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아침의 현장(4월 12일)

이어서 시사논단입니다.
오늘은 황경규 객원해설위원을 연결합니다.
황위원님!

○ 오늘 논단은 어떤 내용입니까?

▲ 서울시 등축제 반대운동이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서울시는
여전히 ‘배끼기가 아니다’는 강변으로 일관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상생’이라는 미끼로
등축제 연례화를 기정사실화하려는 시도를 그치지 않고 있습니다.
오늘 시사논단에서는 서울등축제 반대운동의 전국확산의 의미와 향후 대응방안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 서울등축제 반대운동의 전국적인 확산이 가지는 의미는 어디에 있다고 보십니까?

▲ 한때 이슈가 되었던 대기업의 골목상권 장악 시도가
전국적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았던 이유는
그들의 행위 자체가 서민들을 죽음의 구렁텅이 까지 내모는
최악의 결과를 초래하고 있는데도
조금도 양심의 가책이 없었다는데 있습니다.
자신들의 손에 쥐어지는 몇 푼의 돈이 중요할 뿐,
근근히 생계를 꾸려가는 이 땅의 서민들의 애환 따위는
그들에게 있어 아무런 마음의 장애가 되지 않았다는 사실
그 자체에 있었다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대기업들은
자본주의 시대가 제공하는 그들만의 경제논리를 내세우며
이렇게 강변합니다.
‘기업은 이익을 추구하는 집단이고,
이윤추구를 위한 골목상권으로의 진입은 아무런 문제가 없다’
대기업의 이러한 비윤리적인 경제논리에 국민들은 반발했고,
여론은 결코 그들의 손을 들어주지 않았습니다.
이러한 기억을 바탕으로 서울시 등축제 연례화 시도를 보면
대기업의 행태와 조금도 다를 것이 없다는 사실을
바로 알 수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말씀을 드리자면,
지금 전국적인 반대운동에 직면하고 있는
서울시의 등축제 연례화 시도는
골목상권 장악을 시도했던 대기업의 졸렬한 논리에도 못미치는 단순한 도둑질에 불과하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그래도 대기업들은
적어도 자신들의 고유한 브랜드를 가지고
상권 장악을 시도했지만,
서울시는 남의 것을 자신의 것으로 포장을 한 뒤
마치 제것인양 억지를 부리는 추태를 보이고 있는 것입니다.
420년에 달하는 진주의 역사와 정신을 이어받아
산고 끝에 탄생한 진주남강유등축제가
어느날 갑자기 도둑질 당하고,
국난극복의 역사와 진주정신이 오롯이 깃든 축제의 의미마저
단순히 눈요깃거리로 전락하는 상황이라면
지금 보다 더 극렬한 반대로
서울시의 등축제 연례화를 저지해야 마땅합니다.
더욱 불쾌한 사실은
서울시 등축제 연례화에 대한 진주시민들의 반대운동을
언론을 통해 왜곡시키는 서울시의 태도에 있습니다.
만약 서울시가
‘남강유등축제를 배낀 것이 아니다’라는 주장을 편다면
얼마든지 그 논리에 대해 반박을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서울시는 남강유등축제와 ‘상생하는 방안을
모색해 보겠다’는 식의 언론 플레이를 통해
견딜수 없는 모멸감을 심어 주고 있습니다.
서울시의 이러한 언론 플레이는
유등을 활용한 축제는 전국 어디서나 누구든 할 수 있는 일인데, 남강유등축제와 주제가 겹쳐서 불거진 논란이기 때문에
차라리 상생하는 방안을 모색해 보자는 식의
억지주장과 다름없습니다.
하지만 현 상황에서 상생이란
서울시가 내뱉을 수 있는 말이 아니라,
서울시가 남강유등축제를 배낀 사실을 인정하고
공식적인 사과를 한 뒤에야 비로소 고려해볼 수 있는 사안입니다.
진주시민들이 서울시 등축제 연례화 반대운동을
전국적으로 확산시키고
서울시의 몰염치한 행정을
전 국민들에게 알려 나가야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 서울시 등축제 연례화 시도에 대한 향후 대응방안이 있다면 말씀해 주시죠?

▲ 서울시 등축제 연례화 시도 저지를 위한 진주시민들의 반대는 결코 중단되지 않을 것입니다.
지금 이 시간도 전국 경향각지에서 어려운 여건에도 불구하고
지역의 특성을 반영한 축제를 만들어내고
전국 최고의 축제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축제관계자들을 위해서라도
서울시가 연례화 포기를 선언하는 그날까지
반대운동은 쉼없이 계속되어야 합니다.
앞으로는 진주시만의 외침이 아닌
전국의 축제 관계자들과 연대해
서울시의 등축제 배끼기에 공동으로 대응해 나가는 것은 물론
또다시 서울시의 축제 배끼기와 같은
몰염치한 행태가 발생되지 않도록 하는 제도적 장치 마련을
정부에 촉구하는 일에도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입니다.
서울시 등축제 연례화를 반대하는 진주시민들의 목소리는
지금으로부터 421년전
진주성에서 울려퍼진 국난극복의 외침과 다름이 없습니다.
진주시민들의 정신을 훔쳐서
단지 관광객들의 눈요깃감으로 만들려는
서울시를 단죄하는 진주정신의 발로이기 때문입니다.
향후 대응방안은 단 한가지 뿐입니다.
서울시가 등축제 연례화를 포기하는 그날까지
반대운동을 계속하는 것입니다.
그 이외의 어떤 타협도 있을 수 없음은 물론입니다.
서울시의 현명한 판단을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