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아침의 현장(7월 16일)

이어서 시사논단입니다.
매주 금요일은 문화예술분야 황경규 객원해설위원을 연결합니다.
황위원님!

○ 오늘 논단주제는 뭡니까?

▶ 지난 6월 28일 경남도지사직 인수위원회가 김두관 당선자에게 제출한 7개 위원회별 보고서 가운데 경남 문화예술정책 로드맵이 선을 보였습니다.
오늘 시사논단에서는 인수위원회 보고서에 담긴 경남문화예술정책의 방향에 대해 고민하는 시간을 가져보겠습니다.

○ 도지사직 인수위원회가 제출한 경남의 문화예술정책 로드맵에는 어떤 내용들이 담겨 있습니까?

▶ 먼저 김지사가 공약한 문화예술공약을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김지사는 주민주도형 문화예술의 활성화를 주공약으로 내세웠습니다. 그리고 통영음악도시만들기와 작은 도서관 확대, 문화예술인 지원 내실화를 큰 줄기로 삼고 있습니다.
인수위의 보고서에 따르면 주민주도형 문화예술의 활성화 같은 경우는 통영시의 동피랑 마을벽화 사업처럼 주민참여형 문화예술 사업을 육성하는 것을 핵심으로 하고 있습니다. 만약 이런 정책기조가 유지된다면 문화예술인들의 대외활동 역시 주민들과 스킨십을 늘리는 사업 위주로 재편될 가능성이 상당히 높습니다.
그리고 작은 도서관 확대사업의 경우에는, 기존의 작은 도서관 건립과는 달리 특정 소형건물을 짓기 보다는 공공시설의 유휴공간에서 독서를 할 수 있도록 도서를 배치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습니다.
그리고 가장 큰 주목을 받고 있는 공약은 문화예술인에 대한 지원의 내실화 문제입니다. 인수위 보고서에는 구체적으로 4가지가 명시돼 있습니다. 첫째가 미술시장의 활성화이고 둘째가 경남메세나협의회를 통한 매칭펀드 지원확대, 세 번째가 경남연극인대회 개최, 마지막으로는 문화예술의 유기적 활용을 통해 지원의 내실화를 기울이겠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보고서 마지막에는 김지사의 문화정책방향과 기조는 수도권보다 낙후된 경남의 공공서비스 확대가 기본이며, 문화정책 개선과 신규정책발굴을 위한 정책기획단 설립을 건의했습니다.

○ 경남도 문화정책의 이슈별 사안에 대한 경남도의 문화정책 방향은 어떻습니까?

▶ 김지사의 문화관련 공약을 토대로 한 인수위 보고서에 따라 향후 4년간 경남도의 문화예술 로드맵의 큰 줄기는 세워졌습니다.
하지만 김지사의 문화정책 이슈별 사안에 있어서는 적지 않은 문제점이 노출되고 있습니다.
먼저 축제정책에 대한 정책 기조가 문제입니다. 그동안 경남도의 축제정책은 지자체 축제의 구조조정을 통한 축제경쟁력 강화에 정책기조를 두고 그동안 시행해 왔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축제를 인위적으로 통폐합하지 않겠다는 것이 경남도의 축제정책 방향입니다. 이러한 정책의 갑작스런 변화도 문제지만, 지자체 축제의 난립을 더욱 부추기는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할 것으로 보여 축제 통폐합과 관련한 정책추진에 보다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지적이 적지 않습니다.
또한 경남도는 탄생 100주년을 맞아 근대박물관 건립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이 사업 역시 창원을 중심으로 한 지역별 문화공간의 편중을 불러서 문화소외지역을 더욱 확대한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대형 박물관 건립 보다는 지역별 특성에 맞는 소규모 박물관을 건립해 경남도의 문화소프트웨어를 축적해 나가는 것이 옳다는 지적입니다.
그리고 문화예술 교육과 예술가 창작을 지원하며 궁극적으로는 문화정책을 연구하는 기관으로 거듭나기를 기대했던 경남문화재단은 현재 경남도 문화예술과의 8가지 소관 업무 이관에 만족해 하고 있어 도민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보고서에 따르면 재단인력의 전문화는 물론이고, 지지부진한 민간자본의 투자를 고려해 대폭적인 예산확충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습니다.
115억원의 설립자금과 매년 20억원의 출연금으로 변변한 문화정책 조차 내놓지 못하고 있는 재단에 무조건적인 예산지원은 밑빠진 독에 물붓기에 불과합니다. 그리고 예산지원만이 능사가 아닙니다. 재단 스스로가 제대로 된 문화정책을 개발하고 발전가능성을 열고자 하는 노력이 도민에게 인정을 받을 때 비로소 예산지원 확대는 고려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향후 김지사의 경남도의 문화정책 추진에 있어 가장 심각하게 고려해야 할 정책이 있다면 그것은 경남서부지역을 비롯한 문화소외지역에 대한 지원폭 확대입니다.
김지사의 핵심 공약은 앞서 말씀드린대로 주민주도형 문화예술활성화입니다. 따라서 경남도내의 문화소외지역에 대한 문화공공서비스가 확대되지 않는다면 김지사가 추진하고자 하는 주민주도형 문화예술활성화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일입니다.
서울과 지방 사이에 엄연히 존재하는 문화적 차별이 만약 경남도내에서도 그대로 재현된다면 4년 후 김지사의 문화정책은 분명 도민들로부터 낙제점을 받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