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아침의현장(6월 4일)

이어서 시사논단입니다.
매주 금요일은 문화예술분야 논단이 준비돼 있습니다.
황경규객원해설위원을 연결합니다.
황위원님!

○ 오늘 논단주제는 뭡니까?

▶경남문화재단 설립이 본격화되고 있습니다.
지역문화예술정책을 민간전문가에게 맡겨
발전을 이끌겠다는 설립취지는 물론이고
자본금의 규모와 이사회구성 등의 얼개도 나왔습니다.
오늘 시사논단에서는 경남도가 구상중인
경남문화재단의 구성내용과 바람직한 운영방안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 경남문화재단의 얼개는 어떻게 나와있습니까?

▶ 경남문화재단의 자본금 규모는 1,000억원 정도입니다.
이사장은 경남도지사가 맡고 대표이사는
도지사가 임명한다는 구상입니다.
설립취지는 지역문화예술정책을 민간전문가에게 맡겨
발전을 이끈다는 큰 틀을 갖고 있습니다.
경남도가 입법예고한 조례안을 보면
재단의 중요사항을 결정하는 이사회는
문화예술 관계자들로 채워질 것으로 보입니다.
이사장과 대표이사를 포함해 15명 이내로 이사를 꾸리되
도의원과 도관계 공무원은 각 1명 이내로 하고
나머지는 문화예술에 관한 식견과 덕망이 있는 사람이
참여하게 됩니다.
당초 약간의 논란이 있었던 자본금 규모는
2025년까지 1,000억원을 조성하는 것으로 계획돼 있고,
경남도지사는 1,000억원이 적립될때까지
해마다 20억원 이상을 일반회계에서 출연한다는 계획입니다.
그리고 재단 운영비는 기금 이자수입과 국․도․시․군 보조금과 재단 사업 수익금을 활용하되
도지사는 예산에서 따로 재단운영비를 지원할수 있도록 했습니다. 하지만 재단은 적립기금과 운용기금을 따로 관리해서
적립기금의 손실을 없도록 하고 있습니다.
또한 재단 직원은 대표이사가 정관에 따라 ‘임면’하고
도지사는 재단의 운영과 관리를 위해 필요에 따라
재단의 요청을 받아 공무원을 파견할 수 있도록 했고,
재단 정관의 제정과 변경은
이사회의 의결을 거쳐 승인하도록 했습니다.
향후 문화재단의 주요 업무는
▷문화예술정책의 개발과 자문
▷문화예술 교육과 문화산업 육성지원
▷전통문화 전승과 문화유산 발굴 보존 활용
▷문화예술 진흥을 위해 도지사가 위탁하는 사업 등입니다.

○ 경남문화재단 설립이 지역으로 봐서는 좋은 일이지만 타 지역의 운영을 봐서는 매우 신중하게 운영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은데 어떻습니까?

▶ 맞습니다.
첫 술에 배가 부를 수는 없지만
먼저 재단의 주요업무부터 좀더 명확하고 세부적으로
명시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입니다.
앞서 말씀드렸듯이 재단의 업무범위가 너무 광범위합니다.
이 말은 즉 대표이사나 이사회의 권한이 너무 커서
민간주도가 아닌 행정주도의 재단운영이 되기 쉽다는 것입니다. 이같은 경우는 다른 지역의 문화재단에서도
흔히 나타나는 문제점입니다.
또한 재단 이사회에 대한 견제장치도 더불어 필요합니다.
이같은 지적은 그동안 도문예진흥기금 심사 등에서
나타났던 것처럼
문예기금 신청자가 심사위원으로 참여해서
기금을 나누는 불합리한 점을
재단설립 이전에 예방하지 않으면
재단은 지역 문화예술을 위해 고민하는 자리가 아니라
각 단체의 이익을 고민하는 장소로 변모하고 말것입니다.
그리고 문화재단을 만드는 목적에 대한
범도민적인 공감대 형성도 매우 중요합니다.
일부에서는 문화재단이 단체장이 좌지우지할 수 있는
특수조직으로 변질되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재단 출연금의 대부분을 자치단체가 부담하고
사업비도 상당금액을 지자체가 지원하고 있으며
특히 재단 이사장은 대부분 단체장이 맡아
대표이사 임명과 최고 의결기구인 이사회구성에
실질적인 권한을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자치단체장이
문화재단을 어떻게 바라보고 대하느냐에 따라
문화재단의 위상과 역할이 크게 엇갈리고 있는 것입니다.
따라서 문화재단 설립과 운영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재단의 독립성과 자율성이 관건입니다.
만약 재단이 독립성을 갖지 못할 경우
자칫 행정에서 귀찮거나 하기 싫은 업무를 떠넘기는
하도급업체로 전락할 우려가 높기 때문입니다.
예를들면 서울문화재단의 경우 전체업무의 60%가
 ‘하이 서울’ 축제 등 이벤트성 업무로 세월을 보내고 있습니다. 문화예술발전을 민간 전문가에게 맡겨
더욱 발전시킨다는 설립 본래의 취지는 온데간데 없고
이벤트사업으로 재단의 재정을 늘리고
주변사람들이 먹고 사는 한 방편이 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문화재단에 근무했던 경험을 가진 일부 전문가들이
문화정책을 개발하고 싶어서 재단에 들어갔는데
현실은 많이 달랐다고 회고하고 있는 것을 보더라도
재단의 설립취지는 설립과 함께 무서운 속도로
변질되고 있는 것이 전국에 있는 일부 문화재단들의 현실입니다.
경남문화재단이 지역 문화예술정책의 개발과 자문이라는
근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향후 설립때까지 한점의 의혹이 없는 깨끗한 설립과정을 거쳐
진정으로 도민들의 문화욕구를 채워줄 수 있는
재단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