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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03-09-17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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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박진수
 조회 : 3,6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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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사장님! 안녕하세요!
늦은 인사 올리게 되었습니다.
정말 반갑습니다.
숲속을 오래도록 가엽게도 헤메이는 까닭은
길이 없어서가 아니라 길이 너무 많기 때문일 것입니다.
숲 속에서나 숲 밖에서나 길가는 개가 똥을 싸 갈기듯
아무렇게나 나있는 냄새나는 질퍽한 그 길들을
넘실 술을 부어 지우려 무진장 애써 봅니다.
내 가득한 한잔의 술잔속에는 지워진 길들 위로
다른 길이 곧 잘 저 혼자 생겨나기도 합니다.
또 한잔의 술잔이 나를 취하게 하면 잠시 세상일 잊고서
거친손으로 그 길의 등어릴 쓰다듬다가 종종
첫닭우는 소리들으며 잠이 들어버릴 때도 있습니다.
이 작은 홈의 불빛이 깜깜한 밤바다의 뱃길을 인도하는
생명의 등대로 밤새 서있기를 간절히 기원합니다.
때로는 깜깜한 숲속에서 헤메이는 자들에게는
너무도 반가운 희망의 등불이길 바랍니다.
하늘아래 땅위에서 내내 꺼지지 않기를 기원하며
아름다운 방에 아름다운 빛들이 가득하기를
깊은 토굴속에 앉은 고승의 심정으로 두손 모으겠습니다.
홈 구경 잘 하고 갑니다.
보답으로 작은 등불하나 켜둡니다.
이쁘게 단장한 집 늦게나마 진심으로 축하드리며
늦은 방문 죄송하옵니다. 만나서 반가왔습니다.
건안건필 하시기 바랍니다.
박 진 수 저--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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