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아침의 현장(11월 28일)

이어서 시사논단입니다.
황경규 객원해설위원과 전화연결했습니다.
황위원님!

○ 오늘 주제는 뭡니까?

▶ 최근 경남도의회 행정사무감사에서 도내에서 개최되고 있는 축제들의 실적이 상당부분 부풀려져 있다는 지적에 이어 그 대안으로 실질적인 축제평가 방법의 도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됐습니다. 오늘 시사논단에서는 지역축제를 바라보는 시각의 변화와 실질적인 축제평가 시스템의 구축의 문제점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 일단 행정사무감사에서 제기된 문제점들을 한번 살펴봐 주시죠?

▶ 경남도의회 도난실의원은 행정사무감사에서 ‘지역축제의 문제점’이라는 자료를 통해 경남도내에서 개최되고 있는 축제들이 참가인원의 산정이나 경제추정효과의 산출을 명확한 근거에 기초하지 않고 실적 부풀리기에 급급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리고 도내 대부분의 축제가 외국인의 내방도 적어 실제로 국제적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축제도 드물뿐더러 축제가 공공지원에만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어 자립도를 높여나가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도의원은 그 근거로 진주시의 유등축제와 개천예술제를 사례로 들고 이들 두 축제가 동일한 기간과 장소에서 개최됨에도 불구하고 축제 참가인원 산정과 경제유발효과가 큰 차이를 보인다고 지적했습니다.
도의원이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유등축제는 12일 동안 316만명의 인원이 참가해 1천 15억원의 경제효과를 거두었고, 개천예술제는 8일동안 160만명의 인원이 참가하여 712억원의 경제효과를 본 것으로 자체평가 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도의원은 이러한 자체평가와는 달리 진주IC와 문산IC의 통행차량 분석 결과에 따르면 축제가 개최된 10월의 유입차량이 전년도에 비해 오히려 줄어 든 상황이며, 한국은행의 예금은행 월 평잔을 살펴봐도 수신고가 크게 늘어나지 않았으며, 진주지역 숙박업소가 326개소에 객실수가 5,300개에 불과한 상황에서 이같은 외래관광객 증가나 경제적 효과를 추정할 수 없다고 못박았습니다.
도의원은 또 진주시 이외에도 다른 지역의 축제 역시 참가인원이 줄어들었다고 자체 평가한 축제는 없었고, 지난해와 동일하거나 늘어난 것으로 평가하고 있으며 특히 통영시의 한산대첩 축제는 2007년 20만명에서 올해는 87만명으로 무려 67만명이 증가했다고 자체평가했다는 점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그러면서 도난실의원은 이같은 자료를 바탕으로 보다 근거있는 추정치와 경제적 효과를 검증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과 함께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축제평가체계를 통해 그 결과를 바탕으로 지원체계의 정립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 사실 이같은 지적은 그동안 계속 지적돼 온 문제여서 새삼스러울게 없는 것 같은데요, 근본적인 처방이 필요하지 않을까요?

▶ 최근 들어 지역의 축제들이 예전처럼 단체장의 치적 홍보를 위한 수단으로 사용하기 보다는 나름대로 지역의 정체성을 잘 반영해 경제적 효과를 창출함은 물론 지역경제에도 도움이 될 수 있는 방향으로 전환하려는 노력들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적어도 과거처럼 축제의 대상이 지역민에 한정돼 치적홍보의 수단으로 사용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외부관광객이나 외국관광객들에게 확대되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만큼 이제 지역의 축제는 1차원적인 수준을 벗어나 새로운 단계로 진화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입니다.
물론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같은 뻥튀기에 가까운 실적 부풀리기는 늘 문제입니다. 축제참가인원 산정은 축제의 성패여부를 외부에 알리는 단서가 되기 때문에 축제를 만들고 기획하는 입장에서는 축제참가인원이 줄어들었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축제에 대한 지원도 거의 없는 상태에서 지자체의 예산으로 공무원들이 중심이 되어 관주도로 추진되고 있는 축제들이 대부분인 상황에서 자체적으로 정확한 평가를 내려야 마땅하다는 주장은 이해당사자들에게는 받아들이기 힘든 문제이기도 합니다.
문제는 이러한 도내 축제들의 실적 부풀리기에 대한 문제제기에 앞서 지역의 축제들을 평가할 수 있는 제대로 된 지역축제 평가시스템 도입해야 한다는 사실입니다. 적어도 기본적인 축제평가 매뉴얼 정도는 제시해 줘야만 이같은 터무니 없는 자체평가도 나오지 않을 것입니다.
올해 관광객 수가 100만명이면 내년에는 적어도 110만명은 될 수 있지만 90만명이 될 수 없는 구조를 가진 것이 경남 도내 지역축제의 현주소입니다.
경남도는 지금부터라도 지역축제 평가 시스템 도입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축제를 개최하는 사람들은 지금보다 냉정한 관점으로 자신들의 축제를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시각을 길러야 할 것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내년, 아니 10년 후쯤에는 축제의 규모나 예산은 지금과 비슷한데 반해 축제 참가자 수나 경제유발효과는 어쩔 수 없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할 수 밖에 없는 웃지 못할 일들이 발생하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