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아침의 현장(5월 22일)

○ 오늘 논단 주제는 뭡니까?

▶ 최근 도내에 소재하고 있는 16개 문화예술회관들의 성적표가 공개됐습니다. 하지만 성적은 거의 낙제점에 가깝습니다. 이유는 바로 도내 문화예술회관들이 일선지자체의 열악한 재정은 재고하지 않고 단체장들의 치적용이나 생색용으로 무분별하게 건립되었기 때문입니다.
오늘 시사논단에서는 도내 소재 문화예술회관의 성적표와 함께 최근 설립이 본격화되고 있는 경남문화재단의 주요 업무에 도내 소재 문화예술회관 활성화 방안이 반드시 포함돼야 한다는 지적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 먼저 지난해 경남도내 문화예술회관들의 성적표부터 먼저 공개를 해주시죠?

▶ 전국문예회관 연합회가 올들어 공개한 2008 문예회관 운영 현황 조사를 보면 전국의 문예회관 수는 160개로 경기지역 24개, 경북 17개, 그리고 경남지역은 16개 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도내에 소재하고 있는 문예회관의 경우 연간 전체수입은 외부지원금 204억 5900만원과 자체수입 90억 1,700만원 등 294억 7,600만원으로 집계됐지만, 공연 및 대관수입은 총 34억 8,000만원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반면 인건비 등 운영비는 이 보다 훨씬 많은 304억 6,200만원으로 나타나 지자체별로 많게는 100억여원, 적게는 수천만원 이상의 적자를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도내 문예회관 중 흑자를 낸 곳은 한 곳도 없이 모두 적자를 냈습니다.
도내 문예회관 가운데 김해 문화의 전당은 2007년 기준 114억 7,400만원의 운영비가 들어갔지만 공연수입 및 대관수입은 13억원에 불과해 101억 7,400만원의 적자를 냈고, 경남도 문화예술회관은 연간 운영비가 43억 7,400만원이지만 공연 및 대관수입은 4억 1,300만원으로 39억 6,100만원의 흑자를 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다음으로 성산아트홀이 35억 7,900만원, 거제문화예술회관이 25억 600만원, 남해 문화체육센터가 5,600만원으로 가장 적은 적자를 기록했습니다.
이같은 결과는 지자체들이 수익성이나 타당성을 거치지 않고 건물만 지어 인건비와 유지비에 많은 예산만 투입하고 있으며, 특히 문화예술회관 운영에 있어서도 비문화와 상업성 행사 위주로 운영되고 있어 문예회관으로서의 제기능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이에대해 지역 문화계 관계자들은 문화예술회관이 안고 있는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개별 문예회관의 규모와 특성을 고려한 특성화와 차별화는 물론 주민참여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기획 마케팅전문가를 배치해 지역별로 문화예술회관의 특성화를 이끌어 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또한 문예회관은 주민 복지증대와 문화욕구 충족을 최우선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적자를 볼 수 밖에 없는 현실을 안고 있지만 기본적으로 각 지자체에서 활성화를 위한 자체 마인드가 형성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 더욱 큰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최근 설립이 가시화 되고 있는 경남문화재단과 연계해 문예회관 활성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점점 높아지고 있는 것입니다.

○ 그렇다면 도내 문예회관 활성화를 위한 경남문화재단이 어떤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겁니까?

▶ 경남도가 추진하고 있는 경남문화재단은 지역문화예술 정책을 민간 전문가에게 맡겨 경남도의 문화예술발전을 도모한다는게 설립 취지입니다.
그런데 경남문화재단의 주요 업무를 살펴보면 문화예술 진흥 정책 개발과 자문, 문화예술 창작 보급활동 지원, 교육과 문화산업육성지원, 전통문화 전승과 문화유산 발굴 보존 및 활용 등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경남문예진흥기금 심사 지원을 비롯한  등 각종 문화예술진흥사업과 경남도문예회관이나 성산아트홀 등 시군의 문예회관을 운영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앞서 열거한 경남문화재단의 사업들 가운데 경남문화재단의 시군 문예회관 운영 문제는 좀 더 면밀히 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단순히 시군에서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는 문예회관을 경남문화재단이 운영한다는 것은 몇가지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먼저 경남도가 운영하고 있는 경남도문화예술회관의 경우처럼 적자를 메꾸기 위한 수익사업에만 치중해 지역민들의 문화욕구를 충족시키기 어려워지게 된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그리고 지역별로 산재하고 있는 문예회관의 지역성을 고려한 특성화나 정체성을 유지 보완하기가 더욱 어려워진다는 사실입니다.
따라서 경남문화재단 설립에 앞서 다양한 문화정책을 개발하고 문화예술을 진흥시키는 정책을 만들어 나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문제투성이인 경남지역의 문예회관 운영 개선방안 마련을 비롯해 경남의 문화예술계가 안고 있는 문제점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방안 마련이 먼저 수립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설립을 앞두고 있는 경남문화재단이 향후 1,000억원이 넘는 자본금 규모를 유지한다 하더라도 만약에 경남도민들이 피부로 느낄 수 없는 정책만 또다시 양산된다면 이것 역시 또다른 형식의 예산 낭비라는 사실을 분명히 인지해야 할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