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아침의 현장(5월 8일)

이어서 시사논단입니다.
매주 금요일은 문화예술분야에 대한 논단이 준비돼있습니다.
황경규 객원해설위원과 연결합니다.
황위원님!

○ 오늘 논단 주제는 뭡니까?

▶ 지난 5월 3일 제8회 진주논개제가 막을 내렸습니다.
이번 논개제는 도민체육대회와 함께 연계되면서
행사 프로그램은 풍성해졌지만
진주를 찾은 도민체전 선수단과 관광객들에게
진주의 독자적인 전통문화의 진수를 보여주기에는
부족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오늘 시사논단에서는 진주 논개제에 대한 평가와 함께
향후 발전방안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 이번 논개제는 예년과는 달리 제48회 도민체전 기간에 맞춰 개최된 것으로 아는데, 축제 전반에 대한 평가는 어떻습니까?

▶ 문화체전을 표방한 도민체전의 영향으로
논개제 개최시기가 앞당겨져 홍보문제가 있었지만
일부 문화프로그램이 추가되면서
지난해보다는 풍성한 논개제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제전위원회는 진주를 찾는 도민체전 참가 선수단에게
진주 문화의 진주를 보여주기 위해 노력한 흔적이
곳곳에서 보였습니다.
그중에서 대표적인 것이 임란3대첩 중의 하나인 진주대첩을
마당극으로 재탄생시킨 진주성 싸울애비입니다.
실제로 진주성 싸울애비 공연에는
수많은 진주시민들과 관광객들이 모여 들었고
논개제 가운데 가장 인기있는 프로그램이었습니다.
그리고 이 공연을 통해 관광객들은
진주대첩을 이룩한 진주사람들의 진주정신을 배우는
좋은 기회를 얻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 마당극은 원래 진주대첩을 중심 줄거리로 하고 있지만, 극 전반에 걸쳐 진주소싸움과 진주육회비빔밥, 진주비단,
진주유등 등 대표적인 진주의 상징을 홍보하는데
대부분의 시간을 허비해
정작 진주대첩에 대한 극적 긴장감이나 교훈을 주는데는
미흡했다는 지적이 많았습니다.
따라서 진주성 싸울애비를 보고나면
진주성을 지키다 전몰한 7만 민관군의 충절정신 보다는
소싸움이나, 비빔밥, 유등 등과 관련한
마당극 특유의 웃음과 해학이 대부분이어서
재미있다는 느낌은 주지만 감동은 없었다는 평가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마당극 진주성 싸울애비는 앞으로 진주 논개제를 비롯한 진주시의 각종 축제에서 진주를 대표할만한 문화프로그램으로
부각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입니다.
보다 과감한 투자와 준비로
진주의 대표적인 마당극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봅니다.

○ 논개제 개제식도 시낭송으로 마련돼 참석자들의 호평을 받았다고 하는데, 이 새로운 시도에 대한 평가는 어떻습니까?

▶ 일반축제의 개제식이 보통 내빈들의 축사와
지루하고 형식적인 행사진행으로 외면을 받았던 것과 비교한다면 시낭송을 도입한 이번 논개제 개제식은
상당히 좋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진주목사로 분장한 진주시장이 여는 시를 낭송하면서 시작된
개제식은 제전위원장과 시낭송회 회원들의 닫는시로 이어지면서 시간도 줄이고 논개제의 의미를 더욱 엄숙하게 해주는 효과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아쉬운 점이 있다면 여는 시를 낭송하기 위해
행사장으로 들어 올 때 진주목사 주변을 수행하던
6방 관속들의 과장된 몸짓이
엄숙해야 할 개제식을 희화화시키면서
참가들로부터 지적을 받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논개제 개제식은 새로운 형식을 도입하면서
다른 축제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개제식에 이어 논개제의 주요 행사로 인정을 받아온
논개투신재현 행사 역시
수상무대에 오른 관광객들로부터 호평을 받았습니다.
실제로 논개가 왜장을 끌어 안고 남강에 투신하는 장면에서는
모두 감탄을 하면서 박수를 보냈습니다.
하지만 이 논개투신 재현행사 역시
진주만의 공연이 아닌 전국적인 행사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몇가지 보완해야 할 점이 있었습니다.
우선 극 초반에 진주성민들의 평안한 생활을 보여줄 때
배경음악으로 등장한 노래가 문제점으로 지적됐습니다.
이 노래는 이걸이 저걸이 갓걸이라는 노래로
1682년 진주지역에서 일어난 최초의 반봉건 농민항쟁때
민초들이 가혹한 수탈을 일삼은 관리들을
조롱하며 부른 노래입니다.
따라서 이 노래는 진주대첩이 일어난 해인 1592년,
즉 90년이나 지난 후에 불려진 노래로
논개투신재현 행사에 사용하기에는
여러 가지 무리한 점이 많습니다.
물론 외지 관광객들의 경우 보여지는대로 받아들이지만,
논개투신행사가 진주만이 할 수 있는 유일한 행사이면서
전국적인 관심을 불러 모을수 있는 행사로 발전해야 한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이같은 실수는 되풀이 되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따라서 이번 진주논개제는
진주의 대표적인 봄축제로 발돋움하기 위해
여러면에서 노력한 흔적이 엿보인 축제였습니다.
다만 전체적으로 볼 때 진주의 전통문화를 기반으로 하는
전통문화축제인 만큼 지루해지기 쉬운 축제에 대한
선입견을 없앨 수 있는
보다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해야 할 것입니다.
이번 진주논개제에서는 기존의 프로그램에
마당극 진주성 싸울애비 등과 같은 각종 문화행사가 더해져
보다 풍성한 축제가 된 반면에
축제개최를 통한 관광상품 개발과 지역경제활성화 측면에서는
여전히 부족한 부분이 많았습니다.
내년 논개제에는
올해 진주대첩을 소재로 한 마당극이 마련된 것처럼
논개와 진주를 대표하는 상징물을 주제로 하는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마련되어서
진주논개제가 해를 거듭할 수록
더욱 발전하는 축제가 되도록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