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아침의 현장(10월 10일)

이어서 시사논단입니다.
황경규 객원해설위원과 전화연결했습니다.
황위원님!

○ 오늘 주제는 뭡니까?

▶ 최근 도시 브랜드에 대한 전국적인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전주시가 맨홀 뚜껑 하나에도 천년 도시의 이미지를 심는 명품도시 만들기 사업을 추진하는 등 전국적으로 도시 브랜드를 높이기 위한 다양한 노력들이 전개되고 있습니다. 오늘 시사논단에서는 진주시의 도시 브랜드를 높이기 위한 방안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 도시 브랜드 혹은 도시 이미지라는 말이 생소할 수도 있는데 소개를 먼저 해주시죠?

▶ 도시 브랜드란 말 그대로 도시 자체를 하나의 상품이나 기업으로 인식하고 도시에 관한 모든 문화나 생산물, 유무형의 자산을 외부에 알리고 상품화함으로써 브랜드가치를 포함한 도시의 전체적인 자산가치를 높이는 모든 활동이라 할 수 있습니다.
도시 이미지라는 말은 최근 들어서야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적극적인 주민참여가 필수적인 지방자치시대가 열리고 탈공업 사회로의 계기가 된 문화행정의 도입, 세계속의 도시로서의 경쟁력 제고를 위한 국제화 및 효율적 커뮤니케이션 수단 확보가 중요성을 더해가고 있는 상황에서 지역 경영전략으로서 마케팅 개념을 도입하여 도시 브랜드 혹은 이미지를 정립시키는 것은 이제 필수적인 일이 되어 가고 있는 것입니다.
사실 우리나라 도시들은 그 어떤 도시를 가보더라도 그 도시만의 독특한 개성이나 색깔을 찾아 보기가 쉽지 않습니다. 이러한 획일적인 도시 이미지는 요즘과 같은 글로벌 시대에는 맞지 않습니다. 따라서 도시의 이미지나 브랜드를 이용한 도시의 상품화로 도시의 경쟁력을 제고시켜 차별화되고 매력적인 도시가 될 수 있도록 만들자는 도시이미지 전략이 각 지자체별로 추진되고 있는 것입니다.

○ 사실 진주의 경우에는 도시 이미지를 딱 하나로 연상시키기가 힘든 것 같은데 어떻습니까?

▶ 진주만큼 도시 이미지 혹은 브랜드를 명확하게 말하기 힘든 곳도 없습니다. 지금까지 진주는 교육의 도시이자, 문화예술의 도시, 충절의 도시이고 천년 역사가 흐르는 강의 도시 등으로 불려왔습니다. 그리고 실크의 고장이면서 바이오산업, 소싸움의 본고장 등의 이미지를 굳혀왔지만 진주를 대표할만한 브랜드 슬로건을 찾기란 쉽지 않는 상황입니다.
최근에 진주시는 진주시의 통합 브랜드 슬로건으로 참진주를 선정하고 본격적인 홍보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참진주라는 슬로건은 남강이 어우러진 천혜의 자연환경, 역사 속에 살아 숨쉬는 호국정신, 지방문화예술의 본 고장으로서의 자긍심과 경남의 혁신 도시로서 남부권의 중심도시 발전이라는 미래 비전을 함축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같은 참진주라는 슬로건은 진주의 도시브랜드 슬로건으로 적당한가에 대해서는 의문을 가지지 않을 수 없습니다. 슬로건에 담겨있는 의미는 좋지만 실제로 외지에 홍보를 나가면 참진주를 술 이름처럼 잘못 생각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는 것입니다.
참진주가 기존에 지니고 있던 진주시의 이미지 혹은 브랜드와 잘 맞는가에 대한 판단은 지금부터 다시 고민해야 할 중요한 문제입니다.
이외에도 도시의 상징이나 도로명 등의 경우에도 전체 도시이미지를 고려하는 흔적이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지자체별 상징물의 경우에 있어서도 진주의 상징물중 새의 경우에는 경남도와 창녕군, 남해군이 백로를 상징물로 사용하고 있어 중복되는 경향이 많습니다. 오랫동안 배어 있는 관습 때문에 재정비는 쉽지 않지만 도시 이미지 제고를 위해서라도 지금부터 신중하게 고민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진주시의 도로 표지판의 경우에도 지역의 특성을 감안하지 않거나 전체적인 배려가 부족한 부분이 적지 않습니다.
진주의 도로명은 진주의 또다른 얼굴입니다. 따라서 굳이 말하지 않더라도 도로 표지판만 보고도 진주의 역사나 문화를 알 수 있어야 하는데 실제로는 그렇지 못합니다.
예를 들면 상근로 경순로 생광로 라는 표지명이 있습니다. 길가에 붙어 있는 이 표지명을 보고 이들이 누군지 알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입니다. 그리고 또 하나의 문제점은 이들 표지명이 성을 붙이지 않고 이름만 붙였다는데 문제가 있습니다. 옛날 역적에게는 이름을 붙이지 않았습니다. 지금도 유림에서는 역적 이완용을 이완용으로 부르지 않고 완용으로 부르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들은 이름만 인용해 표지명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런 부분은 결코 그냥 넘어갈 문제가 아닙니다.
이제 도시 이미지 혹은 브랜드는 통합의 개념으로 접근해야 합니다. 도시의 브랜드 슬로건과 상징물, 그리고 진주를 외부에 알리는 사소한 도로 표지판까지, 이 모든 것이 잘 조화되어야만 진주의 특성을 가장 잘 반영하는 도시 브랜드가 만들어질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