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아침의 현장(6월 4일)

○ 오늘 논단주제는 뭡니까?

▶ 이번 6.2지방선거에서 제시된
문화관련 공약을 정리해 보면서
문화예술의 도시 진주의 미래를 진단해 보는 시간을 갖겠습니다.

○ 이번 진주시장선거에서 후보자들이 내건 문화관련 공약에 대한 총평이 필요할 것 같은데요?

▶ 이번 진주시장선거가 공천파동에 이은 불출마 선언 번복 등 적지 않은 파행을 겪으면서
상대적으로 정책선거의 틀을 갖추지 못했습니다.
따라서 후보자들이 내건 공약들 대부분도
지역개발 같은 인기영합 위주의 공약이 대부분이었습니다.
그런 가운데 문화관련 공약은
그야말로 빈약하다 못해 거의 전무했습니다.
문화관련 공약이 거의 전무하다는 것은
후보자들의 머릿속에
진주의 역사와 문화는 처음부터 아예 없었다는 것입니다.
그나마 눈에 띄는 공약을 살펴보면
관광인프라 구축을 위한 남강주변 대형 숙박단지 조성과
문화예술활동 기획 지원의 일원화 정도입니다.
사실상 나머지 문화관련 공약은
지금까지 지역에서 논의돼 왔던 공약들이 대부분입니다.
예를들면 시립예술관과 미술관 건립,
남강유등축제 전시체험관 조성, 진주대첩기념광장조성 등입니다.
이번 진주시장 선거에서
진주의 문화예술을 바라보는 후보자들의 시각은
문화예술인의 입장에서 볼때 참으로 암담한 수준입니다.
후보자들의 공약을 보면 마지못해 한 두 개 끼워넣은 수준에
불과하기 때문입니다.
어쩌면 진주의 밑그림을 제대로 그려내는 후보도 없는 마당에
진주의 문화예술에 대한 장밋빛 전망을 기대하는 것은
어쩌면 욕심이 과한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보면 이번 선거를 통해
진주 문화예술의 새로운 양적 질적 발전을 기대한다는 것은
사실상 어렵지 않나 하는 평가가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 진주 문화예술의 과제와 올바른 시책추진 방향에 대해 논의가 지금부터 활발히 이루어져야 할 것 같은데 어떻습니까?

▶ 우선 진주의 문화예술 발전 방안에 대한
새로운 논의가 시작되어야 할 것입니다.
영남지역의 문화예술의 중심도시이자
지방문화예술을 선도해 온 진주가
가야할 방향에 대한 심도있는 논의가 필요합니다.
사실 진주의 문화예술은 중앙집중화의 포화를 견디지 못했고,
전통과 현대의 조화를 통한 변화를 이끌어 내지 못한 것은 물론 지역내 문화예술 인프라 구축에 실패함으로써
지금은 문화예술의 변방으로 전락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문화공간 확보나 문화예술인 우대정책과 같은
행정지원을 적극적으로 추진해 나가는 일이 가장 중요합니다.
더불어 문화정책의 일관성과 행정지원의 효율성을
확보하는 일도 매우 중요합니다.
또한 순수예술의 진흥을 위한 투자도 반드시 이루어져야 합니다. 순수예술에 대한 투자는 일종의 사회적 비용입니다.
따라서 진주문화예술에 대한 근본적인 투자가
필요하다는 인식이 반드시 선행되어야 합니다.
더불어 지방정부는 물론 정앙정부의 재정적 지원을 끌어내는
노력 역시 동시에 진행되어야 할 것입니다.

○ 지역 문화예술인들의 새로운 인식변화도 필요하지 않을까요?

▶ 솔직히 지역의 문화예술인들은
그동안 진주문화예술의 주체로서 기능하기 보다는
주변인의 입장에 서있었다고 보는 것이 옳습니다.
예산을 쥐고 있는 지방자치단체에 얽매여
그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이제부터는 문화예술인들이 제대로 된 목소리를 내고,
당당히 요구하는 변화된 자세를 가져야 한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그리고 문화예술인 스스로가
진주의 문화예술 발전을 위한 올바른 정책을 제시하고,
이의 실현을 위해 힘을 하나로 모아야 합니다.
문화진흥기금 개선과 예술인 창작지원 확대는 물론이고
문화분야 고용확대를 위한 정책 수립을 요구하는 등
문화예술인을 위한 지원책 마련도 당당히 요구해야 합니다.
만약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예산 몇 푼에 목을 매고 질질 끌려다닌다면
진주의 문화예술인들은 앞으로도 결코
진주문화예술의 주인공이 될 수 없을 것입니다.
많은 정치인들이 문화예술계는 소위 정치판에서
득표로 연결되지 않는다는 인식을 갖고 있는 것 같습니다.
문화예술을 표로 연결시키는 의도가 불쾌하기는 하지만,
정치인들이 그렇게 생각하는 원인의 한축에는
문화예술계의 책임도 반드시 있습니다.
문화예술계 스스로가 자신들의 목소리를 내는데
소극적이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향후에는 진주시 문화예술 정책을
제대로 된 시각으로 공정하고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평론가를 육성하는 것은 물론
이를 제도적으로 뒷받침 할 수 있는
문화예술기구를 만드는 것도 심각하게 고려할 필요가 있습니다. 지금은 문화예술에 대한 지원책 마련도 중요하지만
진주의 문화예술이 제대로 가고 있는가를
판단하고 평가하는 일이 더 시급하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