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아침의 현장(1월 21일)

이어서 시사논단입니다.
오늘은 문화예술부문 황경규객원해설위원을 연결합니다.
황위원님!

○ 오늘 논단주제는 뭡니까?

▶ 중앙정부와 지방자치의 문화적 척도가 되고 있는 축제에 대해 정부와 지자체의 정책적 고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현재 국내에서 개최되고 있는 축제 규모만 놓고 볼때도
각 지역마다 문화정책의 한 영역으로
축제정책의 수립이 시급하다는 것입니다.
오늘 시사논단에서는
지역 축제에 대한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축제정책수립 필요성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 문화정책의 한 영역으로서 축제정책 수립이 필요한 이유는 어디에 있다고 보십니까?

▶ 현재 정부의 축제관련 정책을 살펴보면
지역축제 정책의 중요한 기준이 중앙정부 아래 시행하고 있는
문화관광축제에 적합한 축제의 육성이나
개발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실정입니다.
예를들면 해마다 문광부가 선정발표하고 있는
정부지정축제와 같은 정책이
사실상 정부 축제정책의 거의 모두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와함께 지방자치단체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정부의 지역축제에 대한 지원 목적이
관광이나 지역경제활성화 등으로 집약되어 있어서
아직까지 특별한 법적, 제도적 기준이 정비되지 못한 상태에서
지역 단위에서의 체계적인 정책수립 역시
사실상 기대하기 어려운 실정인 것입니다.
실제로 중앙정부의 편중된 축제지원 형태와 맞물려
관주도형 축제 남발로 인한 상명하달식 축제 시행 등은
축제 정책화를 위한 전반적인 비전과 장기적인 계획 부재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현재 전국적으로 개최되고 있는
축제의 규모를 감안해본다면, 중앙정부는 물론이고
각 지자체마다 문화정책의 한 영역으로
축제정책이 정립되어야 하는 이유는 충분합니다.
만약 축제정책이 수립되지 못하고 이러한 상황이 계속된다면
대한민국 지역축제의 전체를 아우르는 통합적인 관점에 대한
자기검열도 없이 지역 축제 고유의 정체성을 모호하게 만들고
정체불명의 축제를 확산시키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는 비난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입니다.
그리고 축제 정책 수립에 있어서도
지역을 별개로 한 정책의 제안보다는
실질적인 지역 차원의 지침으로 활용되어서
자율적인 지역축제 정책의 생산을 유도할 수 있도록
신중을 기해야 할 것입니다.

○ 축제정책의 부재가 초래하는 문제점은 어떤 것들이 있습니까?

▶ 전국의 거의 모든 지방자치단체가 실시하고 있는
축제관련 정책은 대부분 축제에 대한
운영예산 지원에 한정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지자체 고유의 축제정책 부재로 인해
장기적인 비전수립을 통한 다양한 축제 지원 수단을 개발하는 등 축제지원의 다각화를 위한 정책수립 노력은
사실상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따라서 현 지자체의 축제 지원정책의 방향을
근본적으로 재조정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것입니다.
만약 현행과 같은 체계가 그대로 유지된다면
지역축제가 반드시 지녀야할 경쟁력과 자율성 확보라는
두 가지 중요한 목표는
결코 이루기 어려운 상황에 놓이게 될 것입니다.
더불어 축제 자체의 생명력 또한 지자체의 지원의지에 따라
좌지우지되는 고약한 운명에서 벗어나기 어렵게 된다는 것입니다.
최근 진주시의 3대 축제의 하나인 논개제의 경우를 보면
이러한 상황을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논개제는 전국 최초의 여성중심 축제이자
지역의 역사에 정체성을 둔 축제였지만
최근 진주시의 예산삭감으로
축제개최 여부마저도 불투명한 상태에 놓여 있습니다.
축제정책에 기초한 객관적인 평가나
지역발전 기여도와는 상관없이 지자체의 예산지원이 중단되면
당장 존폐의 기로에 서게 되는 것이
오늘날 대한민국 축제의 현주소인 것입니다.
정부의 축제정책 부재 혹은 연계성 부족으로 인한 문제점은
또 있습니다.
최근 남강유등축제가 대한민국 대표축제로 선정되면서 
향후 3년 이내에 경제적으로 자립해야 한다는
막중한 과제를 떠안게 된 것입니다.
현 정부의 축제정책에 따르면 3년동안 대표축제가 될 경우
그 다음해부터는 국가지정축제에서
제외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국가지정축제에서 제외된다는 것은
곧 예산지원이 끊어진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열심히 노력해서 3년 동안은 대표축제가 되어
예산지원을 받게 될 가능성이 크지만
그 이후부터는 경제적 독립이 되지 않을 경우,
대한민국 대표축제에서 예산에 목을 매는 평범한 축제로
전락할 위험성이 상당히 높다는 것입니다.
지역 단위 축제에 대한 장기적인 비전 수립을 통해
다양한 축제 지원수단 개발에 필요한
정책에 대한 고민이 진정으로 필요한 이유를
바로 여기에서 찾을 수 있는 것입니다.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지역 축제 발전을 위한 정책 수립이
거스를수 없는 시대적 요청임을 인정하고
지금부터 축제정책 수립에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