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시체육회 100년 下


진주의 근대 스포츠의 중심은 축구였지만, 야구도 상당한 인기를 끌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드물다. 당시 진주의 야구는 성인팀으로 ‘아카시아 야구단’이 있었고, 소년야구팀으로는 제1보통학교와 제2보통학교팀이 결성되었다. 제1보통학교 야구단에는 이만영(투수), 권창세(투수) 등이 선수로 뛰었고, 제2보통학교 야구단에는 강문수(가수 남인수), 서병문 등이 주축이었다. 1922년에는 청년야구단이 발족된 뒤, 진주에는 각종 야구대회가 개최되기 시작했다.

동아일보 1920년 음력 2월 16일자에 진주에서 야구경기(야구전)가 있었다는 보도가 보인다.

晋州의 野球戰
부사군과 싸워서 진주군이 대승리

晋州運動協會 주최 부산일보 진주지사후원 釜日晉州支社後援으로 지난 이십일 오전 구시에 진주 飛鳳洞에 신설한 운동장에서 부산일보원정대와 진주군과 野球기회를 하얏는대 (중략) 구회의 싸홈에 십삼점과 륙점으로 진주군이 크게 이겼는데 당일 운동장에는 관람자가 많아서 매우 성황을 이루었다더라

연식 정구도 상당한 인기를 끌었다.
동아일보 1921년 10월 2일자에는 진주정구대회 개최관련 기사가 보인다.

晋州庭球大會盛

九月二十五日 晋州靑年會 主催로 當地 第一公立普通學校庭에서 秋季庭球大會를 開催하얏는대 (중략) 氣勢로 下午 二時까지 第一戰을 마치고 一時休戰하야 午飯後 下午 三時에 다시 繼續하야 二三四戰으로 大將組까지 마쳤는데 最後 第五戰에 至하야는 千餘會衆의 視線은 더욱 戰地에 集中하얏다 兩軍은 壯快한 氣勢로 拍手大喝裡에 猛鬪한 結果 最後勝利는 金烱五 金泰容 兩君에게 歸하였고 更히 互相間의 慰勞宴이 有한 後 同六時에 散會하얏다더라(晋州)

1957년 진주체육회가 발족되기 전까지는 진주의 스포츠활동은 학교체육활동이 주축을 이루었다. 이처럼 기존의 스포츠활동이 학교체육의 연장선상에 있었던 것은 학생들의 신체와 정신을 양성하기 위한 것으로 스포츠 저변의 확대라는 점에 있다.
더불어 진주에 소재했던 신문사 지사와 지국이 주최하는 체육행사도 많았다. 국제신문은 육상기록대회, 축구, 싸이클 대회까지 진주중학교 운동장에서 개최하기도 했다. 진주공설운동장이 준공된 1968년까지는 진주에서 개최된 거의 모든 체육행사가 진주운동장에서 개최되었다.


진주시체육회, 민간단체로 결성되다

제2차 세계대전의 종전으로 광복을 맞이한 대한민국은 스포츠 활동을 통한 우리 민족의 우수성을 알리고자 조선체육회의 재건운동을 전개했다. 1945년 9월 조선체육동지회가 설립되면서 각종 스포츠 단체가 설립되고 경기대회도 활발하게 개최되었다.
광복 후 설립된 스포츠단체는 조선육상경기연맹(1945. 9), 조선탁구협회(1945.9), 조선축구협회(1945. 10), 조선야구협회(1946. 3), 조선농구협회(1945. 12), 조선배구협회(1946. 3), 조선역도연맹(1946. 3) 등 14개 단체에 이르렀다.
새로운 스포츠 단체의 설립과 활동은 오랫동안 침체되어 있던 한국스포츠를 활성화하고 전국적으로 확산돼 스포츠단체의 설립과 종목별 경기개최로 스포츠 활성화의 신호탄이 되었다. 진주의 스포츠계 역시 마찬가지였다.
진주시체육회는 1957년 민간단체로 결성되었다. 당시 회장은 권창세, 부회장 김갑진, 김사옥, 전무 김태석, 사무국장 이명길이었다. 전국체전이 개최되면 경상남도 교육청 교무과에서 모든 실무를 맡았다. 5.16 이전까지 해마다 진주시민대운동회를 진주중학교 운동장에서 개최했는데, 각 종목 출전 자격은 희망하는 시민이면 누구나 참가할 수 있었다.
진주시체육회는 진주시 대안동 소재 파리양화점으로 사무실을 옮기고 전화도 가설해 활발한 활동을 계속했다.
당시 인기종목은 탁구, 농구, 태권도, 유도, 권투 등이었다. 그 가운데 탁구는 도내는 물론 전국적으로 명성을 날렸는데, 김일, 천영석, 정연웅, 임규호, 허건, 박정용, 주재한, 안효균, 박정자, 강말순 등의 선수가 뛰어난 기량을 뽐냈다.
농구는 김창수, 손병섭, 방규택, 홍종국, 태권도는 서정영, 유도는 황영규, 황성규, 강두만(도쿄올림픽 참가), 권투는 정봉문, 정현상, 정현국, 박명윤(경남도대표) 등이 있다.
1962년 당시 이병문 진주시장은 시체육회 산하단체를 결성했다. 당시에 결성된 진주시체육회 산하 단체로는 축구(김용하), 농구(김남흥), 사이클(여상기), 탁구(남중천), 배구(김종식), 야구(전점용), 정구, 씨름(박종복)협회가 있었다. 1963년에는 배드민턴협회(이명길), 핸드볼협회(조재업)가 조직되고, 1964년에는 테니스협회가 발족했다.
1964년에는 사단법인 진주시체육진흥회가 발족되었다. 이사장 김윤양, 회장 권창세, 상무이사 강용성이었다.
1993년에는 진주시체육회가 진주시 신안동 1-4번지에 지상 3층의 건물을 준공해 입주했고, 1995년에는 사단법인 대한체육회 산하단체인 경상남도 진주시지부로 진주시체육회 명칭이 변경됐다.
2015년 1월 26일에는 진주시통합체육회가 출범되었고, 2016년 4월에는 진주시체육회가 정식으로 출범되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

경남도민체육대회 개최로 스포츠 메카로 우뚝 서다

경남도민체육대회전의 역사는 1962년 5월 20일, 제1회 도민체육대회를 부산공설운동장에서 개최함으로써 시작되었다. 이듬해인 1963년, 부산시가 정부 직할시로 승격됨에 따라 부산시체육회와 분리된 이후, 경남도민체전은 도민화합과 시·군 균형발전을 위해 20개 시·군을 12개 권역으로 묶어 순번제로 실시했다.
진주시체육회는 진주에서 개최된 12번의 경남도민체전을 성공적으로 치러내는 핵심역할을 했다. 진주시는 경남도민체전의 성공적 개최를 계기로 경남스포츠의 메카로 자리잡게 된다. 진주시에서 개최된 최초의 도민체전은 제5회(1966년) 경남도민체육대회이다. 이후 진주시는 제7회(1968년), 제10회(1971년), 제16회(1977년), 제20회(1981년), 제24회(1985년), 제28회(1989년), 제32회(1993년), 제37회(1998년), 제41회(2002년), 제48회(2009년), 제57회(2018) 경남도민체전 등 12번의 경남도민체육대회를 개최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