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 문화재연구소는 지난 12일 경주에서 황룡사 실제 건물 복원 중장기 계획을 발표하면서, 2017년부터 목탑 복원을 시작으로 2026년까지 금당복원을 마치고 2035년까지 부속건물 복원 및 역사환경정비를 실시해 황룡사 복원을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했다.

　이 계획에 따르면 2010년까지 기반연구와 복원 기초연구 등 정밀고증을 통해 디지털 복원과 마스터플랜을 완료하고 이어 2017년까지 심화연구와 기본 및 실시설계를 할 예정이라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황룡사 복원모형을 제작한 뒤 2017년부터 목탑복원을 시작으로 2026년까지 금당복원을 마치고 2035년까지 부속건물 복원 및 역사환경정비를 실시해 황룡사 복원을 마무리할 계획이라는 것이다.

　이 황룡사 복원 계획은 진주 객사 복원에 많은 시사점을 던져 주고 있다. 문화재적 가치를 이이야기 한다면 황룡사와 진주객사는 비교 대상이 아니지만, 진주시민들이 복원을 간절히 바라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건물 복원' 측면에서 본다면 충분히 검토대상이라고 할 수 있다.

　일부 문화재 전문가들이 ‘진주 객사 적심석 만으로 원형 복원이 어렵다’라는 주장을 하고 있지만, 진주 객사보다 앞서 건립돼 전쟁중에 소실돼 적심석만 남아있는 황룡사 9층 목탑을 디지털 입체 영상으로 복원하는 등 국립기관에서 복원을 계획하는 것을 볼 때, 이 주장은 설득력이없어 보인다.

　문화재적 가치로 볼 때, '진주 객사 복원은 무의미하다'라는 주장을 할 수 있다. 하지만 '적심석만으로 원형복원이 어렵다'고 주장하는 학자들도 진주 객사 터에서 발견된 적심석의 구조로 볼 때, 일반 민가 건물이 아닌 수준높은 관가의 건물로 문화재적 가치는 충분히 있으며, 여기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진주 객사 남쪽에 있었던 정문누각인 '봉명루'가 아닌가 추측을 하기도 했다.

　현재 진주객사터에서 발견된 적심석의 문화재적 가치는 인정하는 것이 학자들의 일치된 견해다. 실제로 진주 객사 발굴 지도위원회에 참석했던 고영훈, 조영제 경상대 교수는 “진주성 부근의 경관 정비구역에 이전 복원하는 것은 의미가 적은 것으로 판단된다”며 “당초 유구가 있던장소에 가장 가까운 아파트 단지 조경 구역내 원형에 충실하게 복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서를 문화재청에 올렸다.

　진주 객사터에서 발굴된 적심석들을 '원형에 충실하게 복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견해를 밝힌 것은 문화재적 가치를 인정한다는 의미가 내포된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이 적심석들이 진주 객사 정문인 봉명루의 유구라면, 복원은 반드시 되야 한다. 봉명루는 세종실록 지리지 진주목 조’를 보면 “봉명루(鳳鳴樓)는 객사(客舍) 남쪽에 있고, 촉석루(矗石樓)는 용두사(龍頭寺) 남쪽 돌벼랑(石崖) 위에 있다.”라는 기록이 있다.

　세종대왕 때 진주의 대표적 누각으로는 봉명루와 촉석루가 있었다는 뜻이다. 현재 우리가 진주의 대표적 누각으로 촉석루라고 알고 있지만,이 기록에 의하면 촉석루보다 봉명루가 먼저 언급되고 있다. 촉석루 보다 역사적 의미가 깊을 뿐 아니라 남명 조식 선생 등 진주를 찾은 명사들이 머물면서 시를 읊조리기도 했던 유서깊은 역사의 현장이기도 하다.

　어떻게 해야 하는가. 많은 진주의 교육 문화계 인사들은 "진주 객사 복원을 위해 인근지역 전체를 조사해 전체적인 규모나 구조를 파악하는 것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것을 주장하고 있다.

　진주 객사에 대한 종합적인 조사가 필요하다는 말이다. 진주 객사에 대한 종합적인 조사는 지질조사, 유물조사와 아울러 문헌조사도 중요한단서가 될 수 있다. 진주 객사에 대한 문헌 자료는 현재 '진양지' 등에 단편적으로 기록되어 있으나, 면밀히 조사한다면 많은 자료들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진주객사는 1910년대 사진자료도 남아있다. 복원에 중요한 단서가 될 수 있다. 1910년대 객사 모습과 '우익랑 처마'가 사진으로 생생하게 볼 수 있는 것은 진주 객사의 복원이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해주고 있다.

　옛날 진주 객사 터가 지금 많은 부분이 훼손돼 있는데도 정확한 위치나 규모가 파악되지 않고 있다. 진주시는 관련 학자와 전문가들을 중심으로 '진주객사 조사 위원회’를 구성하여 이제부터 진주객사 복원을 위한 첫걸음을 내디는 것이 어떨까 제안을 해본다.

▲사진설명=1910년대 진주 객사 우익랑의 처마 모습.(위 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