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아침의 현장(9월 18일)

이어서 시사논단입니다.
매주 금요일은 문화예술분야로 황경규 객원해설위원과 전화연결합니다.
황위원님!

○ 오늘 주제는 뭡니까?

▶ 진주의 대표 축제인 개천예술제와 남강유등축제가
전국의 지자체 축제를 강타하고 있는
신종 플루에 발목을 잡혔습니다.
내달 개최될 예정이었던 남강유등축제는 전격 취소됐고
60년 전통의 개천예술제는 대폭 축소됐습니다.
오늘 시사논단에서는
신종플루로 인한 지역 대표축제의 취소와 축소의 의미,
그리고 향후 대책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 짐작은 하고 있었지만 이렇게 전격적으로 축제가 취소되고 축소된 것은 좀 의외다라는 생각이 드는데 어떻습니까?

▶ 당초 정부가 신종플루 확산으로
야외행사를 자제하도록 지자체에 권고하면서
한때 전국의 많은 축제들이
취소되거나 연기되는 사태를 빚었습니다.
하지만 불과 1주일만에 이러한 정부의 지침이
허용쪽으로 변경되면서
지자체 역시 개최여부를 두고 혼란에 빠졌습니다.
이후 전국적으로 당초 취소하기로 했던 축제들이
상당수 다시 개최하자는 분위기로 바뀌면서
진주지역의 대표축제인 개천예술제와 남강유등축제 역시
예정대로 개최되는 듯 했습니다.
하지만 진주시는 지난 14일 신종플루 확산으로
내달 열릴 예정이었던 진주남강유등축제를 전격 취소하고
개천예술제는 축소개최한다고 밝혔습니다.
정부가 지자체의 자율에 맡긴다는
완화된 지침을 내렸음에도 불구하고
진주시가 이러한 결정을 내리게 된 것은
신종플루 확산 추세가 계속되고 있는 시점에
축제를 강행하기에는 부담이 컸던 것으로 보입니다.
더군다나 진주지역에서도 감염자 수가 확산되고 있는 상황에서 10월 축제가 시민들의 건강과 안전에
심각한 위협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는 문제제기가 대두되고
무려 8억원이 넘는 손실을 감수하면서까지
축제를 개최할 필요성이 있느냐는 여론까지 더해지면서
이같은 결정이 내려진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진주시가 축제관련단체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66%가 취소 의견을 보였고,
여론조사전문기관에 의뢰한 설문조사에서도
60.2%가 취소해야 한다고 응답한 것으로 나타나
축제의 전격 취소와 축소는 불가피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 하지만 일부에서는 진주시의 이러한 결정이 성급한 결정이라는 지적도 있지 않습니까?

▶ 사실 신종 플루 확산을 눈 앞에 두고 보면서
국민 건강을 지키자는 데에는 이견이 있을 수 없습니다.
하지만, 남강 유등 축제 취소 결정에 있어서는
좀 더 시간을 갖고 신중하게 접근할 수는 없었는가 하는
아쉬움을 남기는 것도 사실입니다.
실제로 일각에서는 무리하게 축제를 개최했다가
신종플루가 확산되는 최악의 시나리오도 예상할 수 있지만
축제의 위상이 떨어지게 되는 우려도
적지 않게 참작이 됐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무리하게 축제를 개최했다가
만약의 하나라도 관람객의 수가 현저히 줄어들 경우
그동안 쌓아왔던 위상에 심각한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신종플루 확산에 따른 축제개최 여부에 대해서는
전문가들은 다소 견해를 달리하고 있습니다.
경상남도 의사회는 신종 플루의 전염력이 강해
실내 행사는 당연히 주의해야 하지만
실외 행사까지 일괄 취소하는 것은
신종플루에 대한 국민들의 불안감만 키우는 것이라고
밝히고 나섰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예산문제에 있어서도 관점의 차이가 있습니다.
진주시는 유등 축제를 강행할 때 드는 신종 플루 예방 비용을
10억 원으로 잡고 있지만
축제 취소에 따른 예산 손실은 이보다 2억 원 적은 8억 원입니다. 따라서 지역 경제가 입을 타격을 고려한다면
예방 비용이 문제가 될 수는 없다는 것입니다.
진주의 대표축제들의 취소와 축소를 두고
인터넷에서도 찬반양론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시민건강을 담보로 축제개최는 안된다는 의견에 대해
지역경제에 찬물을 끼얹는 일이라며
반드시 개최해야 한다는 의견이
서로 팽팽하게 대립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제 앞으로의 문제는 신종플루가 계속될 것에 대비해
과연 어떤 잣대를 마련하고
또 어떤 대안을 마련할것인가 하는 것입니다.
만약 단순히 신종플루 확산 때문에
지금처럼 축제들이 취소되고 연기된다면
내년 행사는 물론이고 신종플루가 완전히 소멸하기 전에는
축제개최가 어렵다는 얘기가 됩니다.
따라서 정부와 지자체, 그리고 축제를 준비하는 단체들은
올해를 교훈 삼아
향후 신종플루와 축제개최에 대한 대응책을
지금부터 마련해야 할 것입니다.
만약 그렇게 하지 못한다면
최악의 경우 축제들이 모두 사라지는 상황에
직면하게 될지도 모르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