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시체육회 100년 上


2019년은 진주시체육회가 100년의 역사를 맞이하는 의미있는 해이다. 진주시체육회는 1920년 6월 1일 설립됐다. 이는 조선체육회가 발족된 1920년 7월 13일보다 한 달여 가량 앞선 것이다.
진주시체육회가 조선체육회 결성 이전에 이미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었다는 점은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단순한 체육단체가 아닌 민족 체육의 발전을 위한 민족기관으로서의 성격을 뚜렷하게 나타내면서 또 다른 방식의 항일 대열에 참여했다는 점이다.
당시 진주의 유명한 축구단 중 4257팀는 대한민국의 연호인 단기(檀紀)를 상징하는 민족의식의 발로에서 팀명을 정했지만, 불온단체로 낙인찍혀 일제에 의해 강제 해산된 사례에서 이를 확인할 수 있다.
진주시체육회 100년은 단순히 진주체육이 간직한 시간의 역사이기 이전에 일제강점기 이후 오늘에 이르기까지 진주시민들의 정신적 지주이자 활동력의 원천이 된 자랑스런 진주의 역사이기도 하다.


근대스포츠의 등장과 진주시체육회의 태동

조선체육회가 결성된 것은 1920년 7월 13일의 일이다. 우리 민족의 지상과제인 체육의 향상 발전을 위해 체육기관의 형성이 시급하다는 민족적 여망을 담은 조선체육회 창립취지에 따른 것이었다.
진주시체육회는 조선체육회보다 한 달 가량 앞선 1920년 6월 1일 발족했다. 당시 진주는 다른 도시에 비해 진주시체육회 뿐만 아니라 진주청년체육회, 기독교청년체육회 등과 같은 체육단체들이 이미 조직돼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었다. 이들 단체들은 뒤에 일본인들이 조직해 운영하던 진주체육회로 강제 통합되는 아픔을 겪지만, 이미 진주에는 근대 스포츠가 도입돼 있었다.
1910년 경술국치 이후, 광림학교(光林學校)가 설립되고 선교사들에 의해 축구공과 야구클럽, 미트가 들어오면서 진주에는 전통체육이 아닌 근대스포츠의 장이 자리매김하고 있었다. 진주의 근대 스포츠 가운데 가장 인기를 끈 스포츠는 단연 축구였다.
당시 동아일보의 기사에 의하면 진주에서 다양한 축구대회가 개최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1921년 12월 27일자에는 慶南蹴球大會, 1923년 3월 27일 자에는 晋州少年蹴球大會, 1926년 12월 14일 자에는 靑年蹴球大會가 개최되었다는 기사가 보인다.
동아일보 1926년 12월 14일자에 보도된 청년축구대회관련 기사는 다음과 같다.

靑年蹴球大會

在京 晋州學友會 主催 第三回 南朝鮮小學靑年蹴球大會를 晋州靑年會、晋州體育會、朝鮮日報支局 本報支局 後援으로 左記 各項에 依하야 開催한다는데 蹴球의 시즌이라 一般小學靑年의健鬪家의 參加를 바란다더라(晋州)

진주 근대스포츠의 중심, 축구

일제강점기 진주스포츠의 중심은 축구(蹴球)였다. 당시 진주에는 광림축구부와 천도교축구단, 4257팀, 진주청년축구단 등의 축구부가 활동을 하고 있었다.
광림축구부는 박학두, 김대중, 이현찬이 중심이 되었고 나중에 고병열, 정일영이 합류했다. 천도교축구단에는 박택희, 정수만, 앵고다리 등이 있었다. 진주청년축구단은 박학두가 중심이 되어 결성되었고, 4257팀은 강수영, 정수만, 서종숙, 박학조가 중심이 되어 결성됐다.
특히 4257팀이라는 축구부 이름은 우리나라의 연호인 단기를 상징하는 민족의식의 발로에서 팀명을 정했으나, 일제가 눈치채고는 불온단체라 하여 책임자인 강수영을 구금하고 팀을 강제로 해산시켰다.
진주의 축구인들은 당시 노점상을 괴롭히던 일본인 악질 형사를 두들겨 팬 뒤, 산청으로 피신해 은거하는 등 나라 잃은 설움을 달래기도 했다. 유도 유단자인 박남권, 신기순, 권창세, 김두용, 이재영 등이 그 주인공이다.
당시 언론보도를 보면 진주에는 각종 축구대회가 연중 개최될 만큼 축구의 도시로 자리매김하고 있었다. 해방 이후에도 진주체육계는 진주축구협회가 중심이 된 것은 물론이다.

동아일보 1921년 12월 27일자에는 진양상회 주최의 경남축구대회 기사가 보인다.

慶南蹴球大會開會

晉州市內 晋陽商會 主催로 慶南蹴球大會를 今月 十一日에 開催한다. 本紙에 報道하얏 거니와
同日 午前 九時 晋州靑年運動에서 晋陽商會 專務理事 姜大翼氏 主裁下에 開會하얏는대 觀客은 人山人海를 이루었으며 第一回 試合으로 文山軍과 晋參軍이 相對로 하야 晋參軍이 得勝하고 (중략) 同日 午後에 更히 繼續하야 第三로 勝에 入하였는데 馬山車과 晋州軍이 相對로 하야 結局의 勝利는 晋州軍에 歸하얏더라(晋州)

동아일보 1923년 3월 27일자에는 진주소년축구대회 기사도 보인다.

晋州少年蹴球大會
少年體育奬勵의 目的으로 晋州二申商會에서 年 二回의 蹴球大會를 開催하게 되얏는바 今番第二 晋州少年蹴球大會를 本報 晋州支局 後援下에 三月二十六七 兩日間 晋州靑年會運動에서開催하는바(이하생략)

일제강점기를 벗어난 1945년 이후의 진주체육계는 이처럼 진주축구협회가 중심이 되어 활발한 활동을 시작한다. 1946년 진주축구협회는 구 삼포회관을 인수해 협회의 새로운 출발을 알렸고, 1957년에는 진주시체육회가 민간단체로 결성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