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아침의 현장(12월 4일)

이어서 시사논단입니다.
매주 금요일은 문화예술분야로 황경규객원해설위원의 해설이 준비돼 있습니다.
황위원님!

○ 오늘 논단주제는 뭡니까?

▶ 서울시의 남강유등축제 배끼기에 대한 비난여론이
식지 않고 있습니다.
분명히 서울시의 이러한 행태는 비난받아 마땅한 일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전국적인 등축제 배끼기 조짐은
벌써 오래전부터 지적돼 왔고
이번 일은 그런 우려가 현실화된 것에 불과합니다.
예측건대, 지금까지 그래왔듯이 앞으로도 전국의 여러 지역에서 진주의 남강유등축제 배끼기가 시도될 것으로 보입니다.
오늘 시사논단에서는
전국 지방종합예술제의 효시였던 개천예술제의 전철을 밟고 있는 진주남강유등축제의 향후 대처방안에 대해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져보겠습니다.

○ 이미 오래전부터 전국 각 지역에서 진주의 등축제를 모방하는 시도들이 있었는데, 이번에만 유독 민감하게 반응하는 이유는 어디에 있다고 보십니까?

▶ 아마 서울시의 등축제가 가지고 있는
잠재력에 대한 우려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사실 지자체의 규모면에서 볼때
진주는 서울시와 상대가 되지 않습니다.
더군다나 최근 서울시의 등축제에 대한 집착을 감안할 때
진주의 우려는 어쩌면 당연한 일이기도 합니다.
만약의 경우, 서울시가 월등한 경제력을 바탕으로
물량공세를 편다면 진주로서는 빤히 보면서
당할 수 밖에 없는게 현실입니다.
따라서 서울시의 이번 남강유등축제 배끼기는
단순히 지방 중소도시들의 흉내내기 수준이 아니라
축제 그 자체를 송두리채 빼앗는 것이 되기 때문에
반발의 강도 역시 높을 수 밖에 없는 것입니다.

○ 그렇다 하더라도 서울시가 세계 등축제 연례화를 공식적으로 발표하고 있는 상황에서 단순히 반발하는 것만으로 문제의 해결점을 찾기는 어려울 것 같은데요?

▶ 사실 현재 상황만 놓고 본다면
서울시와 진주시의 등축제는
이미 본격적인 한판승부를 시작했다고 봐야 할 것입니다.
아마 내년부터 서울시의 등축제는
강력한 경제력과 엄청난 기획력을 바탕으로
진주남강유등축제의 아성을 넘어서는
축제를 개최하게 될 것입니다.
서울시의 능력이라면 아마 전국에서 최고가 아닌
세계최고의 등축제를 준비하는 것도
결코 무리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따라서 물리적인 해결방법이 없는 상황에서
진주의 유일한 대처 방법은 한가지 뿐입니다.
남강유등축제가 개천예술제의 전철을 다시 밟는 일이 없도록
지금부터라도 유등축제의 발전방안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와
실현가능한 대안을 수립하는 일입니다.
그동안 남강유등축제에 대한 발전방안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보다 더 근본적인 대안마련이 절실하다는 것입니다.

○ 축제의 정체성면에서 보면 서울이 진주를 따라올 수 없지만 경제규모나 기획력에서는 진주가 상대가 되지 못할것 같은데, 어떤 대안들이 있겠습니까?

▶ 일단 진주남강유등축제에 대한
전국적인 홍보를 강화해야 합니다.
필요하다면 이번 일을 계속 이슈화시킬 필요가 있습니다.
그것 자체가 진주남강유등축제에 대한
홍보가 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이번 서울시의 등축제 배끼기 논란은
일시적인 논란에 머물러서는 안됩니다.
문제발단의 원인 제공이 서울시에 있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도덕적인 책임을 묻고, 축제 배끼기 문제에 대한
사회적인 논의가 필요하다는 명제로 옮겨가서
이번 기회에 축제 배끼기 문제에 대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 주도적인 역할까지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진주남강유등축제는
지금부터 전국적인 배끼기 도전에 대해
어떻게 대응해야 할것인지에 대해 고민을 해야 합니다.
연간 200만명에 이르는 관광객을 유지할 수 있는
축제의 질 향상은 물론
주차장 및 숙박문제도 반드시 해결해야 합니다.
또한 진주남강유등축제의 아킬레스건인
유등의 외부제작 의존도를 줄이고
자체제작 할 수 있는 기반을 다지는 것은 물론이고,
현재처럼 물위에 떠있는 등이 아닌
유등축제의 정체성을 담보하는
참신한 기획력 또한 뒷받침되어야 할 것입니다.
서울시의 이번 등축제 배끼기 논란은
어쩌면 매너리즘에 빠져 있던 진주남강유등축제에 있어서는
새로운 발전의 계기가 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지역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는 물론이고
진주시의 보다 적극적인 투자와 협력을 이끌어 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도 있습니다.
 서울시 등축제 배끼기 논란을 통해서
진주남강유등축제가 축제 배끼기로 퇴로의 길에 들어선
개천예술제의 전철을 밟는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