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아침의 현장(10월 22일)

이어서 시사논단입니다.
오늘은 문화예술분야 황경규 객원해설위원을 연결합니다.
황위원님!

○ 오늘 논단주제는 뭡니까?

▶ 최근 몇 년간 각종 구설수에 올라
휘청거리고 있는 진주문화원에 대해
대대적인 예산삭감을 비롯한 극단적인 조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높습니다.
오늘 시사논단에서는 날이 갈수록 진흙탕 싸움을 벌이고 있는
진주문화원의 문제점과 개선방향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 지금까지 진주문화원의 행보가 어땠는지 되짚어 볼 필요가 있을 것 같은데요?

▶ 지난 몇 년간 진주문화원은 각종 논란을 불러 일으켜
문화원 고유의 위상을 잃어버린지 이미 오래되었습니다.
따라서 진주문화원에 대한 제제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계속 제기됐지만, 진주문화원의 감시감독을 맡고 있는 진주시는 그동안 침묵으로 일관해 왔습니다.
그런데 진주문화원이 올해 들어서도
잇따라 각종 구설수에 오르면서
진주문화원의 대대적인 수술이 절실하다는 여론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올해 들어 진주문화원과 관련해 불거진 논란만 해도
한 두 가지가 아닙니다.
먼저 지난 1월 진주시의회에서는
진주문화원의 예산 운용과 관련한 문제점이 도마에 올랐습니다. 사업계획서에 없는 식대가 지출되는가 하면,
예산에 책정돼 있던 예산이 사용되지 않았는데도
결산서에 명시를 하지 않는 등 각종 문제가 노출되면서
예산조정이 필요하다는 질책까지 쏟아졌습니다.
이어 6월에는 현 진주문화원장이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불구속 기소되기도 했습니다.
김원장은 6.2 지방선거 당시
불법 유인물을 제작 배포한 혐의로 현장에서 체포됐지만,
개인적인 정의감에서 비롯된 돌출행동이었다는 점을 들어
회원들의 강력한 사퇴압력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원장자리를 지켰습니다.
일부 이사를 포함한 회원들은 진주문화원장에 대해
직무집행정지 가처분신청을 내는 등
진주문화원의 내부 진통은 극으로 치달았습니다.
또 지난 6월에는 지방선거에서 낙선한 일부 시의원들이
진주문화원장을 명예훼손과 선거법 위반으로 고발장을 제출해
더 이상 진주문화원은
지역문화 창달을 목적으로 하는 단체가 아닌
정치집단으로 각인되는 자충수를 두기도 했습니다.

○ 이번에는 비영리사단법인인 진주문화원이 수익사업으로 구설수에 올랐다는데 어떤 내용입니까?

▶ 지난 9월 진주문화원은 원장을 발행인으로
‘이야기 한자’라는 책자 1,000부를 제작해
문화원 산하 5개 연구소와 회원들에게
1권당 만원을 받고 판매를 했습니다.
진주문화원 정관상에는
진주문화원이 수익사업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대신
반드시 도지사의 승인을 받도록 정해 두고 있습니다.
하지만 진주문화원은 이 승인절차를 무시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그런데도 진주문화원은 이번 책자판매가
대외적인 수익사업이 아닌 회원들의 자발적인 참여였다면서
책임을 회피해 문화원 운영에 심각한 문제점이 있음을
스스로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최근에는 지난해 진주문화원으로 부터 제명당한 모 부원장이
문화원을 상대로 낸 제명처분 무효확인 소송이 승소하자
진주문화원은 다시 이사회를 개최하고
소송건의 상고 여부를 묻는 투표를 실시해
대법원 상고를 결정했습니다.
이로써 진주문화원은
지난해 문화원장이 폭행 혐의로 벌금형을 받은데 이어
제기된 소송에서 패하고
다시 상고를 결정함으로써
소송으로 점철된 진주문화원을 만들어가고 있다는
새로운 비난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진주문화원의 이러한 도덕성 결여와
운영상의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감시감독 기관인 진주시의 대처는 여전히 미온적입니다.
그동안 예산삭감을 비롯한
대대적인 수술이 필요하다는 여론이 적지 않았지만
진주문화원이 수술대에 오른 적은 단 한 번도 없었습니다.
따라서 일각에서는 진주문화원 내부의 자정능력 상실도 문제지만 더욱 근본적인 문제는
진주시에 있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습니다.
그동안 수많은 언론들이 진주문화원 문제를 다뤘지만
어떤 형태로든 진주문화원에 가해진 제제는
거의 없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따라서 결국 진주문화원의 도덕적 해이를 가속화시킨 주범은
오히려 관리감독 기관인 진주시라는 것입니다.
진주문화원이 바로 서기 위해서는
이제는 진주시가 정신을 차려야 한다는
일부의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만약 진주시가
진주문화원과 정치적으로 자유로운 관계에 있다는 것을
증명하고 싶다면
시민들과 회원들이 납득할 수 있는 조치를 즉각 취해서
진정으로 시민들로부터 사랑받는
진주문화원이 되도록 적극 나서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