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아침의 현장(12월 3일)

이어서 시사논단입니다.
오늘은 문화예술분야 황경규객원해설위원을 연결합니다.
황위원님!

○ 오늘 논단주제는 뭡니까?

▶ 진주시립소년소녀합창단과 시립합창단이
전격 해체될 것으로 보입니다.
해체 이유는 예산절감 때문입니다. 합창단측은 즉각 반발했고,
학부모들의 항의는 온라인을 뜨겁게 달구고 있습니다.
오늘 시사논단에서는
진주시의 시립합창단 전격 해체를 통해 본
진주시의 문화행정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 진주시가 시립합창단을 해체한 이유가 단지 예산부족때문이라면 문제가 있는 것 같은데요?

▶ 진주시립합창단 해체에 대한 진주시의 주장은 이렇습니다.
지방자치단체에서 4개의 예술단을 운영하는 곳은
인구가 50만 이상이 되고 시의 재정 여건이 받쳐줘야 하는데
현재 진주시의 여건을 감안할 때
이들 4개 예술단을 끌고 가기 어려운 실정이라는 것입니다.
또한 그동안 4개의 예술단을 운영하다보니
단원모집이나 연습장소를 마련하는데도 애로가 많았던 점도
합창단을 해체하게 된 이유가 됐다는 설명입니다.
더불어 다른 지자체의 사례를 비교검토하고
현재 시의 예산형편을 고려해서
2개의 합창단을 효율적으로 운영하는 방안으로
결론짓게 되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같은 진주시의 결정에 대해
진주소년소녀합창단의 학부모 모임인 자모회는
강력하게 반발하고 나섰습니다.
자모회에서는
진주시가 주장하고 있는 예산삭감과 단원모집이 어려워서
운영이 힘들다는 것은 그야말로 핑계에 불과하고
최소한의 비용으로 아이들이 음악을 가까이 할 수 있는 기회를 진주시가 박탈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주장했습니다.
또한 이곳을 거쳐간 단원들중에
음악인의 길을 걷는 졸업생도 있고,
저마다의 음악에 대한 꿈을 키워가고 있는 상황에서
진주시의 일방적인 해체통보는
아이들의 미래를 짓밟는 행위나 다름없다면서
강력하게 항의를 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 만약에 진주소년소녀합창단의 운영에 대한 평가가 나쁘다면 해체주장을 납득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합창단 운영에 대한 평가는 어떻습니까?

▶ 지난 2004년 창단한 진주소년소녀합창단의 활동을 보면
이같은 진주시의 일방적인 해체 통보는
설득력을 얻기 어려운 것으로 보입니다.
소년소녀합창단은 지난 2007년 대전에서 열린
한국 어린이합창 컨벤션에서 최우상을 수상하는 등
전국무대에서 입상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습니다.
따라서 소년소녀합창단의 일방적 해체는
일단 합창단의 대외활동문제에서 비롯되었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실제로
기존의 시립교향악단이나 국악관현악단의 활동과 비교해봐도
전혀 뒤떨어지지 않는 다양한 활동을 해온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따라서 진주시가 시립예술단 가운데
굳이 소년소녀합창단을 비롯한
2개의 합창단을 해체하게 된 이유가 명확해 보이지 않습니다.
예산부족으로 인해
불가피하게 예술단을 축소해야 할 상황이었다면
4개의 예술단을 대상으로 객관적인 자료와 평가를 통해
해체할 예술단을 결정했어야 옳다는 의견이 적지 않습니다.
가능하다면 각 예술단 별로 충분히 소명할 기회와
시간적 여유를 주어야 하고,
부족한 예산을 확보할 수 있는 기회 역시
예술단에게 주는 것이 올바른 행정이었다는 것입니다.
이번 진주시의 합창단 해체 전격 결정은
진주의 문화를 바라보는 진주시의 시각이
얼마나 권위주의적이고
행정편의 주의적인가를 알 수 있게 하는 대목입니다.

○ 이번 합창단 해체로 절감한 예산은 어느 정도 됩니까?

▶ 언론보도에 따르면 소년소녀합창단을 비롯한
2개의 합창단을 해체하고 절감하게 될 예산은
대략 7억여원 정도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진주시의 주장대로 시의 여건을 감안하면
결코 적지 않은 예산절감효과를 가져왔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진주문화의 미래를 짊어질 아이들의 꿈을 빼앗은
대가치고는 결코 많다고 할 수 있는 예산은 아닙니다.
또한 각종 축전과 낭비·전시성 경비는
과감하게 축소하겠다는 진주시의 주장과 달리
일부에서는 특정단체나 정치권과 관련있는 단체에는
예산이 증액되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만약 대표적인 낭비 전시성 행사로 알려져 있는
코리아드라마페스티벌과 경남영상위원회 등
정치권과 관련있는 이들 단체의 행사에 대한 예산증액이
사실로 드러난다면
소년소녀합창단을 전격해체시킨 진주시의 이번 결정은
전 시민적인 비난에 직면하게 될 것입니다.
진주시의 현명한 판단을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