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아침의 현장(3월 26일)

이어서 시사논단입니다.
금요일은 문화예술분야 황경규 객원해설위원을 연결합니다.
황위원님!
 
○ 오늘 주제는 뭡니까?

▶ 최근 문화예술계 일각에서는
다가오는 6.2지방선거에서 단체장 후보자들이
진주지역의 문화예술관련 숙원사업 해결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오늘 시사논단에서는 진주지역 문화예술계의 숙원사업과
발전방안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 진주의 문화예술계의 숙원사업에는 어떤 것이 있습니까?

▶ 진주문화예술계가 안고 있는 문제점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문화예술에 대한 자치단체장의 마인드를 변화시키는 일이
가장 시급합니다.
사실 민선자치가 시행된 이후
문화예술 분야는 그야말로 찬밥신세나 다름없었습니다.
유권자들의 주목을 받을 수 있는 지역개발사업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 반면,
순수문화예술분야는 소외와 침체를 면하지 못했습니다.
특히 지역개발사업 가운데서도
도로와 교량 건설 같은 사회간접자본의 확충은
지속적으로 이루어진 반면,
문화예술분야 인프라는 제자리걸음을 하거나
오히려 퇴보하는 경향을 보였습니다.
따라서 지금까지의 문화예술분야에 대한 투자는
지역개발사업에 대한 투자와 비교해 보면
시늉만 내는 수준이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결국 이처럼 인색한 투자와 문화예술에 대한 마인드 부족은
문화예술의 중심지에서 변방으로 전락하는 결과를 초래했습니다.
한때 경남 문화예술의 중심지였던 진주가
이제는 신흥 공업도시인 창원시에도 밀리는
한심한 상태에 놓이게 된 것입니다.
따라서 진주의 문화예술이 과거의 영광을 재현하기 위해서는
문화마인드를 가진 자치단체장의 등장이
가장 중요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 단체장의 마인드도 중요하지만 지금 현재 진주 문화예술계가 안고 있는 숙원사업은 어떤게 있습니까?

▶ 먼저 전국 지방종합예술제의 효시인
개천예술제의 부활에 대한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개천예술제를 본딴 전국의 수많은 아류 예술제와
다양성으로 무장하고 있는 지방축제에 밀려
지금은 겨우 명맥만 유지하고 있는 실정이지만,
문화예술의 근본을 튼튼하게 하기 위해서는
개천예술제의 화려한 부활이 가장 시급하다는 것입니다.
또한 많은 전문가들이 개천예술제를
이제는 지는 축제로 분류하고 있지만,
진주 문화예술의 근간이 되는 개천예술제가 부활하지 않고는
진주 문화예술의 발전을 말하기 어렵습니다.
특히 올해는 개천예술제가 60주년을 맞습니다.
 
60주년을 맞아
개천예술제의 부활을 준비하는 한 해가 될 수 있도록
지방자치단체는 물론이고 전 문화예술인들이
발전방안을 수립하는 노력을 지금부터 시작해야 할 것입니다.
이와 함께 500석 규모의 중극장 건립 역시
시급한 현안으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현재 경남도문화예술회관이 리 모델링을 통해
문화예술인들의 전시공연 욕구를
어느 정도 충족시켜 주고 있지만
이정도 만족한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우선 대관이 하늘의 별따기이고, 대관이 된다 하더라도
전시나 공연의 규모에 맞는 공간을 확보하기가 어렵습니다.
따라서 500석 규모의 중극장 건립은
몇 해 전부터 현안사업으로 분류돼 왔고
여러차례 기회가 있었지만 적극적인 추진의지가 적어
현실화 되지 못했습니다.
이외에도 진주시 문화예술진흥기금의 규모를 확대해
더욱 더 많은 혜택을 볼 수 있는 길을 열어줘야 합니다.
그래야만 문화예술인들의 창작욕구를 자극시켜
보다 질 높은 문화예술을 만들어 나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 지역 축제에 대한 과도한 예산투입도 문화예술을 위축시키는 원인이 된다고 보는데 어떻습니까?

▶ 지역축제의 성공이
곧 지역경제활성화로 이어진다는 인식이 자리잡으면서
지방자치단체들이 너도나도 묻지마 투자에 나서고 있습니다.
하지만 전국 수 천개 지역축제 가운데
성공하는 축제는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입니다.
그런데도 지방축제에 대한 지자체의 예산투입이 줄어들기는 커녕 해마다 증가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그러면서 마치 지역축제가 지역 문화예술의 전부인 것처럼
시민들을 호도하는 일도 적지 않습니다.
이같은 묻지마 투자가 모래땅에 물 붇기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계속되는 것은 민선자치가 불러온 하나의 폐혜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최근 전국적으로
‘지역축제가 죽어야 문화예술이 산다’는 지적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지적은 이제 지역축제에 대한 투자를 줄이고
전통 문화예술에 대한 투자를 늘리지 않는다면
지역이 갖고 있는 문화예술의 정체성을 결국에는
잃어버리게 된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6.2 지방선거를 맞아 단체장 후보자들이
진주의 문화예술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하고,
문화예술 인프라 구축에 적극적으로 나서기를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