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아침의 현장(6월 15일)

이어서 시사논단입니다.
오늘은 문화예술부문 황경규 객원해설위원을 연결합니다.
황위원님!

○ 오늘 논단은 어떤 내용입니까?

▲ 장기 파행조짐을 보이고 있는 진주문화원 사태의 본질은
권력다툼이라는 헤게모니에 있습니다.
각계에서 쏟아지는 온갖 비난에도 불구하고
지금 진주문화원 내부에는
63년의 역사를 계승해야 한다는 소명감은 사라진지 오래이고,
오로지 이해관계를 둘러싼 악다구니만 난무할 뿐입니다.
오늘 시사논단에서는 진주문화원 사태의 해결방안에 대해
고민하는 시간을 가져 보겠습니다.

○ 지난주 개최된 이사회가 또 파행으로 끝났는데 이제는 진주문화원 스스로 해결방안을 마련하는 것은 어렵지 않을까요?

▲ 단언컨대 어렵습니다.
그 이유는
지금 진주문화원을 좌지우지하고 있는 분들의 머릿속에는
오로지 상대방에 대한 증오와 권력의 향배에만 관심이 있을 뿐 진주문화원의 미래에 대한 걱정은 결단코 없습니다.
이렇게 단정지어 말씀드리는 이유는
그동안 진주문화원이 걸어온 길을 보면 명확하게 알 수 있습니다.
여러 경로를 통해
진주문화원을 걱정하는 시민들의 의사를 전달하고
문제해결을 촉구했지만
진주문화원은 납득할만한 모습을 보여주지도,
기대에 부응하지도 못했습니다.
진주문화원이 천년의 역사를 지닌 문화도시 진주의 위상을
추락시킨다는 따끔한 지적에도
진주문화원은 꿈쩍도 하지 않고 있습니다.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진주문화원의 현주소를 보면
진주 문화의 미래가 어떨지를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습니다.
물론 진주문화원 내부나 일각에서는
침소봉대라는 이견을 제기할 수 있겠지만,
적어도 지금까지 진행돼온 진주문화원 사태를 되돌아보면
진주문화원의 미래는 고사하고
천년의 역사를 쌓아온 진주 문화마저
그 근간이 허물어지고 있다고 단언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외부의 개입이외에는 방법이 없습니다.
그리고 외부의 개입이 필요하다는 것은
곧 진주문화원 사태에 대한
책임소재를 가리는 일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만약 외부의 개입이 이루어지게 되면
진주문화원 사태를 촉발시킨 장본인들은
천 년 진주의 역사 속에 그 행적들이 자세하게 기록될 것이며,
후세들로부터 준엄한 역사적 평가를 받게 될 것입니다.


○ 외부의 개입이란 구체적으로 어떤 것을 말하는 겁니까?

▲ 진주문화원 사태는
일시적인 봉합으로 문제를 해결하기에는 너무 늦었습니다.
다시말하면 대대적인 개혁과 혁신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일단 진주문화원에 대한 모든 예산 지원이 중단되어야 합니다.
만약 현재의 진주문화원 사태가 이해관계에서 출발해
권력다툼으로 확산되었다면
예산지원의 중단은 문제해결의 기본이 될 수 도 있기 때문입니다.
설사 진주문화원 내부의 자성처럼
스스로 빠른 시일내에 임시총회를 통해 예산을 확정한다 해도
진주시민을 위한 일에 바르게 쓰여질 것이라고 믿는 시민들은
많지 않습니다.
그것은 지금까지의 진주문화원이
진주의 전통문화계승발전을 위해 치열하게 싸우지 않고
권력다툼에 골몰하는 모습을 보여왔기 때문에
시민의 혈세를 시민들에게 고스란히 돌려주기를 바라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진주문화원에 대한 감사를 대대적으로 실시해야 합니다. 한때 진주문화원에 대한
진주시의회 차원의 감사가 추진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진주문화원의 영향력있는 인사들의 로비에 의해
진주에서 처음으로 시도되었던 진주문화원에 대한 감사는
결국 무산되고 말았습니다.
진주문화원이 이토록 감사를 거부한 이유는
굳이 거론하지 않더라도 알 수 있을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정치권의 적극적인 개입입니다.
진주문화원 파행의 또다른 원인을 찾는다면
문화원의 정치성향 때문이기도 합니다.
진주문화원의 선거개입은 사실여부를 떠나
단체의 정체성을 희석시킴과 동시에
수많은 정치적 동기와 권력에 대한 집착을 유발해
결국에는 진주문화원의 파행을 촉발시키는 원인을 제공했습니다.
지금 정치권이 판단해야 할 사안은
진주문화원의 정상화가 아닌
천년 진주문화의 새로운 정립의 문제입니다.
진주문화원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태도에서 벗어나
진주문화원을 정상화하는 방안이 무엇인지를
진정으로 걱정하는 것이 진정한 선량의 자세일 것입니다.
진주문화원은 회원들의 것이 아닙니다.
34만 진주시민들의 문화원입니다.
엄연한 이 사실을 계속 망각한다면
진주문화원은 진주의 역사에 큰 오점을 남기는
역대최악의 문화원이자,
문화원 회원이 될 것이라는 사실을 반드시 명심해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