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아침의 현장(3월 6일)

이어서 시사논단입니다.
매주 금요일은 문화예술분야 황경규 객원해설위원과 연결돼 있습니다.
황위원님!

○ 오늘 주제는 뭡니까?

▶ 성계옥 여사에 이어 지난 3월 1일에는
진주검무와 진주교방굿거리 예능보유자인 김수악 선생마저
타계를 했습니다.
이번 예능보유자들의 타계를 계기로
지역의 유무형의 유산을 데이터화하는
아카이브 구축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오늘 시사논단에서는 진주지역의 유무형 문화유산의
디지털 아카이브 구축 필요성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 아카이브 라는 단어가 다소 생소하게 들리는데요?

▶ 아카이브란 원래 정부나 관공서 각종 기관 등에서
문서를 보장하는 기록보존소를 의미했지만
기록물의 제작, 보존, 관리 그리고 최근에는
활용까지의 모든 과정을 뜻하는 개념으로 확대되고 있습니다.
예를들면 강원도 정선군의 경우
아리랑의 역사와 문화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아리랑 아카이브'를 구축해
지난해부터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습니다.
아리랑아카이브 홈페이지에는 지난 17년간 정선군 일원과
정선아리랑이 흘러간 영월, 평창, 단양 등지에서 녹음한
정선아리랑 녹음자료와 관련문헌, 사진 및 영상자료,
논문과 글 등 6천여점을 분야별로 구축해
정선아리랑을 한 눈에 볼 수 있도록 자료화 시켜 놓고 있습니다.
그리고 세계적으로 유명한 아카이브를 소개드리면
세상의 소리를 다 모아놓은 오스트리아의 ‘소리 아카이브’와
거대한 우주박물관이 인터넷에 들어 있는
미항공우주국의 ‘나사 아카이브’,
돈버는 법률 아카이브인 ‘웨스트로 앤 렉시스’가 있습니다.
최근 디지털산업의 발전과 맞물려 많은 기관들이
유무형의 문화유산의 아카이브 구축 필요성을 인식하고
아카이브 구축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진주지역의 경우에도 천년의 역사를 가진 도시답게
수없이 많은 유무형의 문화유산이 있지만
아카이브 구축 필요성에까지는 인식을 공유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무형의 문화유산은 유형의 문화유산과는 달리
당대에 기록하지 않으면 소멸되는 특징을 갖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들어 진주역사의 산증인이라고 할수 있는
문화예술인들의 타계가 이어지면서
아카이브 구축 필요성에 대한 목소리는 더욱 높아지고 있습니다.
지금이라도 이들 문화예술인들이 써 온 역사와 각종 자료를
구축해 놓지 않는다면
진주는 아주 소중한 역사의 한쪽을 잃게 되는 결과를
초래하고 말것입니다.

○ 필요성에는 공감한다 하더라도 그 정도의 아카이브를 구축하려면 엄청난 예산이 수반되어야 할 것 같은데 어떻습니까?


▶ 이른바 디지털 아카이브에는 유적이나 문화유산을 비롯해
행정과 사법, 경제, 오락, 매스컴 정보 등
온갖 지적 자원이 포함됩니다.
또한 문자나 화상정보, 3차원 정보, 음악 및 동화 등
각종 유형의 정보도 그 대상이 됩니다.
따라서 진주지역의 디지털 아카이브 구축을 위해서는
실제로 디지털 아카이브를
가장 많이 활용하고 있는 방송사는 물론이고 신문사를 비롯한
다양한 자료를 보유하고 있는 각종 연구기관들의 참여하에
지방자치단체가 예산을 확보해
사업을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현재 진주에는 진주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디지털자료로 구축한 디지털문화대전이 있지만
사업추진 과정에서 상당한 양의 자료들이 빠져 있고,
내용 역시 충분하지 못해 진주의 대표적인 디지털 아카이브로
보기에는 부족한 점이 많습니다.
그리고 일반적으로 특정 지역의 디지털 아카이브는
수익사업 개념보다는 정보제공에 머물고 있지만
앞서 소개드린 웨스트로 앤 렉시스 같은 아카이브는
수십억달러의 매출을 기록하면서
더욱 이용가치가 높은 공간으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막대한 예산이 수반되는 만큼
진주의 디지털 아카이브 역시
단순한 기록의 보존에 머물기보다는
아카이브 구축을 통한 이윤창출이라는 목적을 실현할 수 있는
이용가치가 높은 아카이브가 구축되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최근 진주지역에서는 진주문화연구소나
경남역사문화연구소 진주향당과 같은 민간 연구소들이
지역의 유무형 문화유산에 대한 아날로그 아카이브 구축에
뜻을 가지고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최근 타계한 김수악 선생이나 성계옥 여사를 비롯한
타계한 문화예술인들에 대한
디지털 아카이브 구축은 진주의 문화유산을 보존하기 위해서라도
가장 먼저 해야 할 일들입니다.
만약 이들 문화예술인들에 대한 각종 자료들이
역사속에 묻히고 만다면 진주지역 전체로 볼때도
큰 손실이 아닐 수 없습니다.
만약 20년의 세월이 흘러
성계옥 선생과 김수악 선생의 춤사위를 볼 수 있느냐 없느냐는 지금 현재 이 두 분의 자료가 담긴
디지털 아카이브를 구축하느냐 하지 않느냐에 따라
그 결과는 달라질 것입니다.
천년의 역사를 갖고 있는 진주의 유무형 문화유산에 대한
디지털 아카이브 구축 문제에 지방자치단체는 물론이고
방송, 언론 등 모든 종사자들이 관심을 가져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