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아침의 현장(5월 6일)

이어서 시사논단입니다.
오늘은 황경규 객원해설위원을 연결합니다.
황위원님!

○ 오늘 논단주제는 뭡니까?

▶ 경남예총에 대한
경찰의 비리혐의 수사가 진행되고 있지만,
이해당사자인 경남예총은 물론 경남민예총까지도
예술인들의 입장을 밝히는 성명서 하나 없이
뒷짐만 진채 수수방관하고 있어
비난의 목소리가 높습니다.
오늘 시사논단에서는
경남예총 비리 혐의 수사를 계기로
경남의 예술인과 경남예총이
자정과 반성의 기회로 삼아야 함은 물론
지자체의 보조금 지원제도의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 경남예총의 비리 혐의에 대한 수사가 진행된 이후 경남지역 예술인들의 움직임은 어떻습니까?

▶ 경찰의 경남예총 비리 혐의에 대한 수사는
단연 예술인들 사이에서 화제의 중심이 되고 있습니다. 경찰의 수사진행 방향에 대한 의견을 개진하는가 하면, 경남예총의 향후 운명에 대해
나름대로 분석결과를 전망하면서
경남예총이 이번 기회에 면모를 일신해야 한다는 결론에 이르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발언들은 개인의 주장에 머물고 있습니다. 경남의 예술가중 그 누구도 이번 사태에 대해
공개적인 주장을 꺼려하고 있는 것입니다.
심지어 예술가뿐 아니라 예술가단체들도
소위 팔짱을 끼고 사태를 관망만 할 뿐
그 흔한 성명서 한 장 발표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 대해
그동안 경남의 예술계가 가진 고질병에 따른
당연한 결과라는 해석도 분분합니다.
경남지역의 그 어떤 예술인도, 예술단체도
지자체의 예산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지난 2005년
경남예총의 독주를 견제하는 단체로 출범한 경남민예총 역시 침묵하고 있습니다.
이번 비리사건의 핵심은
지역예술계에 고루 돌아가야할
예산이 횡령되었다는데 있습니다.
다시 말하면 예술가들에게 돌아가야할 예산이
착복되었는데도 불구하고 그들은 입을 닫고 있습니다.
과연 이 침묵이 무엇을 의미하는지에 대해서도
많은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더불어 관련 예산에 대한 감시가 주된 업무인
문화관광위 소속 경남도의원들의 역할에 대해서도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습니다.
사실 이러한 비리의 뿌리가
오래전부터 고착화돼 왔다는 사실을 감안한다면
도의회의 감시소홀 문제 역시
크게 지적받아야 할 문제입니다.

○ 최근 창원시가 사회단체보조금에 대한 점검을 철저히 하라는 특명을 내리기도 했는데, 아무래도 경남예총의 비리문제에 영향을 받은것 같은데 어떻습니까?

▶ 일반적으로 사회단체보조금은
이른바 정치인의 정치생명과 다름없습니다.
이들 단체의 정치적 영향력을
지자체가 무시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그동안 사회단체보조금에 대한 감사나 점검은
거의 전무하다시피 했습니다.
사실 경남예총을 비롯한 많은 단체들은
자신들의 예산이 줄어드는 위기 앞에서는
일치단결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자신들을 향한 비판에는 침묵으로 일관해 왔습니다.
창원시가 사회단체 보조금의 점검을 철저히 하라는
특명을 내린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습니다.
이같은 특명이 내려진 것은
그동안 보조금이 허튼 곳으로 새고 있다는 사실을
반증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보조금이 특정 단체에 편중지원되는 것도 문제입니다.
이른바 파워가 있는 단체는
이런 구실 저런 구실을 만들어
많은 액수의 보조금을 챙기고 있지만,
소규모 단체의 경우, 보조금 지원에서 제외되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이른바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도처에 심화되고 있는 것입니다.
이러한 보조금 편중지원 현상이
특정 단체의 배불리기에 이용되고
심지어 이번 경남예총의 비리문제와 같은
허점들이 발생하고 있는 것입니다.
따라서 이같은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보조금 사용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의 틀을 만들어
기준에 미달할 경우 개인과 단체를 가리지 않고
보조금을 삭감하는 기준이 만들어져야 합니다.
각 단체들의 활동이
경남도민들의 문화적 질 향상과는 관계없이
단체의 회원수가 많고, 파워가 있다고 해서
많이 지원하고,
회원이 적다고 해서 보조금이 적어지는 것은
형평성에 맞지 않습니다.
이러한 제도적 개선이 하루빨리 이루어 지지 않는한
경남예총 비리 사건은 결코 사라지지 않을 것입니다.
경남예총 비리사건을 계기로
일부 변화의 목소리를 가진 예술인들이 있긴 하지만,
경남예총이라는 거대한 구조적 한계를 뛰어 남기는
사실상 어렵습니다.
따라서 이제는 경남도 뿐만 아니라
소위 정치인들이 나서서
이 구조적 문제를 개혁해야 합니다.
또다시 정치적 고려로 인해
이번 사건이 어물쩍 넘어가버리고 만다면
경남의 예술계는
다시는 과거의 명성을 얻기 어려울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