《피리소리》 《무슨 말로 노래하라 하십니까》, 저서로 《한국문학사의 탐색》 《창조적 문학비평》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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