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아침의 현장(4월 22일)

이어서 시사논단입니다.
오늘은 문화예술분야 황경규 객원해설위원을 연결합니다.
황위원님!

○ 오늘 논단 주제는 뭡니까?

▶ 경남예총의 보조금 횡령문제가,
수십년째 불거져 나오고 있는 경남예총 해체론에
불씨를 지피고 있습니다.
군사정권의 선전도구라는 태생적 한계와
지자체에 예산을 의존하는 관변단체라는 한계를 지닌
경남예총의 해체논의는
이번 일로 인해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오늘 시사논단에서는
보조금 횡령으로 해체라는 중대 길목에 선
경남예총이 가야 할 길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 경남예총은 어떤 단체이고, 이번 사건에 일어난 근본원인은 어디에 있다고 보십니까?

▶ 한국예술문화단체 총연합회 경남도지회의 약칭인
경남예총은 문화예술인 상호간의 친목을 도모하고
그 권익을 옹호하여 민족 예술의 국제적인 교류와
인류문화발전 및 창달에 기여함을
목적으로 하고 있는 단체입니다.
현재 무용, 연극, 음악 등
9개 도 단위 분과별 예술협회와
도내 17개 시․군 지부를 회원단체로 하고 있으며
회원수는 5,000여명에 이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문제는 경남예총이 경남예술발전에 기여하기 보다는
오히려 그 발전을 가로막는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목소리가 그동안 적지 않았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사실상 그들만의 리그로 변질된
경남예총의 사업들은
그동안 많은 의혹제기의 중심에 있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경남예총이 역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문예진흥세미나입니다.
이 행사는 해당지역의 예술단체와
예술교류협정을 맺는 정도로 끝나는
외유성 관광행사임에도 불구하고
해마다 경남예총의 중요사업으로
자리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경남 전역의 문화예술인들이
단돈 50만원, 100만원의 지원금을 받기 위해
발이 닳도록 뛰고 있는데 반해
경남예총은 무려 수천만원의 예산을 들여
관광을 다녀오고 있는 것입니다.
반면에 경남도내 문화예술인을 위한 일에는
전혀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얼마전 전국적인 주목을 받았던
예술인복지법 제정과 관련해서도
성명서 하나 채택하지 않는 허울뿐인 단체였음이
적나라하게 드러났고,
도내 예술인들중에
건강보험에 가입된 사람은 얼마나 되는지,
한 달 수입은 얼마나 되는지
실태조사 한 번 벌이지 않은 곳이 경남예총입니다.
하지만 예산편성 때는 회장의 업무추진비 책정과
사무처직원의 처우개선에 대한 건의는
매년 빠지지 않고 등장하고 있습니다.
적어도 경남의 예술인들에게 있어 경남예총은
그들만을 위한 예총일 뿐이었습니다.
경남예총의 해체론에 힘을 실어주고 있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 향후 경남예총이 가야 할 길이 험난할것 같은데, 어떻습니까?

▶ 일단 경찰의 수사가 마무리 되는대로
경남예총의 집행부는 전원 사퇴하고
경남의 예술인들에게 백배사죄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경남예총의 해체논의를 불러 일으킨
여러 가지 문제에 대한 심각한 고민과
문제해결 노력이 선행되어야 할 것입니다.
경남예총은 군사정권시대의 정치적 산물입니다.
예술과 정치가 만나면
예술은 결코 예술 그 자체가 되기 어렵습니다.
그리고 예총은
지자체의 지원을 받는 관변단체로 남는 한
그들의 정치적 행보를 막기도 어렵습니다.
이번 기회에 태생적 한계를 가진
경남예총의 발전적 해체에 대한
진지한 논의가 반드시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만약 이번 사건을
한 개인의 잘못된 욕심에서 비롯된
사소한 문제로 치부해 버린다면
경남예총에 대한 그나마의 신뢰도
유지하기 어렵게 될 것이라는 사실을
분명히 알아야 할 것입니다.
더불어 경찰의 철저한 수사도
반드시 이루어져야 할 것입니다.
만약 정치적 이해관계로 사건이 축소된다면
결과적으로는 경남예총을
두 번 죽이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경남도의 역할입니다.
이번 기회에 경남예총에 대한 지원을 중단하고
경남문화재단의 기능을 확대해
경남의 예술인들을 실질적으로 지원해 줄 수 있는
법적근거를 마련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경남예총을 비롯한
경남지역에서 막대한 지원금을 받고 있는
각종 단체들에 대한 대대적인 감사도 수반되어야 합니다. 그동안 경남에서는
이들 대규모 지원단체에 대해
실질적인 감사를 벌인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이번 기회에 철저한 보조금 지원에 대한
감사가 이루어져야만
제2, 제3의 경남예총 사태를 방지할 수 있을 것입니다.
‘경남예총이 죽어야만 예술인이 산다’는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사람이 많은 이유는
단 한가지입니다.
경남예총은 그들을 위해 존재했을 뿐,
경남의 예술인을 위해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