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봉산 줄기가 용암을 에워싸고, 주변의 산세와 암석의 모양이 용(龍)처럼 생겼다 해서 이름 붙여진 이반성면 용암리. 일반성면을 지나 새로 만들어진 길을 한참 달리다 보면 너른 들판을 가로질러 시원하게 뚫린 마을길 옆, 수백년을 살았음직한 정자나무와 이웃한 영봉정(靈鳳亭)이 눈에 들어 온다.
가지산의 정기를 이어 받은 여항산을 거쳐 그 산의 일맥이 닿아 만들어진 영봉산의 이름을 딴 영봉정은 1983년에 창정됐다. 진주궁도의 원로인 김홍수(金鴻洙)옹과 30명의 발기위원이 3월 25일 이반성면사무소에 모여 창립총회를 가지고 회칙작성과 정의 이름을 정하면서 영봉정의 역사는 시작된다. 당시 창립총회에서 초대임원을 선출했는데, 사두에 김홍수, 부사두에 심권섭, 총무에 강호근이 맡았다.
당시 창립총회에서는 정(亭)의 명칭을 영봉정(靈鳳亭)으로 결정하고 대한궁도협회에 등록을 신청하기로 했다. 또한 매월 25일 정기월례회를 실시하기로 했으며 입회비는 1인당 10만원으로 하고 월회비는 5,000원으로 결정했다. 이렇게 해서 본격적인 영봉정 시대의 막이 올랐다.
1983년 5월 25일 창정이후 첫 월례회가 개최됐다. 이날 월례회에서는 이반성면 용암리 363-2번지 전(田) 587평을 매입하여 정부지로 사용키로 결의했다. 이어 8월 20일에는 서울 정택근씨로 부터 발시대 및 과녘 연시 케이블 등 1백만원에 해당하는 물품을 기증받았다. 이날 처음으로 시사가 있었다.
1983년 9월 23일에는 고성 철성정 주최 가야문화제 궁도대회에 최초로 출전을 했다. 좋은 성적을 내진 못했지만 영봉정을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됐다.
이듬해인 1984년 10월 28일, 월레회가 개최됐다. 이날 월례회에서는 정발전을 위한 기금조성을 위해 일반회원에 한해 추곡 매상가격 한가마에 해당하는 3만원과 하곡 매상가 한가마에 해당하는 이만원을 특별회비로 징수하기로 결의했다.
1984년 11월 25일에는 진양군궁도협회 창립을 계기로 일반성면 창림정과 이반성면 영봉정, 수곡면 덕수정 등 3개정 친선궁도대회를 봄가을에 순회하면서 개최하기로 결정됐다.
영봉정 창립 3주년을 맞아 개최된 정기총회에서는 과녘부지(하천부지) 권리권 매입과 잔여부지 매입을 결의했다.  이어 4월 21일에는 영봉정의 이름을 경남에 널리 알리는 기회가 찾아 왔다. 의령 홍의정이 주최한 제14회 영남궁도대회에서 단체전 우승을 차지한 것이다.
군단위 중에서도 오지마을에 속한 이반성면 영봉정의 사우들이 영남의 우수한 사정들을 물리치고 단체전 우승이라는 쾌거를 이룩해 낸 것이다. 이때부터 영봉정 사우들의 사기가 충전하기 시작했고, 정사발전을 위한 노력들이 진행되었다.
1986년 8월 16일 정기총회에서 의결한대로 잔여부지 1,515평을 395만원에 매입했다. 드디어 영봉정의 제 모습을 갖춘 정사로 거듭난 것이다. 1995년 3월 10일에는 서부경남 6개시군 11개정친선대회에 입회를 한 영봉정은 이후 괄목할만한 발전을 가져오게 된다.
영봉정의 수상경력을 보면 짧은 연륜에도 불구하고 굵직굵직한 상을 거머쥐었다. 단체전에서는 1985년 5월 마산 용마정 주최 영남대회에서 준우승을 차지했고, 1986년 4월 21일 의령 홍의정 주최 의병제대회에서는 우승, 1989년 5월 20일 하동 옥산정 주최 영남대회에서는 준우승을 일궈냈다. 개인전에서도 1984년 11월 3일 개천예술제 영남대회에서 심노섭(沈魯燮)사우가 3등, 1995년 4월 24일 의령 의병제전 영남대회에서 이병옥(李秉玉)사우가 3등, 1992년 11월 1일 개천예술제 영남대회에서는 고영상(高永常)사우가 2등을 차지했다.
이후 1998년 3월 25일 사정 건립을 의논하던 중 모곡부락 경로당을 유치하여 사정과 겸용할 것을 확정하고, 1998년 5월 10일에는 진주시 보조금과 자체경비로 사정기공식을 가졌고, 그해 8월 20일 공사가 준공돼 지금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다.
짧은 연륜에도 불구하고 영봉정은 진주궁도사의 중요한 대목을 장식하고 있다. 사우들의 정사에 대한 애정과 사랑도 남다르며, 진짜로 궁도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모인 곳이 바로 영봉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