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아침의 현장(9월 23일)

이어서 시사논단입니다.
오늘은 문화예술부문 황경규 객원해설위원을 연결합니다.
황위원님!

○오늘 논단은 어떤 내용입니까?

▶ 진주의 문화정책에 대한 참여와 비판,
그리고 대안제시를 통해
진주의 문화적 토양을 다지는
‘진주문화정책연구소’의 설립이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오늘 시사논단에서는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각종 민간 문화관련단체가 모두 참여하는
진주문화정책연구소 설립의 필요성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 진주에 이같은 문화정책연구소가 필요한 이유는 어디에 있습니까?

▶ 기존의 문화관련 행정과 정책은
공공기관의 일방적인 정책수립과
이에 동조하는 일부 전문가들에 의해
좌지우지돼 왔습니다.
실제로 지난번 진주시가 개최한
진주축제발전 토론회의 경우에도
진주시가 시민합의 과정도 생략한 채
내부적으로 사실상 축제정책을 수립하고
전문가가 이에 동조하는 방식으로 전개돼
일각에서 문제제기를 하기도 했습니다.
특히 공공기관의 일방적 정책수립과
독불장군식 사업추진에 따른 폐해는 심각합니다.
공공기관이 추진하고 있는 수많은 문화관련 사업이
일부 공무원의 사견에서 시작되고
특정 전문가의 이론적 토대를 배경으로
공론의 과정도 없이 졸속으로 만들어지고 있는 경우가 많은 것입니다.
대체로 이러한 사업들은
담당 공무원이 부서를 옮기거나
예산확보가 힘들어질 경우
사업자체가 유야무야해지는 경우가 많아
결과적으로 예산낭비만 초래한다는
비판에 직면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습니다.
더군다나 자체 평가 시스템도 없이 사업이 진행되면서 결국에는 시민들의 호응도가 떨어지고
행사의 질이 나빠져도 외부의 비난여론을 의식해
쉽게 행사를 포기하지 못하는 딜레마에 빠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사회의 현실적 요구에 부응하는
제반 문화정책의 개발과 보급의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되면서
진주만의 독특한 문화정책을 수립하고 보급하는
문화정책 연구소 설립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것입니다.

○ 진주문화정책연구소의 역할과 방향에 대해 말씀해 주시죠?

▶ 최근 창원에서 경남문화정책연구소가
창립대회를 갖고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경남문화정책연구소는 앞으로 경남의 문화, 예술,
문화예술교육, 문화산업정책 참여 및 연구는 물론
경남도의 문화정책 대안제시, 그리고
다양한 문화컨텐츠 연구 등의 활동을 한다는 계획입니다.
일각에서는 경남문화재단 등과 같은
연구소 기능을 하는 기관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또다시 문화정책연구소와 같은 기구를 만드는 것은
비효율적이라는 지적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경남문화재단과 같은
공공기관 성격을 가진 문화재단이
문화정책에 대한 건강한 비판을 제기하고
올바른 문화정책을 생산해 내기에는
분명한 한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러한 문화정책을 연구하는 연구소가
반드시 필요한 상황입니다.
진주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지금까지 진주에는 많은 문화관련단체와
민간재단들이 활동을 해오고 있지만
그들의 역할은 특정 분야에 한정될 뿐
진주의 문화정책 전반에 큰 영향을 주지는 못했습니다.
더욱 큰 문제는
진주의 문화정책 수립과 비전제시에 대해서는
그 역할이 미미해 활동영역이나 성과에 비해
오히려 저평가되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따라서 이러한 진주의 민간 문화단체들이 뜻을 모아
진주문화정책연구소를 만들고
진주의 문화정책 전반에 대한 평가와 비전수립 등
진주 문화적 토양을 건강하게 만들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만약 공공기관이 배제된
진주문화정책연구소가 만들어진다면
공공기관의 일방적 정책수립이나
일부 전문가에 의해 좌지우지되던 각종 문화정책들은
진주의 특성에 맞게끔 새롭게 정비되고
건강한 문화적 토양을 다지는데
일조를 하게 될 것입니다.
우선 진주지역의 민간 문화재단이 앞장을 서고
뒤를 이어 순수 민간 문화관련단체들이 호응을 한다면 진주문화정책연구소의 설립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천년역사의 문화를 지키고 보존하기 보다는
정체불명의 개발지상주의가
오히려 판을 치는 진주의 문화계가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기 위해서는
진주문화정책연구소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문화계 원로의 말을 명심해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