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도공 ‘이참평’후예 만나다

 
 요즘 인기리에 방영되고 있는 불멸의 이순신에 등장하는 ‘장평’이란 인물은 조선 도공을 일본으로 납치하는 임무를 띠고 있다. 극중에서 곤양 출신 도공‘장평’은 임란전 일본으로 납치돼 도요토미 히데요시로부터 인정을 받아 ‘사무라이’칭호까지 받고 조선 도공을 일본으로 납치해 간다.
극중 ‘장평’이란 인물은 일본 최초의 자기를 만든 조선 도공 이참평(李參平)을 모델로 삼은 것으로 보인다. 일본으로 끌려간 이참평은 1600년대 초 아리타의 이즈미야마(泉山)에서 자기의 원료인 도광(陶鑛)을 발견하고 일본 최초의 자기를 굽게 된다. 이로부터 아리타 자기는 17세기 중반부터 무역항 나가사키의 데시마(出島)를 통해 유럽으로 대량 수출을 하게 되고 세계적인 명성을 얻는다. 이참평(李參平)은 일본의 ‘도조(陶祖)’로 추앙을 받고 있으며, 매년 도조 이참평의 제사일(5월 3일)을 기해 4월 29일부터 5월 4일까지 아리타 도자기 축제가 열린다. 올해로 102년째인 아리타 도자기 축제에 진주문화사랑모임(회장 리영달) 회원 20여명이 참가해 이참평의 신사인 ‘도산사(陶山社)’를 참배하고 그의 14대 손자인 가나가에 쇼헤이(44·金が江 省平)씨를 만났다. 13대손인 부친 가나가에 산베에(金が江 三兵衛)씨는 총영사관 관계자 영접으로 집을 비우고 없었다.
“아리타에서는 선조 이참평의 기일을 맞이해 도자기 축제를 개최하고 있습니다. 축제기간 중 100만명이 넘는 관광객이 이곳을 찾아옵니다. 그런대 정작 축제의 주인공인 이참평에 대해 아는 사람이 없는 것이 안타깝습니다.”
가나가에씨는 축제만 번창하고 ‘도조’에 대한 추념정신이 사라지는 것이 안타깝다고 했다.
“멀리 이도다완의 고장 진주서 찾아주셔서 너무 고맙습니다. 더욱이 ‘도산사’도 방문하고 이렇게 찾아 비록 일본사람이 되어 버렸지만 옛 조선의 도공 후예까지 찾아준 것에 대해 너무 인상적입니다”
진주문화사랑모임 회원들은 한결같이“우리 우리 도공의 혼은 점점 퇴색되어 가고, 일본의 상업적 문화가 자리 잡아가는 축제의 현장을 보면서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다”고 했다.
진주문화사랑모임 류범형 회원은 “인구 1만 5천여명의 작은 마을에 100만명 이상의 관광객이 찾아온다는 것은 진주 사람들에게 많은 시사점을 던져 줍니다. 아리타 전 주민이 축제의 주인공이 되어 관광객을 맞이하는 것은 우리가 정말 배워야 할 점입니다.”며 진주논개제 남강유등축제가 시민들이 진정으로 동참할 수 있는 축제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밝혔다.

 
강동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