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승들의 자화상

비행기도 제멋대로 돌리는데, 무엇인들 못할까? 호주머니는 든든한데, 머리는 텅 빈 짐승들의 부끄러운 자화상이다.
손수 운전 하시고, 직접 까드셨으면 아무 일도 없었을 것을…….
마음 속 깊숙히 ‘내가 누군데, 어딜 감히’라는 마음이 도적처럼 숨어 계셨으니,
행동만 가지고 나무랄 일은 아닐지 모르지만, 나고 자람이 본래 그러니 누굴 탓할꼬.
성현께서는 세상에 다섯 가지 불효가 있으니 ‘늘 경계하라’고 일렀다.
 그 중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이 부모를 욕되게 하는 짓이다.
‘앞 뒤 생각 않고 눈에 보이는대로, 귀에 들리는대로 제멋대로 행동하여 부모를 욕되게 함(從耳目之欲 以爲父母戮)’이 이에 해당된다.
부모 욕보이는 짓을 이렇게 서슴치 않고 하는데 어찌 불효라 하지 않겠는가?
자식 때문에 부모를 머리 숙이게 만드는 것이 어찌 사람이 할 행동이겠는가.
늘 자신의 행위가 부모를 욕되게 할지도 모른다는 마음이 없다면 어찌 짐승과 다르지 않다고 말하겠는가.
‘은밀하게 위대하게’ 뒤에서 몰래 입에 재갈을 채우려다 들통까지 나니, 이보다 더 한 부끄러운 일도 없다.
거짓말은 거짓말을 낳는 법. 그 평범한 진리를 짐승들은 절대로 알지 못한다.
부끄러움에도 여러 종류가 있다.
가장 최상의 것은 부끄러운 행실이 하나도 없는 것(無恥)이고,
가장 최하의 것은 부끄러운 행실을 부끄러워 하는 마음조차 없는 것(無恥而已矣)이다.
굳이 표현하지 않더라도 어디에 해당되는지 알 수 있다.
이런 자(者)들을 위해 공자님은 2,500년전부터 이렇게 말씀하셨다.
‘허물이 있어도 고치지 않는 것, 이것을 허물이라 한다(過而不改 是謂過矣)’
정말 부끄럽고, 죄송한가?
최소한 부끄러운 행실을 아는 마음이라도 가져 보길 권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