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아침의 현장(4월 24일)

이어서 시사논단입니다.
매주 금요일은 문화예술분야에 대한 논단이 준비돼 있습니다.
황경규 객원해설위원과 전화연결합니다.
황위원님!

○ 오늘 논단주제는 뭡니까?

▶ 최근 도민체전 기획행사의 하나로 시도되는
마당극 진주성 싸울애비에 대한
지역 문화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오늘 시사논단에서는
진주를 지킨 민초들의 이야기를 그린 마당극
 ‘진주성 싸울애비’에 대한 소개와 함께
문화행사의 새로운 시도에 대한
지역의 평가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 먼저 마당극 진주성 싸울애비는 어떤 내용을 담고 있습니까?

▶ 오는 5월 1일과 2일 이틀에 걸쳐
진주성 야외공연장에서 초연되는 마당극 진주성 싸울애비는
진주대첩 당시 6박 7일에 걸친 치열한 전투 속에서
자신의 삶을 모두 바쳐 진주성을 지켜낸
진주 민초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모두 5막으로 구성된 이 마당극은
진주명물 중의 하나인 소싸움을 소개하면서
남강을 배경으로 한 옥봉골 덕팔이와
여장부 강자의 사랑이야기로 시작됩니다.
둘째마당에서는 임진왜란이 일어나고 전라도로 가기 위해
왜군들이 진주로 쳐들어옵니다.
하지만 조정의 대신들과 양반들은 도망가기 바쁘고,
궁궐에서는 세자책봉과 몽진을 둘러싼 의견대립으로
세월을 보내지만,
주인공인 덕팔이를 비롯한 사람들은
진주를 지키고 나라를 지키기 위해 진주성으로 모여들게 됩니다.
셋째마당에서는 진주성 싸울애비들이 훈련을 받는
진주성의 모습이 그려집니다.
농사짓던 낫과 곡괭이 대신 총과 검을 들고 훈련을 하고
김시민 장군은 ‘비격진천뢰’라는 대형화포로
진주성 싸움을 준비하는 모습이 그려집니다.
넷째마당에서는 남강유등축제의 유래가 된
유등에 대한 이야기 즉, 언제 끝날지 모르는 싸움속에
진주성 싸울애비들은 유언을 남기는 심정으로
남강에 등을 띄워 그리운 가족들에게 소식을 전하는 모습을
생생하게 그리게 됩니다.
마지막 다섯째 마당에서는 6박 7일이라는 긴 시간동안
잠깐동안의 휴식조차도 허락하지 않았던 치열한 전투속에서
자신을 던져 진주성을 지켜낸
진주성 싸울애비들의 투혼과 조국애를 보여주게 됩니다.

○ 이번 마당극에서 진주대첩 뿐만 아니라 진주를 상징하는 많은 이야기들이 등장한다고 하는데 어떤 내용들입니까?

▶ 진주성 싸울애비는 진주대첩을 배경으로 한
진주사람들의 진주정신이 무엇인지를 보여준다는
큰 줄기를 갖고 있지만,
마당극 속에서 진주사람들의 삶과 문화를 맛볼 수 있는
기회도 가질 수 있습니다.
먼저 진주 소싸움장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섭천골 번개와 옥봉골 망치의 소싸움은
소싸움의 발원지가 진주라는 사실을 관객들에게 생생히 알려주고, 남강물에 빨래하는 아낙들의 모습을 통해
진주비단의 명성이 헛된 사실이 아니라는 것을 알려주게 됩니다.
그리고 아낙들이 빨래를 했던 남강은
진주난봉가의 배경이 되고
유등축제의 유래가 되고 있음을 알게 해줍니다.
진주사람이면 의레 한 소절쯤은 부를 수 있어야 한다는
진주난봉가는
진주성 싸울애비라는 작품 전반에 걸쳐 주제곡이 되어
진주사람들의 웃음과 슬픔, 그리고 그리움이 되어
극 전반에 걸쳐 함께 하고 있습니다.
또한 진주 소싸움과 함께 진주의 명물인 육회비빔밥은
치열한 6박7일의 전투속에서
지쳐가는 진주성 싸울애비들에게
다시 일어설 힘을 주는 든든한 보양식이 되었다는
진주비빔밥의 유래에 대해서도 알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습니다.

○ 진주대첩을 소재로 한 마당극은 이번이 처음인 것 같은데 지역의 평가는 어떻습니까?

▶ 그동안 진주가 가지고 있는 역사와 문화관련 컨텐츠들은
그야말로 화석에 지나지 않는다는 평가를 많이 받았습니다.
그만큼 다양한 문화적 접근이 부족했고,
재평가를 통한 새로운 해석이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그런 측면에서 이번 진주대첩을 소재로한 마당극은
400년이 훌쩍 지난 지금에 와서
진주성 돌담 사이사이에 숨어 있는 듯한
진주 민초들의 소리없는 이야기를
후손들이 다시 재현해 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더구나 한편의 마당극속에
진주가 가지고 있는 다양한 문화 컨텐츠를 담으려고 노력을 했고, 그것이 진주대첩이라는 역사적 상황과 잘 어우러지면서
이 한편의 마당극에서
진주가 가진 정체성을 확인할 수 있도록 노력했다는 점은
특히 지역에서 전혀 새롭게 시도하는
문화적 접근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이번 마당극이 도민체전 기획행사중의 하나로 기획되어
일회성 공연으로 끝날지는 의문입니다.
하지만 이번 공연을 계기로
진주가 갖고 있는 다양한 문화 컨텐츠를 발굴하고
재해석해 나가는 이러한 시도들이
계속되기를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