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아침의 현장(11월 6일)

이어서 시사논단입니다.
매주 금요일은 문화예술분야로 황경규객원해설위원과 전화연결했습니다.
황위원님!

○ 오늘 논단 주제는 뭡니까?

▶ 한동안 지역주의 극복을 위한 대안의 하나로
학계에서 제시했던 것이 지역학입니다.
하지만 현재 지역학은 아직 학계내부에서만
유통되고 소비되는 한계를 안고 있습니다.
오늘 시사논단에서는 대중적 혹은
생활밀착형 지역학이 필요하다는 지적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 먼저 지역학이라는 개념에 대한 설명이 필요할 것 같은데요?

▶ 사전적 의미로 본다면 지역학은
일정한 지역의 지리나 역사, 문화 따위를
종합적으로 연구하는 학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지역학은 지역의 조건과 특성을 감안한 학문으로
지역의 인구, 역사, 기후, 문화, 전통산업 등
지역 제반의 과거, 현재, 미래를
체계적으로 연구하는 학문체계인 것입니다.
지역학이라는 개념이 도입된 것은
지역주의 극복이라는 아젠다에서 출발했습니다.
그러니까 지역학의 발전을 통해
지역 특유의 가치창출을 도출해 내고
이를 바탕으로 자립형 지방화, 주체적 지역화를 실현해
궁극적으로 지역주의 극복 또는
국가의 균형발전을 지향하자는 개념을 가지고 있는 것입니다.
사실 지역학은 지역학문의 구축을 통해서
무차별적인 세계화 경제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며
지역주민의 삶의 안정성을 확보하고 지역문화창달을 이뤄서
지방이 주인이 되는 것을
최종 목표로 하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 그런데 지역학이라는 개념도 생소하고 지역에서는 논의의 범주에 있지도 않았던 것 같은데, 어떻습니까?

▶ 사실 지역학이라는 것이
대중적인 개념으로 접근하기는 어려운 것이 사실입니다.
따라서 최근 지역마다 지역학 연구가 활발해 지고는 있지만
아직은 학계 내부에서 유통되고 소비되는 한계를 안고 있습니다. 따라서 지역학의 필요성에도 불구하고
지역학에 대한 논의는 아직 활발하게 일어나지 않고 있습니다.
그리고 지역학의 치명적인 약점은
지역학에 대한 지자체의 관심도가 낮아서
정부나 각종 문화재단의 연구비 지원을 받아야만
연구가 시작된다는 것입니다.
지역학의 필요성에도 불구하고 현재 지역학은
예산이 있으면 연구를 하고, 예산이 없으면 중단되는
그런 상황에 놓여 있습니다.
사실 최근 전국적으로 지자체들은
자기지역을 알리기 위한 마케팅을 치열하게 전개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한가지 짚고 넘어가야할 일이 있습니다.
그것은 지역주민들이 오히려 자기 지역을
잘 모른다는 사실입니다.
그런데도 지자체들은 자기지역을 알리는데는
적지 않은 규모의 예산을 집행하고
지역을 알리는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지역주민이 지역을 몰라 주는데
누가 지역을 알아주려 하겠습니까?
근본적인 것은 뒤로 하고 말단에만 집착하는
그런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입니다.
지역학이 반드시 필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 지역학의 발전을 위한 전제조건들도 있겠죠?

▶ 지역학이 지역발전의 밑바탕이 되기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것이라면,
지역학의 대중화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것은
지역의 교육기관, 특히 대학의 역할이 가장 중요합니다.
지역주민들이 자신들의 문화에 대한 자신감과 정체성,
그리고 동질성을 인식할 수 있는 각종 연구들이
대학에서 진행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경상대학교 경남문화연구원의 경우,
해마다 진주를 비롯한 경남지역의 문화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지역학의 체계를 갖추기는 어렵습니다.
더욱 더 많은 체계적인 연구활동이 필요하고
전문가용 지역학이 아닌 대중들의 눈높이를 맞출 수 있는
결과물을 만들어 내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그리고 대중적 지역화라는 컨텐츠를 시도하기 전에
해결해야 할 문제가 하나 더 있습니다.
그것은 향토사 연구가들과 전문 연구자들간의 공조체제입니다.
사실 이런 문제가 아카데미즘의 폐쇄성입니다.
또한 대중적인 지역학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지역차원에서 출판지원사업에 대한 관심을
환기시킬 필요가 있습니다.
지원기금을 만들고 평가체제도 엄격하게 만들어
여기에서 지역문화의 대중적 컨텐츠가
쏟아져 나오게 만들어야 합니다.
지역학은 지역문화 창달을 위해서뿐만 아니라
최종적으로는 지역주의를 극복하고 지역경제활성화라는
다양한 결과물을 얻을 수 있게 만드는 중요한 학문입니다.
지금부터라도 지역학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차근차근 준비해 나가는 것이 중요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