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아침의 현장(10월 8일)

이어서 시사논단입니다.
오늘은 문화예술분야 황경규객원해설위원을 연결합니다.
황위원님!

○ 오늘 논단주제는 뭡니까?

▶ 창제 62주년이자 제60회 개천예술제를 맞아
의미있는 추모전시회가 관광객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개천예술제 창제자 추모전이 바로 그것입니다.
오늘 시사논단에서는 개천예술제 창제자 추모전을 통해
개천예술제의 역사와 의의를 알아보는 시간을 가져 보겠습니다.

○ 일단 개천예술제 창제자 추모전에 대한 안내가 필요할 것 같은데요?

▶ 개천예술제는 대한민국 종합예술제의 효시로
1949년 어렵고 힘든 시기에 실질적인 자주독립 1주년을 기리고 순수 문화예술 발전을 위해 진주에서 처음 개최되었습니다.
그 이후 1950년 한국전쟁과 1979년 10.26,
그리고 지난해 신종플루로 인한 궐제를 제외하고는
해마다 전국 규모의 명실상부한 종합예술제로 자리하면서
그동안 전국적으로 수많은 아류 예술제를 낳기도 했습니다.
이에 한국예총진주지부가 올해로 창제 62주년이자
제60회 개천예술제를 맞아 개천예술제를 창제한
파성 설창수 선생을 포함한
8명의 창제자를 추모하는 전시회를 마련했습니다.
추모전은 개천예술제 창제문을 쓴 파성 설창수 선생을 비롯해
한국화의 새로운 영역을 개척한 진주출신의 대표적인
현대 한국화가인 내고 박생광, 아나키스트 시인 동기 이경순,
예도 진주 예술 중흥의 기반을 마련한 청남 오제봉,
촉석루 화가로 알려진 효석 조영제,
진주의 향토 재야화가이자
진주미술문화발전에 큰 족적을 남긴 고운 홍영표,
개천예술제 음악부에 작곡부문 신설로
유명 작곡가를 배출한 노원 이용준,
촉석루 재건 등 향토문화 창달에 공헌한 청파 박세제 선생의
생애와 창제정신을 알 수 있는 기회가 되고 있습니다.
오늘날 진주가 문화예술의 고장으로 불리게 된 근본 이유가
바로 이처럼 개천예술제 창제를 주도한
이들 문화예술가들의 혼신의 노력을 다한
순수문화예술에 대한 열정과 사랑에 있습니다.
62주년을 맞이하는 시점에서
개천예술제를 탄생시킨 예술인들의 거룩하고 숭고했던
창제정신을 추모하고 그들의 예술작품을 재조명하기 위해
특별히 마련된 ‘창제자 추모전’은
오는 10일까지 경남문화예술회관 전시실에서 개최됩니다.

○ 개천예술제는 잘 알려져 있지만 개천예술제 창제 취지문을 아는 사람은 드문 것 같은데요?

▶ 단기 4282년 파성 설창수 선생이 쓴
개천예술제 창제 취지문은
오늘날 각종 아류와 복사된 축제가 판을 치는 세상에
순수문화예술의 정신이
어떠해야 하는지를 명확하게 알려주고 있습니다.
창제 취지문의 일부를 인용해 보겠습니다.
‘하늘과 땅이 있는 곳에 꽃이 피는 것과 같이
인류의 역사가 있는 곳에 문화의 꽃이 피는 것은
아름다운 우주의 섭리가 아닐 수 없다.
예술은 문화의 또 한 겹 그윽한 꽃이요,
예술이 없는 세계는
향기와 인간정신의 참다운 결실이 없는 것이다.
한때 예술이란
권력자를 위하여 궁중의 비원에 피는 꽃인 줄만 알았으나,
온전한 예술이란
사람의 목숨과 같이 영원히 자유롭고 대중적인 것이다.
여기 독립된 1주년을 기리 아로새기고
엄연하게 되살아난 겨레의 아우성과 마음의 노래와
그 꽃의 일대 성전을 사도 진주에 이룩하여
젊은 전 영남의 정신으로
개천의 제단 앞에 삼가 받들기를 뜻하는 바이다.’
파성 설창수 선생이 8명의 창제자와 더불어
이곳 진주에 뿌리내리고자 했던 것은
비단 순수문화예술에 그치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것은 순수문화예술을 통해 우리 민족혼을 오롯이
개천예술제라는 그릇에 담아내고자 했던 것입니다.
최근 개천예술제는 전국적인 특산품축제를 비롯한
각종 특화 축제에 밀려
이른바 지는 축제가 되고 있다는 지적이 적지 않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지속적인 자체 평가를 통해
문제점을 개선하는 등 개천예술제의 바람직한 발전방향에 대해 고민하고 노력하는 모습들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바람이 있다면 단순한 예산증액을 통한
예술제 규모의 확대만이 능사가 아니라
62주년을 맞이한 개천예술제의 역사에 걸맞는
새로운 형식의 예술제가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지적에
귀를 기울여야 할 것입니다.
파성 설창수 선생의 창제 취지문을 다시 한 번 음미하고
창제자 8명의 추모전을 통해
먹고 마시고 떠들고 노는 개천예술제가 아닌
개천예술제가 지니고 있는 정신을
다시 한번 기억하고 추모하는 시간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