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아침의 현장(9월 10일)

이어서 시사논단입니다.
오늘은 문화예술분야 황경규 객원해설위원을 연결합니다.
황위원님!

○ 오늘 논단주제는 뭡니까?

▶ 지난해 8월 진주문화원을 중심으로 제기되었던
진주대첩제 추진이 최근 발기인 모임을 준비하는 등
본격화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에대한 시각은 대체로 두가지로 나뉘고 있습니다.
진주정신의 표상인 진주대첩체 개최를 통해서 진주를
남부권 문화관광 거점도시로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도 있는 반면, 일각에서는 국가적 예산 낭비는 물론이고
특정 세력의 주도에 따른 행사취지의
왜곡 우려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오늘 시사논단에서는
진주대첩제 추진 해법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 먼저 진주대첩제 추진과 관련한 경과를 좀 알아볼 필요가 있을것 같은데요?

▶ 진주대첩제의 필요성을 제기한 단체는
진주문화원으로 볼 수 있습니다.
지난해 현 진주문화원장이 당선된 이후에
7만의총 건립을 위한 진주대첩제 추진의사를 밝혔고,
같은해 8월에 한나라당 최구식의원 주최로 열린 간담회에서
진주대첩제 추진 필요성이 정식으로 제기됐습니다.
당시 간담회에서 진주대첩제의 목적으로 제시된 것은
민족정체성 확보와 유적자원화를 통한 지역경제활성화,
남부권 문화관광 거점도시 구축,
동북아시아의 평화 선도역할 주도 등이었습니다.
당시 준비위원회 관계자 역시
임란 당시에 민관군이 충의로 뭉치고
왜군을 물리쳐 나라의 수치를 씻은 것이 진주대첩인데도
순국한 7만의 숭고한 충의정신을 기리는 대첩제가 없다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라면서
진주대첩제의 필요성을 강력하게 주장한 바 있습니다.
이후 1년이 지난 최근에
진주문화원을 중심으로 한 준비위원회가
발기인모임을 만들기 위해
각 분야별로 다양한 여론을 수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진주대첩제 추진 문제가
조만간 본격적인 논의의 장에 오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 진주대첩제 추진에 대한 지역의 여론은 어떻습니까?

▶ 진주대첩제 추진을 통해 이루고자 하는 목표에 대해
근본적으로 문제를 제기할 사람은 거의 없다고 봅니다.
다만 문제는 진주대첩제 추진에 앞서
지역축제의 양적 풍요로움에 비해
질적인 아쉬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적지 않다는 점입니다.
더불어 최근에는 유사한 축제의 통폐합을 정책적으로 검토하는 자치단체가 늘어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기존의 남강유등축제 등과 성격을 같이 하는
유사축제의 새로운 등장은 바람직한 일이 아니라는
전문가들의 지적도 설득력을 얻고 있습니다.
특히 가장 많이 지적되고 있는 부분은
진주대첩제를 실질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일부 특정단체의 주도 등으로
원래의 취지가 왜곡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라도
진주대첩제 추진과 관련한 논의의 과정이
투명하게 운영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적지 않습니다.
더군다나 진주대첩제가 추진될 경우,
남강유등축제나 개천예술제처럼
진주의 역사성을 담고 있는 축제들과의 관계정립 문제 역시
쉽게 풀어내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당장은 발기인 모임을 준비하는 사전 준비단계에 불과하지만,
궁극적으로 진주시민들의 동의를 이끌어내는
장치가 마련되지 않는다면
진주대첩제 추진의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실현가능성은 그리 높아보이지 않습니다.

○ 결국에는 단체간의 이권다툼으로 비춰질 우려도 있다는 말씀이신것 같은데, 대안이 있다면 말씀해 주시죠?

▶ 사실상 진주대첩제의 추진은
지역축제의 새로운 판도변화를 전제하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기존의 축제만으로도 포화상태에 이르고 있는
진주의 상황을 감안할 때
또다시 연간 20억원에 가까운 예산을 투입하는
새로운 축제를 만든다는 것은
기존 축제들과의 명확한 관계정립이 되지 않을 경우
상당한 혼란을 불러일으킬 소지가 다분합니다.
따라서 궁극적으로는
진주대첩제 추진이 원만한 합의점을 도출하는 과정은 생략한 채, 무조건 강행할 경우에는
축제를 통한 지역의 화합과 전통문화계승이라는
축제 본래의 목적은 사라지고
분열과 불협화음만 난무하는
최악의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입니다.
이런관점에서 볼 때, 진주대첩제의 경우,
단지 축제개최의 필요성만으로
용납되기는 어려운 점이 적지 않습니다.
그리고 진주대첩제 추진 논의에 앞서
반드시 고민해야 할 부분이 있습니다.
그것은 지역의 축제를 통합 지원하는 체계와
전문성을 갖춘 진주시축제위원회를 구성하는 문제입니다.
만약에 지역의 각종 축제들을 통합관리하는
축제위원회가 구성이 된다면
기존 축제들의 체계적인 관리는 물론
지역축제의 질적향상을 통한
진정한 지역경제활성화 또한 온전히 기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진주대첩제 추진을 계기로 축제위원회가 구성되고,
또 이를 통해 지역 축제 활성화를 통한
지역발전의 기회를 준비하는
그런 계기가 되었으면 마음 간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