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아침의 현장(11월 30일)

이어서 시사논단입니다.
오늘은 황경규 객원해설위원을 연결합니다.
황위원님!

○ 오늘 논단은 어떤 내용입니까?

▲ 서울시가 청계천에서 개최하고 있는
등축제의 연례화를 발표하자 각계의 비난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남강유등축제 당사자인 진주문화예술재단과 진주시를 비롯해
각종 사회단체들이 강력하게 항의했고,
진주시의회도 항의방문을 계획하는 등
서울시의 유등축제 배끼기 논란이 확산되고 있는 것입니다.
오늘 시사논단에서는 서울시의 남강유등축제 배끼기 논란과
향후 대책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 등축제 연례화가 남강유등축제 배끼기라는 진주시의 지적에 대해 서울시는 어떤 입장을 보이고 있습니까?

▲ 서울시는 지난 4년간 성공적인 행사 운영을 통해
서울의 대표축제로 자리매김을 했기 때문에
앞으로도 해마다 주제를 정해 전통 등을 제작해
전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진주시에서 제기하고 있는 배끼기 논란에 대해서는
정월 대보름에 악귀를 막기 위해 서울 종로 일대에서 행해졌던 관등놀이에서 착안해 기획한 행사이기 때문에
유등축제를 배끼기했다는 지적은 옳지 않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등축제가 진주만의 것은 아니지 않느냐는
억지논리를 내세우고 있습니다.
중국이나 일본, 필리핀, 싱가포르 등 해외는 물론
대구, 조계종 등 국내에서도 등축제가 개최되고 있는 만큼
진주시의 배끼기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입니다.
더욱 참기 어려운 것은
서울시가 공식적인 답변공간에서
전국의 지자체들이 서울 등축제에 참여하고 있는 만큼
진주남강유등축제도 참여를 희망할 경우
적극 협조하겠다는 뜻을 내비친 점에 있습니다.
이러한 서울시의 공식입장에서 우리가 확인할 수 있는 것은
서울시의 오만함과 독선 이외에는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대한민국의 수도이자
행정 일번지에서 일하는 공무원의 사고가
이처럼 천박하기 짝이 없다는 점에 있어서는
말문이 막힐 지경입니다.
적어도 서울시는 이번 공식답변을 통해서
등축제의 원조인 진주시민들에게
인간이라면 가져야 할 최소한의 예의를 갖추어야 했습니다.
그런데 진주시의 공식적인 항의에 대한 서울시의 답변행태는
앞서 말씀 드린대로 인간 이하의 태도였습니다.
이처럼 서울시의 태도에 대해
원색적인 비난을 할 수 밖에 없는 이유는
지난 2010년 서울시가 한국방문의 해를 맞아
처음으로 등축제를 시작했을때 보인
서울시의 태도와 지금이 너무도 확연히 다르기 때문입니다.



○ 당시 서울시의 태도는 어땠습니까?

▲ 당시 등축제를 개최하려던 서울시는
진주남강유등축제 배끼기라는 진주시의 강력한 항의에
한국 방문의 해 기간까지만
한시적으로 등축제를 개최하겠다고 밝히면서
논란의 확산을 경계하는 눈치였습니다.
결론적으로 지난 2010년 당시만 해도 서울의 등축제는
종로 일대에서 행해졌던 관등놀이 따위에서 착안해서
오랜기간동안 기획된 행사가 아니라,
당시 전국최우수축제로 부상하고 있던 진주남강유등축제를
명백히 배낀 이벤트 성격의 일회용 등축제였다는 것입니다.
이같은 서울시의 입장표명에 따라
진주시민을 비롯한 각종 언론 역시
지난해까지 추이를 관망하며 강력한 항의를 자제해 왔습니다.
하지만 서울시는 올해 들어
자신의 입장을 손바닥 뒤집듯이 바꿔버렸습니다.
서울시가 개최하고 있는 등축제는 관등놀이 행사에
정체성을 두고 오래전부터 기획된 행사라는
궤변을 늘어 놓고 있는 것은 물론이고,
등축제를 진주만 하라는 법이 있느냐는 식으로
억지를 부리고 있는 것입니다.
지금 진주시의 심정은
최소한의 예의염치도 없이 날뛰는 망나니같은 서울시의 종아리에 피멍이 들도록 회초리를 쳐서
도덕성에 바탕한 인간의 기본도리를 다할 수 있도록
바로잡아주고 싶은 마음일것입니다.
이제 남강유등축제는 대한민국 대표축제로 성장한데 이어
내년에는 해외로 수출되는 성공한 축제입니다.
따라서 서울시가 개최하는 등축제가 향후 어떤 방식,
어떤 규모를 갖든 간에
진주남강유등축제의 아류축제에 불과하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을 것입니다.
대한민국 컨텐츠의 90%가 몰려 있는 서울시가
중소도시에서 개최하는 축제를
몰래 배꼈다는 사실도 부끄러운 일이지만
이제와서 마치 자신들의 축제인체 하는 자세는
자신들의 부끄러운 치부를 스스로 드러낸 꼴입니다.
진주시가 강력하게 항의를 하는 이유는
유등축제가 진주만의 것이기 때문에
그 누구도 손을 대서는 안된다는
편협한 시각에서 출발한 것이 절대로 아닙니다.
적어도 등축제 연례화를 결정한 서울시가
진주시민과 남강유등축제 관계자들과 함께
등축제의 발전방안과 세계화에 대한 공감대 형성,
그리고 상호협조 관계 유지 등
축제를 배낀 사람들이 지켜야할
최소한의 예의조차 지키지 않는 무례함에 대한
엄중한 질책입니다.
축제는 사람이 만드는 것입니다.
축제를 만드는 사람의 마음이 바르지 않다면,
그 축제가 아무리 외적으로 화려하다 하더라도
그 정신은 이미 썩은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서울시는 진주시의 이러한 엄중한 항의를 진심으로 받아들이고 반성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수장인 박원순시장은
진주시의 정당한 항의에 대해 납득할만한 답변을
빠른 시일내에 내놓아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