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아침의 현장(2월 6일)

이어서 시사논단입니다.
매주 금요일은 문화예술분야의 논단이 준비돼 있습니다.
황경규 객원해설위원과 전화연결했습니다.
황위원님!

○ 오늘 논단의 주제는 뭡니까?

▶ 그동안 진주는 경남의 문화수도로서 그 명성을 지켜왔습니다. 하지만 최근에 들어서는
과연 진주가 그 위상을 지키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습니다.
오늘 시사논단에서는 올해를
‘제2의 진주문화 르네상스시대’를 열어 나가는
원년으로 삼아야 한다는 지적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 최근에는 진주시가 경남지역에서도 문화변방으로 전락하고 있다는 지적도 적지 않은데, 이러한 지적은 어디에서 비롯되고 있는 겁니까?

▶ 과거 진주는 경남문화의 집결지이자 문화수도로서
오랫동안 그 역할을 자임해 왔습니다.
그런데 최근에는 경남지역에서의 문화적 영향력이
점점 미미해지고 있는 것은 물론이고
오랫동안 자부했던 경남의 문화수도라는
그 위상이 이어지고 있는가에 대해서
의문을 가지는 사람들도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이대로 가다가는
경남지역의 문화변방으로 전락할지도 모른다는
위기론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점점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같은 비관적인 전망의 바탕에는
지역문화의 발전방향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과감한 투자가
그동안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오늘날 ‘지역문화가 발전하는 힘의 원천이
어디에서 나오는가’ 하는 질문에 답해야 한다면,
저는 지방자치단체의 경제규모와 단체장의 의지와
정비례한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실제로 경남도내 일부 지방자치단체의 경우,
지역의 문화부흥에 막대한 예산을 편성하고
과감하게 투자를 하고 있습니다.
수많은 공장들이 밀집해
신흥공업도시라는 이미지로 인식됐던 김해시는
책읽는 도시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과감하게 투자를 한 결과,
지금은 전 시민들이 책을 읽는 책읽는 도시로 변모하고 있고
전국에서 도서관이 가장 많은 교육도시로 거듭나기 위한
새로운 변신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창원시의 경우에도 도청 소재지라는 명성에 걸맞게
지역의 문화인프라 구축에 힘쓴 결과
다른 지방자치단체와는 비교도 안될 정도로
시민들은 ‘맞으면 맞을수록 즐거운 문화폭탄’을 맞고 있습니다.
지역 문화발전 방향에 대한 이해와 투자를 바탕으로
새로운 경남의 문화수도로 자리매김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처럼 최근 10년 사이 진주의 인근도시들은
새로운 문화도시로서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하고 있지만
진주는 과거 경남의 문화수도였다는 옛 명성에만 함몰돼
문화변방으로 전락하고 있다는 사실조차
깨닫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입니다.
○ 그렇다면 제2의 진주문화 르네상스를 열기 위해서 어떤 노력들이 전제가 되어야 할까요?

▶ 이제 버릴 것은 과감히 버려야 할 때가 왔다고 봅니다.
그리고 앞으로 어떤 도시 이미지를 견지하고
발전방향을 세워야 하는지에 대해 고민해야 할 때가 왔습니다.
사실 지금도 진주하면 수많은 도시 이미지들이 떠오릅니다.
문화예술의 도시, 충절의 도시, 교육의 도시,
강의 도시, 빛의 도시.
과연 진주에 걸맞는 이미지가 어떤 것인지
잘라 말하기 어렵습니다.
현재 진주의 도시이미지는 그야말로 비빔밥이 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속을 들여다 보면 이름만 거창할 뿐입니다.
문화예술의 도시라는 이미지는
이미 타 도시에 밀려 명맥만 유지하는 상태에 놓여 있고,
충절의 도시로 이름 높지만
지금은 전국의 도시 가운데 충절의 도시가 아닌 곳도 없으며,
가장 자부해왔던 교육도시 이미지 역시
교육투자에 열정적인 다른 도시들에 밀려
이미 그 명성을 잃어버린지 오래되었습니다. 
물론 진주를 지금까지 지탱해온 이러한 도시이미지들 중
어느 것 하나 소중하지 않은 것이 없습니다.
하지만 진주는 선택과 집중을 해야하는 시기를 맞고 있습니다.
그리고 만약 한가지를 선택해야 한다면
문화와 예술이 어우러진 축제의 도시 진주를 만들어
다시 한 번 경남의 문화수도라는 명성을 되찾는 것이
가장 바람직합니다.
지금 진주는 연간 300만명이 찾는 남강유등축제와 개천예술제,
논개제, 드라마 페스티벌 등
전국적인 주목을 받는 축제들이 개최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문화적 자원을 극대화시켜
전국 최고의 축제 도시 진주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하기 위해서는 올해를 기점으로
 ‘제2의 진주문화 르네상스시대’를 열겠다는
지역 문화예술인들의 각오와 다짐이 가장 먼저 필요합니다.
진주의 전 문화예술인들이 반목과 질시를 끊고
제2의 진주문화 르네상스를 열어가겠다는
의지를 천명하는 자리를 마련해야 할 것입니다.
지역의 문화예술계 원로들이 이러한 마당을 마련하고,
현역에 종사하는 문화예술인들은 물론이고
젊은 문화예술인들도 모두 참여해 뜻부터 세워야 합니다.
그리고 진주시 역시 이러한 시대적인 흐름을 인식하고
지역문화 발전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발전방향 수립은 물론
적극적이고 과감한 투자를 병행해야 합니다.
이러한 시대적인 인식을 공유하고 뜻을 같이 할때
과거 경남의 문화수도였던 진주시의 저력은
분명히 서서히 드러나 옛 명성을 되찾을수 있을 것입니다.
2009년 올해는 진주의 모든 문화예술인들이 힘을 모아
‘제2의 진주문화 르네상스 시대’를 여는 원년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