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아침의 현장(8월 21일)

이어서 시사논단입니다.
오늘은 문화예술분야 황경규 객원해설위원을 연결합니다.
황위원님!

○ 오늘 논단 주제는 뭡니까?

▶ 지역 영상산업을 담당할
경남영상위원회의 사무국 설치와 관련한 논란이
진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결론부터 말씀 드리자면
사무국 설치와 관련한 경남도의 결정은 졸속이었고,
영상위의 주인이 되어야 할
영상인들의 목소리는 묻혀 버렸습니다.
단지 거기에는 돈과 권력,
그리고 정치적 명분만이 존재할 뿐이었습니다.
오늘 시사논단에서는 돈과 권력, 그리고 정치적 싸움으로 변질된 경남영상위원회의 현주소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 경남도의 결정이 졸속이었다는 건 왜 그렇습니까?

▶ 문제의 핵심에는 경남영상산업육성위원회가 있습니다.
이 위원회는 지난 7월 2일 공포된
‘경남 영상산업 육성조례’에 근거한 경남도의 산하기구입니다.
이 경남영상산업 육성위원회는 조례가 공포된지
불과 한 달만에 회의를 열고
경남영상위 사무국 소재지를 마산으로 선정하는
발 빠른 행보를 보였습니다.
문제는 육성위가 이번 사무국을 마산에 두도록 결정한
정당성 여부를 따지기에 앞서
조례가 공포된지 불과 한 달만에 갑작스럽게 육성위가 꾸려져
사무국 위치를 결정하게 된 배경에
경남도의 책임회피 의도가 짙게 깔려있다는 사실입니다.
결과적으로 보면
경남도는 사무국 소재지 결정 이후에 예상되는 반발에서
책임을 면할 수 있고 향후 경남도의 의지대로
영상위원회를 입맛대로 움직일 수 있게 된 것입니다.

○ 그렇다면 경남영상산업육성위원회의 기능이나 향후 역할 정립조차 돼 있지 않을 것 같은데요?

▶ 영상위원회가 출범한지 한 달만에 처음으로 한 일이 바로
사무국 소재지 결정이었습니다.
앞으로 영상위원회가 무슨 일을 어떻게 할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경남도가 시키는대로 사무국 소재지부터 덜컥 결정한 것입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사무국의 위치를 논의하기 보다는
경남영상위의 밑그림부터 그려야 한다는
다양한 목소리는 묻혀 버렸습니다.
향후 어떻게 하겠다는 계획도 없는 상황에서
덜컥 사무국만 결정지은 꼴입니다.
이 또한 경남도가 마음먹은대로 영상위원회를 끌고 가겠다는
경남도의 의도가 보이는 대목입니다.
하지만 정작 문제는
영상위원회가 경남도의 주문대로 움직이고 있는 상황에서
과연 제대로 된 기능을 할 수 있는가 하는 것입니다.
사무국 소재지 결정에서 볼 수 있듯이 영상위원회는
경남도의 꼭두각시에 불과합니다.
따라서 향후 영상위원회의 주역들이 될
영상인들과의 소통은 이미 단절되어 있는 상태이고,
경남도는 경남도의 판단과 처리만을 믿고 따라와야 한다는 식의 행정처리를 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영상위원회가 정체성을 세운다는 것은
불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예산과 인사에 발목을 붙잡히고 있는 영상위원회가
향후 제대로 된 기능과 역할을 할지에 대해 의문을 던지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인 것으로 보입니다.

○ 경남영상위원회가 돈과 권력, 그리고 정치적 싸움으로 변질됐다는 이야기도 있지 않습니까?

▶ 경남영상위원회 사무국 설치를 두고
진주 유치단과 마창설립추진위원회는
서로 깎아 내리는데 급급했고,
정치인과 공무원들도 이 싸움에 가세를 했습니다.
그들이 이토록 경남영상위원회에 집착하는 이유는
바로 치적쌓기에 아주 적합한 일이기 때문입니다.
경남영상위원회는 지역의 영상산업 발전이라는 명분도 있지만,
결국은 경남영상위원회가 가진 돈과 권력입니다.
수십억원에 달하는 지원금도 있고,
안정된 자리도 마련할 수 있는 곳이 바로 경남영상위원회입니다. 정치적 싸움으로 변질된 까닭이 여기에 있습니다.

이번 경남영상위원회 사무국 설치와 관련한 논란은
또다른 논란을 불러 들여서
경남영상위원회 발족부터 삐걱댈 것이 분명해 보입니다.
사무국 소재지 선정에서 탈락한 진주유치단의 경우
경남영상위원회가 법인설립 절차에 착수하지 못하도록 하는
행정결정 가처분신청 등 후속조치들을 통해
잘못된 것을 바로잡겠다고 주장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이에 대처하는 경남도의 자세도 문제입니다.
도민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경남영상위원회 도민 공청회 관련 예산이
천만원 이상 남아 있지만
당장 공청회는 계획이 없다는 입장입니다.
괜히 공청회를 열어봤자
지탄의 대상이 될 것이 뻔한 상황에서
경남도가 공청회를 통해 논란을 수습하는
성숙된 행정은 아예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경남영상위원회는
지역 영상산업 발전이라는 목표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현재의 상황을 봐서는
그 목표에 도달할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목소리가 아주 높습니다.
경남도와 경남영상산업육성위원회는
이번 사무국 결정 졸속 논란을 계기로
경남의 영상산업을 육성시키기 보다는
오히려 퇴보시키는 길로 가고 있지는 않은지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 봐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