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일보

서부경남도민 "KBS지역국 광역화 추진, 안 될 말"


국가기간방송인 KBS의 지역국 통합 등 광역화 추진 움직임에 대해 서부경남권 주민들이 '지역의 소중한 공공재를 잃어버릴 수 있다'며 우려하고, 반대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KBS방송광역화에 대한 서부경남도민 대책토론회가 지난달 29일 오후 3시 30분 진주시 칠암동 경남과학기술대 100주년 기념관 아트홀에서 전문가,시민 등이 참여한 가운데 열렸다. 경남역사문화연구소 진주향당(대표 황경규)가 주최하고 진주향교(전교 심동섭)가 후원한 이날 토론회는 진주향당 황경규 대표의 사회로 공공미디어연구소 양문석 이사장, 미디어오늘 김도연 기자, 전 진주MBC 배우근 보도국장, 함양군 김준희 농업인이 토론자로 참가, 대책논의와 토론을 벌였다. 최근 KBS 내부에서부터 '지역광역화'혹은 '을 지국(KBS진주방송국 등 전국의 9개지역국) 보도 광역화 추진 움직임이 여러 경로를 통해 포착되면서 서부경남권 차원의 대책마련 필요성에 따라 이 토론회를 열게 됐다고 주최 측은 밝혔다.

토론회에서 공공미디어연구소 양문석 이사장은 "최근 KBS의 지역광역화 움직임은 KBS한국방송의 공신력의 상실과 경영의 실패를 지역에 전가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지역을 희생물로 삼아서 경영을 회복하려고 하는 못된 행위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또 "경남도청을 뺏기고, 진주MBC를 뺏기고, 또다시 진주KBS를 뺏겨야 하는 상황이라면 진주를 비롯한 서부경남 주민들이 들고 일어나 이 문제를 공론화 시키는 것은 물론 지역광역화 시도에 맞서 싸워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디어오늘 김도연 기자는 "소수자의 목소리가 반영되고 보도를 통해 실현될 때 비로소 KBS 수신료의 가치가 이루어지는 것"이라고 전제하고 "이번 토론회처럼 지역에서 먼저 목소리를 내고, 지역의 국회의원들이 목소리를 내어 줘야 미디어매체들이 함께 동참할 수 있는 만큼 지역민들의 문제 제기가 우선적으로 반드시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전 진주MBC 배우근 보도국장은 "KBS방송광역화는 본사차원의 경영합리화 시책만 중요시할뿐 시청료 납부를 의무로 하는 시청자가 방송의 주인이라는 사실은 망각하고 있는 처사"라며 "KBS진주방송국이 폐쇄되거나 방송기능을 축소하는 것은 국가기간 공영방송 KBS를 통해 방송될 지역소식과 방송서비스는 대폭 축소될 것이기 불가피한 일이기 때문에 진주방송국의 방송권역 서부경남 도민들과 모든 단체들이 힘을 합쳐서 이를 지키기 위해 나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함양군에서 온 농부 김준희씨는 "올해 양파농사가 실패한 것이 종자의 문제인지, 날씨의 문제인지 몰라 답답한 상황에 놓여있지만, 우리 같은 농민들의 답답한 목소리를 제대로 들어주는 매체가 없었다.며 "방송의 지역광역화는 잘 모르지만, 광역화가 된다면 어느 누구도 관심을 가져주지 않는 절망스러운 상황은 더 악화될 것이다"이라고 말했다.

토론회를 주최한 진주향당 황경규 대표는 "이 토론회를 통해 도출된 대책들에 대해서는 지역민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서 KBS방송광역화 혹은 지역광역화 움직임이 완전히 없어질때까지 공론화시키고 언론매체들을 통해 알려나가는 작업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