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아침의 현장(9월 9일)

이어서 시사논단입니다.
오늘 문화예술부문 황경규 객원해설위원을 연결합니다.

황위원님!

○ 오늘 논단은 어떤 내용입니까?

▶진주 남강에서 띄우는 유등놀이는
우리 겨레의 최대 수난기였던 임진왜란 당시의
진주성 전투에 기원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역사성을 밑바탕으로 하고 있는
진주남강유등축제는 올해부터
대한민국 대표축제로 선정되면서
발전을 거듭하고 있지만
유등과 함께 군사신호나 통신수단으로 사용되었던
풍등(風燈)에 대한 관심은 상대적으로 적습니다.
오늘 시사논단에서는
남강유등축제의 새로운 컨텐츠로서의
풍등이 가지는 의미에 대해 고민해 보겠습니다.

○ 먼저 풍등의 유래에 대해 알아보죠?

▶ 한국세시풍속자료를 보면
풍등놀이라는 민속놀이가 있습니다.
이 풍등놀이는 경상남도에서 행했던 놀이로
동짓날 저녁에 서당의 생도들이 이웃 서당의 생도들과 등불을 가지고 싸움하는 놀이로서
등싸움, 또는 초롱쌈이라고도 합니다.
등싸움이 시작되기 직전에 등제(燈祭)를 지낸 뒤에
등싸움 장소로 출발할 때
풍등(風燈)을 올려서 신호로 삼았다고 합니다.
보통 풍등은 대나무와 한지로 제작하고
기구(氣球)의 원리를 이용하여 공중에 띄우는
일종의 풍선으로 풍등놀이의 방법은
어느 동네의 풍등이 공중에 가장 높게 올라가고
오랫동안 떠 있느냐 하는 것으로
승부를 가렸다고 합니다.
이처럼 세시풍속으로 전해져 내려오던 풍등놀이가
임진왜란이라는 국난을 겪으면서
풍등을 하늘에 올리고 유등을 남강에 띄워
강을 건너려는 왜군을 저지하는 군사전술로 사용되었고, 진주성내에 있는 병사들과 백성들이
멀리 두고 온 가족에게 안부를 전하는
통신수단으로 이용된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 임진왜란 당시 사용되었던
풍등에 관련된 기록은 거의 없어서
당시의 풍등의 모습이나 규모에 대해
자세히 알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최근에 전국의 각종 축제나 방송 프로그램에서 풍등을 많이 사용하면서
풍등에 대한 관심이 상당히 높아지고 있지만
정작 풍등이 실제로 사용되었던 진주에서는
이러한 풍등에 대한 관심이 적어
일각에서 남강유등축제에 풍등을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것입니다.

○ 제가 알기로는 일전에 한 번 시도되었던 적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풍등을 도입하는데 어떤 어려움이 있습니까?

▶ 풍등 도입에 있어 가장 큰 걸림돌은
화재위험이 높다는 점에 있었습니다.
풍등은 한지로 등을 만든 뒤, 등 입구의 심지에
불을 붙여 등을 하늘로 뛰우는 원리입니다.
따라서 그동안 화재위험이 높다는 이유로
풍등 도입을 꺼려왔던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풍등 제작기술의 발달로
화재를 예방하는 한편 헬륨 풍선과 LED를 이용한
풍등도 만들어지고 있어
각종 축제나 행사에 풍등을 사용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에따라 대한민국 대표축제로 선정된
진주남강유등축제에도 풍등을 도입해야 한다고 봅니다. 현재 남강유등축제는 남강에 띄우는 유등(流燈)만으로는 축제의 지속적인 발전을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이미 많은 전문가들은 주제만 달라질 뿐
늘 똑같은 형식의 유등축제가 되풀이되고 있어
축제 자체가 식상해지고 있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습니다.
더군다나 떠내려가는 등(燈)이라는 뜻을 지닌
유등 본래의 의미에도 맞지 않는 고정등이어서
이러한 지적은 더욱 설득력을 얻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제는 풍등을 도입해서
남강유등축제가 새로운 모습을 보여줘야 할 시기라는
지적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더군다나 3년 후면 대표축제에서 명예졸업하게 되면
정부의 지원금도 끊기게 됩니다.
대표축제에서 명예졸업 한 뒤
예산난에 허덕이고 있는 다른 축제를 교훈삼아
새로운 모습의 남강유등축제를 선보이는 일은
축제자립도 향상을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한 일입니다.
풍등을 도입하면 축제장의 모습부터 확연히 달라집니다. 진주성 촉석루 앞 남강에는 오색찬연한 유등이 떠 있고, 촉석루를 중심으로 축제장의 하늘에
오색의 풍등이 자유롭게 하늘을 떠다닌다면
남강유등축제는 식상해지는 축제에서
새롭게 주목받는 축제로 변신할 수 있을 것입니다.
올해 남강유등축제는 기존의 남강 중심에서
진주성 안으로 행사장을 확대하는 한편
제3부교를 설치해 임진왜란의 중심지인
진주성을 축제의 현장으로 재구성할 계획입니다.
이외에도 망경동 대숲의 시와 함께하는 연인의 거리존을 더욱 더 알차게 꾸미는 한편
체험행사의 개발 확대 등을 통해
대한민국 대표축제의 위상에 걸맞는
축제준비에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진주성 싸움에서 지친 군사와 백성들이
가족들의 안부를 묻기 위해 사용했던 풍등을 도입해
축제에 새로운 맛을 가미한다면
진정한 대한민국 대표축제인
진주남강유등축제의 명성을 더욱 빛낼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