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상병 작품 냉소보다 미소 전해"
중산리에서 학술세미나
 “천상병의 시에는 위트는 별로 보이지 않는 대신 유머는 제법 많다. 능란한 말솜씨를 보여주지 못하지만 특유의 유머감각이 독자의 입가에 미소가 번지게 한다. 천상병 시가 주는 웃음은 냉소나 고소가 아니다. 거의 언제나 엷은 웃음, 즉 미소이다”
지난 21일 중산리 정보통신부 세미나실에서 열린 천상병 시문학 학술세미나에서 중앙대 이승하 교수는‘천상병의 시에 나타난 유머감각과 희망의 철학’이란 주제발표를 통해 천상병 시가 주는 웃음은 ‘미소’라고 할 수 있으며, 시인이 가지고 있는 모든 불행에도 불구하고 시인은 이 세상을 이미 ‘아름다운 세상’이라고 규정하며, “하늘나라에 가서도 이 세상을 아름다웠다고 말하리라”고 한 점을 들어 시인은 평생 긍정적인 세계를 지향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시인 자신은 육신의 엄청난 고통을 술로 달래며 살아갔을지언정 건강하고 밝은 유쾌하고 해맑은 시정신을 지녔던 시인의 시정신이 연구자들에 의해 좀더 많이 논의되기를 바랐다.
이날 진주교육대 송희복 교수는 ‘탈속의 방외인 노래하다’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천상병을 ‘낭만주의의 진경인 천진성에 도달하고자 했던 무욕의 시인’으로 규정했다. 그러면서 “천상병의 시가 비록 순수하게 보일지라도 절대 순수니 정신의 고답이니 하는 따위을 추구하지 않았다”며“즉 그는 제도권의 주류 문화에 편입되기를 스스로 거부했다. 또한 능욕당한 자존심을 보상받기 위해 반체제적인 비판의식으로써 독사처럼 머리를 곧추세우는 것도 거부했다.”고 주장하며, 결국 천상병 시인은 “옛날식으로 말하자면 방외인의 경계에 들어섰다. 순수와 참여로 첨예하게 양분된 문단 구도속에서 그는 어느쪽도 몸과 마음을 의지하지 않고 스스로 현실을 초탈하고 싶어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