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아침의 현장(9월 25일)

이어서 시사논단입니다.
매주 금요일은 문화예술분야에 대한 논단입니다.
황경규 객원해설위원과 전화연결했습니다.
황위원님!

○ 오늘 논단 주제는 뭡니까?

▶ 신종플루확산으로 취소되거나 연기됐던
도내의 각종 축제들이 행정안전부의 지침변경에도 불구하고
부활결정을 쉽게 내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오늘 시사논단에서는 경남도내 가을 축제들의 현황과
가을축제의 빈자리를 메우고 있는
가을문학제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 행안부의 지침변경이 있었는데, 이후 각 지자체들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 당초에는 행안부의 지침변경으로
취소되거나 연기됐던 각종 행사가
대거 부활할 것으로 내다봤지만
안전이 우선이라는 판단 때문에
지자체들이 축제 부활을 쉽게 결정 내리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경남도에 따르면 도내 20개 시군이 신종플루로 말미암아
취소하기로 했던 행사 가운데
김해지역의 5개 행사만이 연기쪽으로 가닥을 잡았을뿐
대부분 취소됐습니다.
현재 연말까지 열릴 계획이었던 도내의 축제와 행사는
모두 115건으로 이중 72건은 정상적으로 개최되고
31건은 취소, 12건은 연기됐습니다.
정부가 지난 10일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한 행사와
감염예방조치를 시행하기 어려운 실내행사만 취소 연기하고
옥외행사는 지자체의 판단에 맡기기로 했지만
도내 지자체들은 대부분 취소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각 시군별로 보면 경남도가 경남과학대전을 취소하고
아시아바둑선수권대회와 국제요트대전을 연기한 것을 비롯해
창원시가 생활체육배드민턴 대회와 테니스대회를 취소했고,
사천시는 사천항공우주엑스포를 비롯한
4개의 행사를 취소했습니다.
김해시는 청소년 축제를 비롯해
20여개의 축제와 행사를 취소했고,
거제시는 거제시민의 날, 양산시는 삽량문화축전,
남해군은 미조해산물축제를 취소했고,
산청군의 남명선비문화축제와 함양군의 물레방아 축제,
거창군의 아림예술제 등은
행사를 대폭 축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 지자체의 축제와 행사가 취소 되고 있는 가운데 대신에 문학제에 시민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구요?

▶ 신종플루로 인해 축제들이 취소되면서
그동안 대형축제에 밀려 외면받아왔던 문학제들이
오히려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소규모 축제와 문학제가 결합된 행사가
축제없는 가을의 빈자리를 메우고 있는 것입니다.
먼저 소설 지리산의 작가 나림 이병주의 문학혼을 기리는
 ‘이병주 국제문학제’가 개최되고 있어
시민들의 발길을 모으고 있습니다.
지난 24일부터 시작된 이병주 국제문학제는
국내외의 여러문인들이 참여한 가운데
문학강연과 심포지엄, 문학의 밤 등의 행사가 열리고 있습니다. 오늘은 ‘국제협력 시대의 문학과 문학교류’를 주제로 하는
심포지엄이 준비돼 있고,
내일은 올해로 두 번째를 맞는
이병주 국제문학상에 대한 시상식이 열려
더욱 많은 관광객들이 몰려들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특히 이병주문학제 기간중에
‘북천 코스모스 메밀꽃 축제’가 개최돼
축제에 목말라하는 수많은 관광객들의 방문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 축제에는 매일 수천명의 관광객들이 찾아와
축제를 즐기고 있고,
저녁에는 이병주 문학관을 찾아
다채로운 문학행사와 함께 가을정취를 만끽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문학수도 하동군에서 마련한
2009 토지문학제도 벌써부터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특히 토지문학제는 소설 토지의 문학사적 위상을 기념해
토지의 배경인 평사리를 문학의 메카로 만들기 위해
평사리문학대상을 공모하고 있는데
올해는 역대 최고로 공모작이 많아
최근 문학제에 대해 높아진 관심을 증명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토지문학제 역시 신종플루로 인해
일부 행사가 축소되기는 했지만,
가을축제의 빈자리를 메우기에 충분한 행사로 정평이 나있어
수많은 관광객들이 몰려들 것으로 주최측은 예상하고 있습니다.
어쩌면 사상초유라고 할만큼 올 가을에는
많은 축제들이 취소돼 축제없는 가을이 현실화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단순히 먹고 마시는 축제에만
길들여져 있는 몸과 마음을
이번 가을에는 문학의 향기로 채워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이병주 국제문학제가 개최되고 있는 북촌 벌판에는
이미 코스모스와 메밀꽃이 흐드러지게 피어 있습니다.
올 가을에는 사람들로 북적대는 축제 대신
가족들과 함께 문학과 예술의 진수를 맛볼 수 있는
문학제와 함께 가을을 맞이하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