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아침의 현장(9월 17일)

이어서 시사논단입니다.
오늘은 문화예술부문 황경규 객원해설위원과 연결합니다.
황위원님!

○ 오늘 논단 주제는 뭡니까?

▶ 올해 갓 출범한 경남문화재단이
문화권력으로 성장할 우려가 있으며,
이에 대한 제어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오늘 시사논단에서는
경남문화재단의 문화권력화 우려에 따른
바람직한 역할과 과제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 경남문화재단이 문화권력으로 성장할 우려가 제기된 이유는 어디에 있습니까?

▶ 지난달 26일 경남민예총과 경남발전연구원이 개최한
‘경남예술정책 심포지엄’에서 이러한 우려가 제기됐습니다.
이날 심포지엄에서 가장 먼저 도마에 오른 것은
경남문화재단의 로드맵이었습니다.
경남문화재단은 향후 문화예술정책 사업을 비롯한
경남도 산하 미술관, 문예회관 등
문화기관의 위탁운영은 물론이고
문화재발굴전문기구 운영까지를 포함한 로드맵을 재설정했습니다.
문화권력 성장 우려가 제기된 것은 바로 이 부분입니다.
현재로서는 로드맵에 불과하지만
경남문화재단이 구상하고 있는 로드맵이 현실화 될 경우
경남문화의 권력화가 불가피해 보인다는 것입니다.
특히 문화재발굴 전문기구 운영의 경우에는
경남문화재단의 대표적인 수익사업이 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가장 큰 우려를 자아내고 있습니다.
실제로 문화재발굴전문기구의 경우 전국적으로 그 수가 부족해 상당한 수익을 내는 사업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이에따라 향후 경남문화재단의 비대화에 따른
재단 운영상의 중복성 혹은 불균형을 조절하기 위해서는
영상관련 업무는 영상위원회로,
문화컨텐츠산업은 향후 설립될 경남문화 컨텐츠진흥원으로
분산하는 문화분권이 이루어져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 대신 경남문화재단은 문화경남을 위한 문화예술정책을
개발하는 등 재단 본연의 임무에 충실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 경남도의 문화정책과 연계하는 경남문화재단의 역할설정도 필요하지 않을까요?

▶ 사실 경남도의 문화예술정책은 수립단계에서조차
문화예술계는 배제된 채 관 주도로 이뤄지고 있고,
현재 도의 문화관련 예산이 턱없이 부족해
의미있는 결과가 도출되기는 어려운 실정입니다.
따라서 경남문화정책의 좌표설정을 위한 정책수립 과정에서
경남도의 정책담당 영역과 민간부문과의 거버넌스를 통한
의제설정과
지속적인 민간참여를 보장하는 시스템이
이루어져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경남문화재단은 도내에 훌륭한 문화예술 토양은 있지만 중앙 중심의 문화예술 정책의 피해로
지역문화예술의 진흥과
지역민의 문화예술향유 수준이 미흡하다는 반성에서 출발된
기구입니다.
따라서 경남의 문화정책을 수립하고
이를 실천하는 기구로서의 문화재단과
경남도의 문화정책에 대한 단순한 위탁업무 수준에서
역할을 자리매김 할것인가에 대한
명확한 선긋기가 필요한 실정입니다.
먼저 경남도의 문화예술정책 수립에 관련한 문제는
경남도와 도 출연정책연구기관으로 일원화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견해도 있습니다.
그 이유는 문화재단이 도의 정책방향에 따라
세부 실천사업의 수립 발굴과 집행을 담당해
다른 기관과의 역할상의 충돌과 갈등을
사전에 막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반면 경남문화재단이 경남도와 함께
문화정책의 수립도 동시에 하는
적극적인 역할이 필요하다는 주문도 나오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 문화예술 진흥을 위한 정책개발 및 자문이라는
고유한 역할을 오히려 강화시켜야 한다는 것입니다.

○ 만약에 경남문화재단이 경남도의 필요나 각종 단체의 요구를 중심으로 사고할 경우 도민의 문화복지가 오히려 제한되지 않을까요?

▶ 일단은 현재처럼 기금운용이나 지원사업 중심으로
사업이 지속될 경우
재단의 위상과 존재이유에 대한
심각한 의문이 제기될 수 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따라서 경남도의 하부기관으로 전락하는 경남문화재단의 모습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견해가 우세한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궁극적으로는 볼때
경남문화재단은 도민을 위한 문화 권리를 확대하는 측면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할 의무도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전국에서 운영되고 있는 광역단체 문화재단들을 보면
문화정책 개발 등의 본연의 기능은 축소되고 있는 반면에
문화시설 관리 조직인
총무나 경영팀의 비중이 비대해지고 있습니다.
현상황에서 경남문화재단이 구상하고 있는 로드맵은
기존의 문화재단이 안고 있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책도 마련돼 있습니다.
하지만 문화재단의 역할은
도민의 문화 향유 기회를 어떻게 확대할 것인가 하는데 있습니다.
이 문제에 대해 도민의 동의를 구해야 하고
대안을 갖고 있지 못한 로드맵은
결코 도민들의 환영을 받기 어렵다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