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명정신 문자 향기로 거듭난다"
　우리나라 선비정신의 표상, 그리고 경남 정신인 ‘남명선생의 정신’을 테마로 한문학을 전공하는 교수와 중견 서예가가 예사롭지 않은 전시회를 가진다.

　오는 17일부터 21일까지 경남도문예회관에서 열리는‘남명 정신과 문자의 향기’라는 전시회다.

　이 전시회는 남명학의 대중화에 앞장서 온 경상대학교 한문학과 최석기 교수가 남명선생의 정신을 시로 표현한 것을 실험적 서예 작품을 꾸준히 창작해 온 중견 서예가 윤효석씨가 글씨와 서체 추상으로 작품화 한 것이다.

　지난 10일 오후, 경상대학교 남명학관에서 최석기 교수와 윤효석 서예가를 만났다. 두 사람은 남명 선생과 인연이 깊다. 최 교수는 남명학을 쉽게 풀이해 일반인과 학생들에게 남명 정신을 널리 알리기 위해 관련 저서를 출간했다. 윤 작가는 경상대학교 ‘남명학관’표지석을 쓴 작가이다.

　최 교수는 ‘남명 정신과 문자의 향기’라는 책을 통해 “고전은 매일 같이 재해석 되어야 한다. 물이 고이면 썩듯 고전의 언어도 썩기 때문이다. 썩으면 생명력이 없어진다. 그래서 그 시대의 문화코드에 맞게 매일 재해석이 이루어져야 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 학자는 두가지에 충실해야 한다. 하나는 고전의 언어문법을 정확히 알아야 하고, 하나는 현대의 문화 코드를 매일 향상 시켜야 한다”며 “이 책은 나의 시각으로 가려 뽑은 남명학의 키워드에 나의 현대적 해석을 덧붙인 것이다. 이책에 실린 글은 시도 아니고 산문도 아니며 그냥 자유롭게 쓴 글”이라며 남명학의 현대적 해석에 주안점을 두었다는 것을 밝혔다.

　최 교수는 이 책에 실린 글들을 윤효석 작가에게 작품으로 승화시켰으면 하는 생각을 밝혔는데, 윤작가가 흔쾌히 받아들여 전시회를 열게 되었다는 점도 아울러 말했다. “윤효석작가는 남들이 알아주는 중견 서예가로 나는 그의 기를 좋아한다. 그에게는 무한한 에너지가 있다. 그 에너지는 타고난 것이다. 그의 작품에는 아름다움이 배여 있다. 그는 야생의 기를 조련할 줄 안다. 그래서 그의 글씨는 세련미가 넘친다”며 윤작가의 창조적 작업에서 나오는 세련미를 높이 평가하고 있다.

　윤효석씨는 청소년 시절부터 익혀온 한글 서예공부와 한문 서예의 조형연구를 병행하여 여러 차례의 입선과 특선을 수상, 최근까지 수 차례의 개인전과 다양한 장르의 그룹전을 통해 자기 개성의 서예와 전각 그리고 문인화 작품을 발표 했다. 2000년 괄목할 만큼의 독창적인 사유 패턴과 조형 사고에 의한 차별화 된 빛깔의 작품전개를 시도하였으며, 중국 유학 후 본격적으로 다양한 재료의 실험과 새로운 조형언어의 구사로 지금은 자기 영혼과 함께 새로운 경지를 위해 쉼없이 노력하고 열정을 불태우며 다양한 조형어법과 절제된 조형언어의 독자성을 꾸준히 확보하고 있다.

　그는 전통서예의 표현기법과 형식을 두루 섭렵하면서 연관 학문에도 관심이 가져 조형요소와 표현기법에서 나타나는 차별성과 독자성으로 매너리즘에 빠져있는 전통서예의 한계를 극복하고 현대서예의 새로운 방향과 가능성을 끊임없이 탐색, 다른 세계로의 접근을 시도하고 있다. 이번 작업도 그의 끊임없는 실헌정신에서 비롯된 것이다. 여기에다 남명선생의 정신을 작품 한점 한점 마다 새겨 넣었다고 할 수 있다.

　두 사람의 아름다운 만남을 최교수는 다음과 같은 말로 가름한다. “윤작가의 글씨는 빼어나고 내 글은 시원찮지만 남명정신을 이해 하는데 글과 글씨가 합해 상승효과가 일어나길 바란다”며 지금까지 고전의 해석에 있어 없었던 장르를 시험해보고 관객들의 평가를 기다린다고 했다.

　한편,개막식은 오는 17일 오후 5시 경남도문예회관 전시실에서 갖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