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아침의 현장(10월 21일)

이어서 시사논단입니다.
오늘은 문화예술부문 황경규객원해설위원을 연결합니다.
황위원님!

○ 오늘 논단은 어떤 내용입니까?

▶ 진주시가 이성자미술관 건립에 대해
사실상 불가 입장을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주시가 2014년까지
점차적으로 추진하겠다는 의견을 내놓은지
불과 8개월만의 일입니다.
이에따라 이성자 미술관 건립을 위한 진주시민 모임은 진주지역 시민단체들과 연대해 시를 압박하는 한편
미술관건립을 위한 묘책 짜내기에 골몰하고 있습니다.
오늘 시사논단에서는 이성자 미술관 건립과정을 통해 본 진주시의 문화정책에 대한 인식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 이성자미술관 건립에 대해 진주시가 공식적으로 입장표명을 한건가요?

▶ 공식적인 입장은 아닙니다.
최근 시민모임 관계자가
진주시장을 개인면담한 자리에서
사실상 불가 입장을 전해 받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표면적인 이유는 예산부족입니다.
하지만 그 속내를 들여다 보면
진주시의 문화관련 예산의 유례없는 삭감 행보에
미술관건립이 해당된 것이라고 보는 것이
더 정확한것 같습니다.
하지만 시의 이같은 입장은
불과 8개월 전에 보였던 태도와는 상반되는 것이어서
시민모임을 비롯한 많은 시민들로부터
공분을 사고 있습니다.
지난 2월 진주시는 당장은 어렵더라도
2014년까지 장소 물색 등 미술관 건립을
점차적으로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뒤바꾸고
사실상 불가입장으로 선회를 한 것입니다.
물론 진주시가 공식적인 입장을 밝힌 것은 아니지만
진주시장이 직접 불가하다는 의사를 표명함에 따라
이성자미술관 건립사업은
별도의 대안이 마련되지 않는 한
건립이 불투명해 질 것으로 보입니다.
이에대해 진주시민 모임 측은
진주지역 시민단체들과 연대해
이성자미술관 건립의 필요성을 시민들에게 알리고
진주시를 압박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하지만 지역 문화에 발전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견지하고 있는 진주시를 압박해
이성자미술관 건립을 이끌어내는데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 그렇다면 전혀 방법이 없는 겁니까?

○ 당초 시민모임측은 경남도를 방문해
경남도문화예술회관 옆 주차장 부지에
미술관을 건립하고 건축비를 지원받는 대신에
예술회관 운영권을
진주시로 이관하는 방안을 제시했습니다.
당시에는 경남도 역시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보였지만,
최근에 주차장 부지 활용은 사실상 어렵고
대신에 미술관을 혁신도시 부지에 건립하자는
의견을 보내왔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제안 역시
미술관건립을 사실상 포기하라는 것과 다름없습니다.
혁신도시 부지내에 미술관이 건립될 경우
접근성이 떨어지는 문제와 함께
건립시기가 2014년 이후로 미뤄지게 됩니다.
사실 이성자미술관이 오는 2014년까지 건립되지 못하면 이성자 화백이 기증한 작품은
유족들에게 반환해야 합니다.
따라서 혁신도시내 부지에 미술관을 건립한다는 것은
현재로서는 사실상 불가능한 일입니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일은
경상대학교에서 미술관 건립부지를
무상으로 제공하겠다고 나선 것입니다.
물론 확정된 것이 아니라 제안에 불과한 실정이지만
현재로서는 최선의 방안이 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경상대학교의 제안을 받아들인다고 해도
문제가 없는건 아닙니다.
미술관 건립에 필요한 건축비 마련이 쉽지 않은것입니다.
시민모임은 그동안 진주시민들을 대상으로
성금모금 활동을 폈지만
이 역시 지지부진해 지자체의 도움이 없이는
사실상 미술관건립이 어려운 실정입니다.
더구나 이성자미술관건립과 관련해
시민모임내에서도 이성자미술관이 아닌
진주시립미술관을 건립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되면서 시민모임의 추진력도 상당히 떨어진 상태입니다.
고인이 된 재불화가의 고향사랑에서 시작된
미술관 건립사업이
추진 4년이 지나도록 첫 삽을 떠기는 커녕
방향조차 제제대로 정하지 못하고 표류하고 있습니다.
미술관 건립사업이 민간 시민모임에서
추진하기에 쉽지 않은 사업이기는 하지만
정작 문제는 지역의 문화를 바라보는
지자체의 시각입니다.
지역문화활성화보다는
대기업 유치에만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정상적이라고 보기 어려운
시의 문화정책에 대해 지적하지 않을 수 없는 것입니다. 물론 진주시장의 입장표명이
당장 어렵다는 식으로 이해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공인된 입장에서
시민들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지 않고
개인적인 의견을 토대로 예산을 핑계삼아
정책을 결정하는 것은 상당히 위험합니다.
지금 진주시민들은 진주에 기업을 유치하는 것보다
시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문화정책을
학수고대하고 있다는 사실을
진주시는 명심해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