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아침의 현장(2월 13일)

이어서 시사논단입니다.
매주 금요일은 문화예술분야에 대한 논단이 준비돼 있습니다.
황경규 객원해설위원과 전화연결했습니다.
황위원님!

○ 오늘 논단 주제는 뭡니까?

▶ 경남 창녕군 화왕산 억새 태우기 대형 참사를 계기로
시․군에서 개최되는 축제들에 대한
안전기준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입니다.
오늘 시사논단에서는 본격적인 지역축제 시즌을 앞두고
축제의 안전성 확보를 위한
매뉴얼 준비가 시급하다는 지적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 지난 10일 경남도가 화왕산 대형 참사를 계기로 안전대책 매뉴얼을 만들도록 지시했다는 보도가 있었는데요, 그렇다면 현재는 안전매뉴얼이 없었다는 말입니까?

▶ 같은 날 문화체육관광부 역시
1,170여개의 지역축제를 주관하는 지방자치단체에
소방방재청의 ‘공연 행사장 안전 매뉴얼’을
철저히 준수하라는 공문을 발송했습니다.
문광부의 공문상에 나타난 이 안전 매뉴얼은
지난 2005년 10월, 공연을 보기 위해 몰려든 관중들 중에
11명이 압사하고 162명이 다친
그 유명한 ‘상주 참사’를 계기로 만들어진 것입니다.
정부는 현재 소방방재청과 문광부, 경찰청 등 관계기관과
대학교수, 전문가들로 구성된 합동 TF를 만들어
공연, 행사 계획단계부터 종료까지
단계별 검토사항, 공연 행사 유형별 안전관리요령등이 담긴
매뉴얼을 제작할 계획을 세워 두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안전 매뉴얼이 만들어지고 난 이후
각종 사고가 줄어들었다는 소식은 들리지 않고 있습니다.
2006년에는 서울 롯데월드가 마련한 선착순 무료입장 행사에서 35명이 부상 당하는 등 크고 작은 사고가 끊이지 않았습니다.
사실 이 안전매뉴얼은 강제성이 없는데다가
정부 역시 지자체에 매뉴얼을 잘 지켜 달라는
권고수준에 머물고 있는 상황입니다.
따라서 문광부는 지역축제 평가시
안전대책을 잘 준수했는지 여부를 판단해 점수를 매기는
우회적인 방법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특히 이 매뉴얼은 실내 공연장과 놀이기구 등을 중심으로 한
안전대책이어서
야외에서 군중이 운집하는 지역축제의 특성과는 맞지 않아
사실상 대부분의 축제가 야외행사인 지역축제에 걸맞는
안전매뉴얼은 지금까지 전혀 없다고 볼수 있습니다.

○ 지역 축제가 갈수록 대형화되고 있는 현실에 비추어 볼 때 지역별로 현실에 맞는 안전매뉴얼을 만들어 대비하지 않으면 언제라도 이같은 대형사고가 발생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 사실 그동안 지역축제들은 경쟁적으로
축제의 대형화에만 신경을 썼지
축제 안전 매뉴얼도 제대로 갖추지 않은채
거의 무방비 상태로 축제를 치러왔습니다.
실제로 지역축제 가운데
행사기간중 크고 작은 사고는 끊이지 않고 일어나고 있습니다.
지난 2006년 지역에서 개최된 축제중
불꽃놀이를 하던 중 불꽃이 관광객들에게 튀어서
화상을 입는 사고도 발생한 사례가 있었고,
특정 연예인이 출연하는 공연행사에
갑자기 사람들이 많이 몰리는 바람에
관람객들이 경미한 부상을 입는 사례도
심심찮게 일어나고 있습니다.
인명피해는 물론 문화재의 훼손도 문제입니다.
특히 진주시의 경우에는 진주성을 중심으로
각종 축제가 개최되면서
그동안 문화재 훼손에 대한 목소리가 적지 않았습니다.
일부 축제의 경우
진주의 대표적인 상징물이자 문화재인 촉석루를 중심으로
30분 이상 불꽃놀이를 하고 있어
지금까지도 우려의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리고 안전매뉴얼을 만들때에도 지역현실에 맞는, 또는
축제의 성격에 따라 각각의 안전매뉴얼이 만들어져야 합니다.
축제가 개최되는 장소가 다르고 종류도 다른 상황에서
모든 위험인자를 제거한다는 것은 어렵습니다.
따라서 앞으로는 각 축제마다 장소와 종류에 따라
각각의 안전매뉴얼을 반드시 갖추고
축제를 개최해야 할 것입니다.
또하나 중요한 것은 이렇게 만들어진 안전매뉴얼의
강제성 여부입니다.
여론에 밀려 안전 매뉴얼을 만든다하더라도
이를 제대로 지키지 않는다면 무용지물입니다.
따라서 지역 축제를 통합관리하는 기구를 만들어
안전매뉴얼이 잘 지켜지고 있는지에 대한
상시적 감시체계가 필요하고
강제성을 부여해서 안정성 확보가 되지 못한 축제는
강력한 재제를 할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화왕산의 대형참사를 누구도 예견하지 못했듯이
지역의 어느 축제도 안전성을 100% 확신할 수 없습니다.
지금 중요한 것은 화왕산 대형참사를 계기로
지역축제를 찾는 지역주민과 관광객들의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한 안전매뉴얼 제작과 같은 자체적인 노력이 필요한 시기입니다.
이번 화왕산 대형참사를 계기로
지역의 축제 관계자들이 다시 한번 축제의 안전성 문제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