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목에게 고함

보스(Boss)와 리더(Leader)는 달라도 한참 다르다. 이권다툼을 놓고 남의 등에 칼침 따위를 놓는걸 보스라 부르고, 한 집단의 올바른 방향을 제시하는 역할을 하는 사람을 리더라고 통칭한다. 혹자는 두목과 지도자로 달리 해석하기도 하지만 그 의미는 별 중요치 않다. 단지 작금의 현실에는 리더같은 보스가 간혹 눈에 띄긴 하지만, 참다운 리더는 눈 씻고 찾아 봐도 잘 뵈질 않는게 정작 문제다.
물론 이 어려운 시국에 진반 농반으로 한가롭게 말꼬리잡기 놀이를 하자는건 아니다. 안타깝게도 이 땅에는 리더의 가면을 뒤집어 쓴 두목들이 이곳 저곳에 기생하면서 헤게모니 싸움만 벌이고 있기에 애써 이를 단판하고자 함이다.
비유컨데 길거리 개들을 보라. 그들은 하나같이 다른 개를 보고 자기는 개가 아니라고 짖어댄다. 아무리 시끄럽게 짖어대도 그네들은 개일 뿐인데 말이다. 오늘날 리더를 자처하는 이들도 마찬가지다. 아무리 잘봐줘도 두목감에 불과한데도, 그네들은 아무 스스럼 없이 리더라고 스스로를 추켜세운다. 그리곤 한치 부끄러움도 없이 지도자 행세를 한다.
자고로 지도자를 잘 만나야 백성이 편한 법이다. 한 명의 잘못된 지도자를 만나면 백성들은 궁핍해 지고, 나라를 망쳐먹게 된다. 그래서 많은 성인들과 명문석학들은 끊임없이 지도자론(指導者論)의 중요성을 설파했다. 마이런 러쉬는 새로운 지도자란 그의 저서에서 '인류가 직면하고 있는 가장 심각한 문제는 지도자와 리더쉽의 부재에 있다'고 진단했다.
갑자기 이 말을 오늘날 한국사회에 대입시켜 보고 싶다. 과연 우리나라와는 상관없는 먼 나라 얘기일까? 분명 아닐것이다. 이 땅의 정치, 경제, 교육, 문화 등 사회전반이 심각하게 흔들리고 있는 이유는 바로 지도자와 리더쉽의 부재에 그 뿌리가 있다.
이 땅의 지도자들을 한 번 보라. 안타깝게도 그들이 서 있는 땅 위에는 온갖 거짓과 부정이 춤을 추고 있다. 그들의 마음속에 백성들은 없고 맹목적인 충성만 맹세하는 부하들만 쓰레기처럼 여기저기 널려 있을 뿐이다.
이제 나라를 바로 세우기 위해서는 바른 지도자를 뽑아야 한다. 그리고 그 지도자는 청렴성(Integrity)을 갖추어야 한다. 청렴성은 정직과 용기, 신념, 친화력 등의 덕목 모두가 하나의 일관된 체계로 조화되어 있는 인격의 통합성을 일컫는다. 반드시 지도자는 국민들에게 정직하고, 불의에 용감하며, 불굴의 신념으로 모두를 껴안을 수 있는 덕목을 갖추어야 한다.
이 땅의 두목들에게 고(告)한다.
만약 온갖 부정과 비리를 저질러 놓고도 이 핑계 저 핑계를 들이대며 자리보존에만 연연하고 있다면, 지금이야말로 스스로 물러날 적기다. 백성들이 간절히 그것을 원하고 있다. 왜 그걸 모르는가.
김권수<경상남도의회의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