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문학가 최계락과 진주 남강
 
 진주시 신안동 녹지공원에 최계락 詩碑가 세워져 있다. 절친하게 지냈던 이형기 시인의 ‘낙화’와 함께 시 ‘해 저문 남강’이 새겨져 있다.

‘흐르는 남강의 맑은 물위에
해가 지면 반짝반짝 별이 흐르고
흐르는 남강의 맑은 물위에
해가 지면 밝은 달이 떨어지고요
흐르는 남강의 맑은 물결은
해가 지면 별님 달님 싣고갑니다’

이 시는 최계락 시인이 진주 중학교 3학년 때인 1947년에 발표한 것이다. 최계락 시인의 문학세계를 기리는 진주의 시인과 문학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남강이 바라보이는 신안동 녹지공원에 세운 이 시비가 진주의 유일한 최계락 시인의 문학현장인 셈이다.
최계락과 동향인 전 동국대 교수 이형기씨는 1949년 제1회 영남예술제(현 개천예술제) 시부문 장원을 하고 그 해 시상식에 참석해 겪은 일을 다음과 같이 회고하고 있다.
“백일장은 일반부나 학생부를 가리지 않고 시와 시조 두 부분으로 나누어져 있었고 시부분은 ‘만후’ 시조 부분은 ‘남강’이 그 제목으로 출제되어 있었다. 백일장에서 나는 뜻밖에도 시의 장원으로 뽑혔다. 그리고 시조를 응모해 차상이 된 것은 삼천포 중학생인 박재삼이었다. 박재삼을 박재삼으로 알아보게 된 것은 시상식 때였다. 그리고 바로 그 시상식 자리에서 나는 의미있는 사람을 만나게 되었다. 그것은 최계락과의 만남이다. 진주중학교 6학년인 최계락은 당시 이름이 꽤 알려져 있었다. 특히 아동문학의 동시 분야에 있어서는 중앙 문단에서도 작품이 더러 발표되고 있어서 문학에 관심이 있는 젊은이들은 그를 다 알고 있었다.”
이 교수의 증언에 의하면, 최계락은 1949년 당시 진주 중학교 6학년생으로 아동문학분야에서 중앙문단에서도 꽤 이름이 알려진 작가였다.
최계락은 1930년 진주시 지수면 승내리에서 부친 최경호, 모친 이승수씨 사이에서 4남매의 장남으로 태어나 6년제 진주중학교를 졸업하고 1955년까지 진주에서 활동하다가 1956년 국제신문에 입사, 편집부국장 겸 정경부장·사회부장으로 일하다가 1970년 7월 4일 숙환으로 세상을 떠났다. 40세의 나이로 일찍 세상을 떠난 그의 행적은 주로 부산에서의 활동이 널리 알려져 있다.
정작 그가 태어나고 문학수업을 쌓았던 진주에서의 행적은 그리 널리 알려져 있지 않다.
진주중학교에 입학하기 위해 재수를 했던 최계락은 아버지의 사업이 순조롭지 못한 까닭에 진주 백병원에서, 파성 설창수의 집에서 기거하는 등 어려운 학업생활을 했다.
진주중학교에 입학하기 전인 1943년에 주간 ‘소학생지’에 ‘조각달’이라는 동요를 최초로 발표했다. 진주중학교 문예반에서 문학수업을 한 최계락은 ‘해 저문 남강’ ‘보슬비’ ‘고갯길’등의 작품을 발표하면서 중학생 문사로 이름을 널리 알렸다.
그는 중 3때 정식 문단에 등단을 한다. 당시 경남일보에서 실시한 신춘창작 모집에서 시 ‘겨울’이 가작으로 당선된 것을 비롯해 소학생에 동시 ‘수양버들’이 추천된 것이다.
1946년 엔 진주에서 ‘영문(嶺文)’발간에 참여했으며, 1951년엔 이형기와 함께 이인문학동인회를 결성해 동인지 이인(二人)을 발간하여 당시 진주문학 활성화를 주도하기도 했다.
현재 최계락이 문학 수업을 받았던 진주 중학교나 고향 지수에는 그의 흔적을 찾아 볼 수가 없다. 부산시 동래구 온천동에 위치한 금강 공원에 그의 시비가 있는 것을 비롯해‘최계락 문학상’등 주로 부산에서 그의 문학 세계를 기리고 있을 뿐이다.
‘꼬까신’을 비롯한 그의 동요들이 현재 초등학교 교과서에 실려있는 등 최계락은 우리나라 대표적 동요 작가임에도 아는 고향 사람은 드문 것 같다.


강동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