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아침의 현장(12월 31일)

이어서 시사논단입니다.
오늘은 문화예술부문 황경규 객원해설위원을 연결합니다.
황위원님!

○ 오늘 논단주제는 뭡니까?

▶ 올 한 해 진주를 비롯한 경남의 문화예술계는
그 어느 해보다 다사다난했던 한 해였습니다.
오늘 시사논단에서는
2010년 문화예술계를 정리해 보는 시간을 가져보겠습니다.

○ 2010년 문화예술계에 대한 총평은 어떻습니까?

▶ 올해의 화두로 떠올랐던 지역경제활성화에 밀려
진주의 문화예술분야는
전반적으로 침체 분위기를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진주시가 지역경제활성화에 올인하면서
지역축제를 비롯한 문화예술계에 대한 대대적인 예산삭감과
문화예술단체의 전격해체 등이 이어지면서
문화예술계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그나마 5년 연속 최우수 축제였던 진주남강유등축제가
대한민국 대표축제로 선정되는 경사를 누렸지만
논개제는 예산삭감으로
내년 행사개최 여부가 불투명한 상태에 놓였고,
창제 62주년을 맞은 개천예술제 역시 예산삭감으로
순수문화예술의 발전전망을 더욱 어둡게 했습니다.
이외에 진주문화의 원류이자 뿌리인 진주문화원은
선거개입을 비롯한 각종 논란의 당사자가 되면서
여전히 제 역할을 하지 못했고,
진주의 랜드마크인 진주성을 홍보하는 전광판은
수억원의 예산을 투입했음에도 불구하고
무용지물인 것으로 드러나
진주시 문화행정의 현주소를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올 한해 문화예술계의 가장 큰 수확으로는
진주에서 개최된 전국체전 당시
남강유등축제를 비롯한 진주의 축제들이 성공리에 개최돼
축제의 도시 진주를 전국에 알리는 계기를 마련하게 된 것과
축제기간동안 보여준 성숙한 시민의식이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런 측면에서 볼 때 2010년 진주의 문화예술계는
순수문화예술의 침체기와
축제의 비약적인 도약이라는 선명한 대비점을 보여준
한 해 였다고 할 수 있습니다. 

○ 아무래도 올 한해 문화예술계의 화두는 지역경제활성화에 밀려난 문화예술계의 생존전략 마련을 위한 몸부림이 아닌가 싶은데 어떻습니까?

▶ 문제는 지역경제활성화라는 화두에 밀려난
문화예술계가 마련할 수 있는 대안이 없었다는게
가장 큰 문제였습니다.
이것은 곧 진주지역 문화예술단체들의 자생력이
바닥권이라는 사실을 반증한 일이었습니다.
실제로 올 해 6월 지방선거때부터
지역경제활성화를 위한 공약은 두드러졌지만,
문화예술관련 공약은 눈에 띄지 않았습니다.
더불어 막연했던 문화예술계의 위기감은
진주시의 내년 예산편성 과정에서 그대로 드러났습니다.
우선 논개제를 비롯한 진주의 3대축제에 대한 예산삭감이
일차적으로 진행됐고, 이어 진주시 소년소녀합창단의 전격해체, 문화예술단체에 대한 지원금이 삭감됐습니다.
합창단과 시민들의 거센 반발에도 불구하고
현재로서는 합창단의 해체는 현실화되었고,
다른 문화관련단체들 역시
진주시의 지원이 대폭 줄어들 것으로 보여
진주의 문화예술계가 올 한해 만큼의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을지는 예측하기 어렵습니다.
더불어 대규모 축제를 강타한 예산삭감은
소규모 축제는 물론이고
각종 순수문화예술 행사의 축소로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돼
내년 진주의 문화예술계는
전체적으로 고전을 면치 못할 것으로 보입니다.

○ 올 한해 문화계 사건사고 정리와 내년 문화예술계에 대한 전망도 좀 해주시죠?

▶ 먼저 진주시의 랜드마크인 진주성을 홍보하기 위해
수억원을 들여 설치한 전광판이
무용지물로 전락한데 대한 시민들의 비난여론이
한동안 진주를 뜨겁게 달궜습니다.
이 사건은 진주 관광의 핵심 키워드인
진주성을 바라보는 진주시의 시각이
어느 수준인가를 확인시켜주는 중요한 사건이었습니다.
그리고 진주문화원이 선거개입을 비롯한 각종 논란을 양산하면서 시민들에게 깊은 실망감을 안겨주었습니다.
이후 진주의 시민단체들이 문화원장의 퇴진을 요구하는가 하면 문화원 회원들이 원장에 대한 직무정지 가처분 신청을 하는 등 진주문화원 내부의 갈등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사실 올 한해 문화예술계 전반을 돌아보면
내년도 문화예술계가
과연 문화예술의 도시 진주라는 명성에 걸맞는
활동을 할 수 있을지 확신하기 어렵습니다.
올 한해의 화두였던 지역경제활성화는
내년에도 여전히 유효할 것으로 보이는 반면에
진주의 문화예술계는 이러한 침제분위기를 반전시킬만한
자체역량을 갖추었다고 보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비록 진주의 문화예술계가
내년에는 더욱 힘든 상황에 처할 것으로 보이지만
기존에 축적해온 문화적 역량을 바탕으로
당면한 어려움을 극복하고
다시 한 번 부활을 준비하는
그런 한 해가 될 수 있도록 다같이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