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아침의 현장(6월 17일)

이어서 시사논단입니다.
오늘은 문화예술부문 황경규 객원해설위원을 연결합니다.
황위원님!

○ 오늘 시사논단은 어떤 내용입니까?

▶ 최근 도립예술단 창단에 대한 논의가 불거지면서
예술계 사이에 찬반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지금은 창단논의가 조금 수그러든 상태지만
논란의 핵심을 살펴보면 크게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문화예산의 분배와 예술단 운영주체 문제입니다.
오늘 시사논단에서는 도립예술단 창단을 둘러싼 논란과 향후 전망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 도립예술단 창단과 관련된 논의의 시발점은 어디였습니까?

▶ 경남도의회 조우성 도의원이
도의회 5분 발언을 통해
경남도에 도립예술단 창단을 촉구한 것이
논란의 출발점이 되었습니다.
조우성의원은 5분 발언을 통해
보조금에 의한 예술단체의 활동은
거의 대도시를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어
상대적으로 소외되고 있는 농어촌지역이나
군소도시의 도민들에게
균등한 문화예술 향유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도 단위 예술단 창단이 필요하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리고 해마다 늘어나는
도내 연주자들의 일자리 창출은 물론이고
도민들에게 순수예술을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측면에서 볼때도
도립 예술단 창단이
반드시 실현되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현재 전국 광역자치단체 중에서
경남에만 유일하게 도립예술단이 없는 상황에서
도립 예술단의 창단이
경남도민의 문화예술 수준을
한단계 끌어 올리는 기폭제가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전국 광역자치단체의
도립예술단 보유현황을 보면
경기도가 팝스 앙상블을 비롯한 4개,
강원도 2개, 충북 1개, 충남 1개, 전북 1개, 전남 1개, 경북 2개, 제주도가 도립무용단을 비롯해
5개의 예술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전국 광역자치단체 가운데
경남도의 예산규모가 서울 경기에 이어
3번째로 높은 반면
예술단이 하나도 없다는 사실만 볼때는
예술단의 창단 요구와
경남도의 문화정책 전반에 대한 질책은
당연한 것으로 보여집니다.
하지만 정작 문제는
도립예술단 창단 논의가 불거지자마자 등장한
문화예산 분배와 예술단 운영주체를 두고 벌어지는
예술계의 찬반논란입니다.
그 논란의 가운데
정작 도립예술단의 주인이 될 도민을 위한
고민의 흔적은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다만 도립 예술단 창단 문제가
예술계의 밥그릇 싸움으로 비치고 있는 것입니다.

○ 도립 예술단의 창단 필요성에 대한 의견은 어떻습니까?

▶경남에만 도립 예술단이 없기 때문에
만들어야 한다는 시각으로 접근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예를들면 도립 예술단을 만들어서
대도시에 비해 상대적으로 소외받고 있는
농어촌 지역과 군소도시를 방문,
수준높은 예술공연을 제공한다는 것이
근본취지인 것 같습니다.
하지만 예술단 창단과 관련한 이 같은 인식은
진부하다는 것이 공통된 의견입니다.
먼저 현재 전국 광역자치단체의
예술단의 운영상황을 볼 때
도민들로부터 그다지 높은 호응을
얻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간과하고 있습니다.
예술단을 운영하자는 취지는 좋지만
투자대비 효율은 그리 높지 않다는 사실입니다.
일부 전문가는 오히려 경남에 예술단이 없다는 사실을 다행스럽게 생각해야 한다는
부정적인 견해를 보이기도 했습니다.
또 하나의 문제는 문화예산의 분배 문제입니다.
실제로 도립예술단의 경우는 돈먹는 하마입니다.
만약 도립 예술단이 창단되면
기존 문화관련 예산의 상당액이
투입될 것이 뻔한 상황에서
많은 관련단체들이 반대의사를
분명히 하고 있는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도립 예술단이 창단되면
중소 규모의 예술단체와 군단위 예술단체만
피해를 본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현재 도 문화예산의 대부분이
공연단체에 집중되고 있는 실정이고,
이것이 고쳐나가야 할 부분인데
오히려 더욱 심화될 우려가 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또 하나의 문제는
예술단의 장르와 운영 주체의 문제입니다.
지난 2008년 논의되었다가 수면 아래로 가라앉은
경남도립극단 문제를 보면 알 수 있습니다.
과연 도립예술단을 창단한다면
예술단의 장르는 무엇으로 할 것인가 하는 문제는
여전히 풀기 어려운 숙제라는 것입니다.
연극 장르를 선택한다면
무용이나 음악 등의 장르에서
손을 놓고 있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운영주체 문제도 뜨거운 감자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경남예총은 관과 민간이 함께 운영하는 것이
옳다는 주장을 하고 있는 반면
예술단 창단을 거론했던 조우성 도의원은
경남문화재단이 운영했으면 한다는 의사를 밝혔습니다.
경남예총이든 경남문화재단이든 간에
정작 중요한 문제는
과연 경남 도립예술단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 형성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그리고 매년 각 광역단위 예술단의 비리와
진보와 보수간의 갈등이 불거지고 있는 상황에서
과연 예술단이 지향하고 있는
창단목적을 이룰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의문도
쉽게 가시지 않습니다.
도립예술단 창단이
한 때의 헤프닝으로 끝날지 아니면
경남도 차원의 검토에 이어 현실화될지는 미지수이지만 결국 중요한 것은
예술단 창단이 밥그릇 싸움이 되어서는
안된다는 사실입니다.
진정 도민을 위한 예술단 창단이 목적이라면
모든 논의의 출발점은
도민들의 예술 향유 기회 제공에 있어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