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아침의 현장(11월 14일)

이어서 시사논단입니다.
황경규 객원해설위원과 전화연결했습니다.
황위원님!

○ 오늘 주제는 뭡니까?

▶ 경남도의회가 문화유적의 발굴과 보전방안을 주제로 포럼을 개최했습니다. 전국적으로 대규모 핵심국책사업이 동시다발적으로 추진되고 있는 상황에서 매장문화재 조사는 그 수요를 감당하기 어렵고, 지자체 공무원들도 각종 민원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 상황에서 마련된 포럼이라서 관심을 모으기도 했습니다. 오늘 시사논단에서는 이번 포럼에서 제기된 매장문화재 발굴과 보전의 문제점과 해결방안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 이번 포럼에 대해 안내부터 좀 해주시죠?

▶ 도내 각 지자체에서는 매장 문화재 조사 수요는 급증하고 있는 반면 전문인력의 부족으로 조사의 공급을 맞출 수 없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사업 시행자는 발굴 계약을 위해 수개월 씩 대기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한 실정입니다.
이같은 문제의 새로운 인식과 해결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된 포럼이 바로 선진교육문화연구회와 선진경남정책연구회가 마련한 문화유적으로 발굴과 보전방안이라는 포럼입니다.
지난 11일 개최된 포럼에서는 경남대학교 사학과 이상길교수가 개발과 문화재 보존, 양립할 수 없는가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여러 문제점을 던짐과 동시에 해결방안까지 제시했습니다.
이상길 교수는 매장문화재에 대한 인식문제를 비롯해서 지표조사와 발굴조사 착수 시점의 현실화 문제, 의무 지표조사 면적 축소, 보전유적의 국가와 지자체 관리 및 부지매입, 발굴조사기관의 위상정립, 조사비용의 일부 국가부담, 조사인력 확충과 신분보장, 발굴기관의 역할 분담 등에 대해 발표를 했습니다.
사실 매장문화재 개발과 보존문제는 문화재 관련 법규가 강하지 않아서 그다지 큰 규제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사업시행자 또는 토지소유자를 매우 곤혹스럽게 하거나 사업을 예정대로 진척시키지 못하게 만드는 경우도 많습니다. 따라서 지금까지 문화재 관련 전문가와 문화재청이 머리를 맞대고 대책을 강구해왔지만 개발주체들은 여전히 목이 마르고 문화재를 돌보는 손길은 여전히 부족한 것이 현실입니다.
특히 최근들어 혁신도시 건설 등과 같은 정부의 대규모 프로젝트 사업이 추진되면서 이같은 매장문화재의 발굴과 조사문제는 사업의 성패를 가름짓는 결정적인 요인이 되고 있습니다.

○ 여러 문제가 있겠지만 발굴조사기관의 문제점이 가장 크다는데 내용을 좀 소개해 주시죠?

▶ 우리나라 매장문화재 발굴조사에 있어서 가장 큰 문제점은 국가가 그 책임을 방기하고 대학이나 발굴전문기관에 의존하고 있다는데 있습니다. 이러한 발굴체제로는 발굴조사의 공공성, 공익성, 학술성이 보장 될 수 없고 발굴조사 및 발굴조사기관들의 운영의 투명성 역시 검증되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현재 발굴조사기관들은 사업시행자에게 발굴조사비에 현장의 직접 경비는 물론 유물의 보관, 관리비와 전문기관 운영에 소요되는 일체의 간점 경비까지 받아내는 것이 일반화되어 있습니다. 이 때문에 사업시행자와 조사기관 사이에 마찰과 분쟁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고, 최근에는 발굴조사기관중 일부에서는 기관의 대표자나 실무책임자가 구소되거나 실형을 선고받는 사건까지 발생한 바 있습니다.
이같은 사태가 발생하는 것은 비법인 발굴기관들이 국기기관이나 지방자치단체가 그 운영비를 지원하기는커녕 오히려 구제발굴을 수익사업화해서 발굴비 일부를 다른 사업비로 전용해 발굴비 상승을 더욱 부채질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또한 이들 기관들의 조사연구원들은 대부분 비정규직 조직으로 되어 있어 대규모 이직사태도 주기적으로 반복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미처 제대로 훈련되지 않는 신입 조사원을 계속 충원해 현장에 투입하는 경우가 많아 부실 발굴과 발굴조사의 장기화를 초래하는 사례도 적지 않습니다.
또하나 걱정스러운 것은 비법인 발굴조사 기관의 경우 매장문화재와 구제발굴을 개발의 장애물로 인식하는 지방자치단체장의 압력으로 발굴조사가 졸속으로 이루어지거나 부실화될 우려도 안고 있어 발굴공사를 만드는 것은 물론 매장문화재 조사연구원법과 같은 법률의 재정이 반드시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또 하나 풀기 어려운 점은 바로 개발과 보전중 어디에 가치를 둘것인가 하는 문제입니다. 진주의 경우 평거3지구 문화재 발굴사업처럼 지난 2005년 2월에 시작된 발굴이 연장을 거듭해 적어도 오는 2010년은 되어야 발굴조사가 끝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발굴비용도 당초 65억원에 추가비용을 합쳐 130억원 가량에 이르고 있습니다. 이러한 발굴비용은 나중에 분양가에 포함돼 문화재발굴이 오래 지연될수록 입주자들에게 더욱 큰 부담으로 돌아갈 것으로 보입니다.
혁신도시 건설 문제도 이러한 문화재발굴 작업이 순조롭게 되지 않을 경우 사업추진에 차질을 빚을 것이 뻔한 상황입니다.
앞서 지적했듯이 전국적인 수요급증에 비해 공급은 제한돼 있는 지금의 상황을 잘 판단해서, 어려운 일이긴 하지만 매장문화재의 보전과 함께 지역개발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붙잡기 위해 지금부터 철저한 준비를 해나가야 할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