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아침의 현장(11월 18일)

이어서 시사논단입니다.
오늘은 문화예술부문 황경규 객원해설위원을 연결합니다.
황위원님!

○ 오늘 논단은 어떤 내용입니까?

▶ 진주대첩기념사업회가 지난 주말 진주성 일원에서 제1회 진주대첩제를 개최했습니다. 행사를 앞두고 진주문화원을 비롯한 일부 문화단체들이 행사 개최를 반대 하는 등 홍역을 치르기도 했지만 무난한 출발을 했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진주대첩에 걸맞는 프로그램의 부족은 물론 진주시민들의 전폭적인 호응을 이끌어 내지 못했다는 점에서는 향후 진주대첩제의 미래가 그리 밝지 못하다는 부정적인 전망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오늘 시사논단에서는 진주대첩제에 대한 지역의 여론과 향후 방향설정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 진주대첩제 개최에 대한 지역의 여론은 어떻습니까?

▶ 지금까지 진주대첩을 기념하는 제전이나 축제를 개최해야 한다는 여론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피력한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그만큼 진주대첩은 임진왜란이라는 국난극복의 단초를 마련한 대표적인 전투이기 때문입니다.
그동안 개천예술제의 명칭을 진주대첩제로 바꾸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되었고, 수년 전부터는 더 늦기전에 진주대첩제를 추진해야 한다는 주장이 더욱 설득력을 얻기도 했습니다.
문제는 진주대첩제 개최시기와 추진주체, 그리고 기존 축제에 녹아있는 진주대첩 관련 행사의 독립 가능성 여부 등이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었습니다. 결론적으로 진주대첩제 개최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가 있었다기 보다는 기존의 축제들과 잘 융화되는 보다 나은 방안을 찾지 못했다고 보는 것이 옳습니다.
이런 관점에서 볼때 진주대첩제는 그 어떤 단체도 진주지역 사회의 합의를 전제로 하지 않고서는 쉽게 추진하기 어려운 점이 있었던 것입니다.
따라서 진주대첩제 개최에 대한 필요성에는 공감을 하고 있지만 진주시를 비롯한 지역의 많은 단체들이 쉽게 추진의사를 밝히고 적극적으로 추진하지 못했던 것이 현실입니다.
진주대첩제 추진 관련 여론이 공식적으로 제기된 것은 지난 2009년입니다. 진주문화원을 비롯한 일부 단체들이 진주대첩제 개최의 필요성과 추진의사를 밝힌 것입니다.
이후 진주대첩기념사업회가 꾸려지면서 행사를 준비, 2년여만에 진주대첩제라는 이름으로 진주에서 행사가 개최되었지만, 행사를 앞두고 비공식적이긴 하지만 진주시의 외면속에 진주문화원을 비롯한 예총진주 지부 등의 단체들이 정식으로 문제제기를 하면서 결국 전 진주시민들의 축하속에 치러지지 못하고 반쪽짜리 행사로 전락하고 마는 최악의 결론을 이끌어 내고 말았습니다.
지역에서 진주대첩제 개최의 필요성과 당위성에도 불구하고 그 어떤 단체도 쉽게 나서지 못하고 신중하게 고민했던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었던 것입니다.
진주대첩제가 다른 지자체에서 개최하는 제전이나 축제의 아류가 될 수 없는 까닭은 다른데 있지 않습니다. 진주성 전투에서 순국한 6만 민관군의 넋을 위무하는 일을 추진함에 있어서 단지 특정단체의 의욕만으로 추진되어서는 곤란한 진주만의 가치를 가진 일이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 일단 출발은 했는데, 향후 진주대첩제의 전망은 어떻습니까?

▶ 현재 제기되고 있는 추진주체의 문제와 명칭표기 문제 등은 논외로 하더라도 가장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할 것은 진주대첩 개최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 내는 일입니다.
우선 지역의 수많은 축제중 하나라는 부정적인 인식을 개선하는 것도 문제지만, 진주대첩제 추진에 부정적인 견해를 가지고 있는 진주시는 물론이고 관련 문화단체들의 동의를 이끌어내지 못한다면 진주대첩제의 미래는 밝지 못할 것으로 보입니다.
만약 이 문제를 해결하려는 의지를 보이지 않고 기념사업회 단독으로 대첩제를 계속 추진한다면 진주대첩제를 통해 이룩하고자 했던 목적달성은 도외시한채 축제 주도권 쟁탈이라는 대립만이 남겨지게 될 것입니다.
일각에서는 진주대첩제가 7만민관군의 순국정신을 기리는 합동위령제를 올리고 임진왜란 연구라는 특수목적의 제전으로 성격을 잡아가는 것도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즉, 기존 축제 즉 개천예술제와 남강유등축제가 기리고 있는 진주대첩 관련 행사와 차별화를 둔다면 그 자체로도 상당한 의미를 가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문제는 과연 이러한 의견을 진주대첩 기념사업회가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는가 하는 것입니다.
또하나 중요한 문제는 진주대첩제가 기존의 축제처럼 수익을 목적으로 해서는 안된다는 움직일 수 없는 지역의 여론입니다. 진주대첩제를 가지고 먹고 사는 방편으로 삼는다면 이것은 결코 용서할 수 없는 일이라는 것입니다. 진주대첩제가 그 오랜 기간동안 지역사회의 화두로 존재했지만 쉽게 추진되지 못했던 이유 중의 하나가 바로 여기에 있는 것입니다.
이제 막 출발된 진주대첩제가 임진계사년 나라를 위해 순국한 호국영령들을 위무하는 순수한 제전이 되기를 간절히 기원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