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아침의 현장(10월 31일)

이어서 시사논단입니다.
황경규 객원해설위원과 전화연결했습니다.
황위원님!

○ 오늘 주제는 뭡니까?

▶ 지난해 개최돼 주목을 받았던 평촌 간이역축제와 사천 곤명 주민들의 축제인 다솔축제, 그리고 이반성면의 주민들이 마련한 가을속의 음악과 그림전이라는 축제가 갖는 공통점은 바로 지역주민들이  주인공이라는 것입니다.
오늘 시사논단에서는 주민들에 의한, 주민들을 위한 주민들의 축제를 소개하고 올바른 지역축제의 방향에 대해 생각해 보겠습니다.

○ 최근 축제들이 대형화되는 경향을 가지고 있는데 이같은 소규모 축제들이 갖는 의미도 나름 있을 것 같은데요? 어떻습니까?

▶ 현대 지역축제의 의미와 역할을 살펴보면 지역의 이미지제고와 지역경제 활성화, 삶의 질 향상, 문화정체성 확보, 지역사회 이해와 화합제고 등으로 요약해 볼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축제는 지역의 화합과 전통문화보존이라는 1차원적 수준에서 국민들의 문화지수를 높이는 축제로 성장해 왔고 최근에 들어서는 보고 배우는 교육컨텐츠 까지 포함시키면서 그 영역을 점차 다양화하고 있습니다.
그런 가운데 점차 사라지고 있는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축제의 주인공인 지역주민들입니다. 축제가 대형화되면 될수록 축제의 주인공인 지역민들의 입장은 고려되지 않고 있습니다. 다시말하자면 사용자인 주민들의 입장에서 축제가 기획되고 개최되는 것이 아니라 경제성과 규모를 확대하는데만 집중이 되고 있는 것입니다.
최근 개최된 축제와 지역문화라는 토론회에서도 이러한 문제점이 지적된바 있습니다. 앞으로의 축제는 지역주민들에게 혜택을 주는 축제가 되어야 하고 지역주민들의 입장에서 축제가 준비되지 않으면 향후 대부분의 축제들이 톱밥축제가 될 수 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톱밥축제란 톱밥을 뿌리고 불을 붙이면 잘 타오르지만 톱밥이 끊기면 바로 밑불이 없어져 꺼져버리고 맙니다. 이러한 축제는 성공가능성도 적고 지속가능성도 매우 적습니다. 지역주민들이 직접 참여하고 직접 만드는 축제에 기획전문가들의 전문성이 더해질 때, 비로소 축제가 성공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한 것입니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지난해 개최돼 큰 관심을 모았던 진주시 이반성면 평촌간이역 축제와 지난 28일 막을 내린 사천시 곤명면 밝은 땅 다솔축제, 그리고 오는 11월 8일 개최예정인 진주시 일반성면의 가을속의 음악과 그림전이라는 축제가 주목을 받고 있는 것입니다.

○ 축제의 홍수 속에서 주민에 의한 주민을 위한 주민들의 축제라는 자체가 상당히 설득력이 있는데 간단하게 소개를 해주시죠?

▶ 이반성면 평촌간이역 축제는 농촌의 다원적 기능을 활성화하고 우리 사회의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방법으로 농촌을 생태와 문화예술의 공간으로 거듭나게 하고 농촌을 소통과 공유의 장으로 만들고자 기획된 축제입니다.
소통과 공유라는 슬로건으로 개최된 이 소규모 예술제는 이반성역을 주공연장으로 해서 열차에서는 음악제가 열리고 대합실에서는 갤러리 퍼포먼스가 열리는 등 지역주민들과 소통하는 축제의 장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이 축제를 계기로 농촌지역의 축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기 시작했습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는 진주시 일반성면 주민들이 가을속의 음악과 그림전이라는 작은 축제를 준비했습니다. 그야말로 지역주민들이 가지고 있는 문화자원을 바탕으로 주민들이 행사를 준비하고 개최하는 주민들에 의한 주민들을 위한 주민들의 축제인 것입니다.
이 축제에서는 지역주민들로 구성된 합창단의 합창공연과 평소 갈고 닦은 악기연주를 뽐내는 음악연주회, 그리고 주민들이 그린 그림과 서예작품 30여점이 전시되는 그림전이 선보이게 됩니다.
가을속의 음악회와 그림전이 가지는 의미는 지역주민들이 직접 축제를 기획하고 진행하며 지역주민들이 참여자가 되는 진정한 의미의 지역축제라는 점입니다.
또다른 지역축제의 전형을 보여주는 것이 있다면 바로 밝은 땅 다솔축제입니다. 이 축제는 가을걷이를 끝낸 지역농민들이 한바탕 신명을 풀어 내는 축제로 기존의 축제들처럼 보여주고 구경하는 축제가 아닌 마을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준비하고 직접 참여해 함께 어우러지는 주민들의 축제인 것입니다.
축제를 기획한 관계자는 이 축제에 대해 1년 내내 농작물을 재배하느라 땀흘리고 고생한 농민들에게 그동안의 고생에 대한 위안과 휴식을 주고 앞으로 또 1년을 준비할 수 있는 힘을 주는 축제라고 밝힌 것처럼 이 축제에는 고전적 의미의 축제전형을 갖추고 있습니다.
대형화되고 규모가 커지고 있는 축제들 속에서 이들 작은 축제들이 비록 규모면에서는 보잘것없이 보이기는 하지만 진정으로 주민들이 주인이 되는 축제가 되고 직접 참여하고 있다는 점에서는 향후 축제의 올바른 발전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는 지역경제활성화를 따지는 축제도 좋지만 사람들의 마음을 훈훈하게 만들어 주는 이런 축제들이 더욱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