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아침의 현장(11월 2일)

이어서 시사논단입니다.
오늘은 황경규 객원해설위원을 연결합니다.
황위원님!


○ 오늘 논단은 어떤 내용입니까?

▲ 책 읽는 도시 진주를 만들기 위한
제2회 진주 북 페스티벌이
진주종합경기장 야외공연장 일원에서 열리고 있습니다.
오늘 시사논단에서는 진주 북페스티벌이 가지는 의미와
향후 발전 방안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 진주 북 페스티벌이 가지고 있는 목적에 대해 먼저 알려 주시죠?

▲ 진주 북 페스티벌은 진주를 독서의 도시,
책 기부의 도시로 만들고자 하는 분명한 목적을 갖고
지난해에 이어 올해 두 번째 마련된 행사입니다.
특히 교육 문화 예술의 도시 진주에
책과 독서를 주제로 행사를 개최함으로써
진주의 교육 인프라에 건전한 독서운동을 접목하는 것은 물론
가족 모두가 함께 참여하고 즐길 수 있는
교육문화축제를 만들어 간다는 것입니다.
이에따라 행사내용도 다양하게 마련했습니다.
‘책 속의 진주를 찾다’를 슬로건으로
내일까지 개최되는 북 페스티벌에는
무대행사로 ‘책속의 진주 선포식’을 비롯해
학생 사생대회, 독서 골든벨 행사, 백일장, 국민독서경진대회,
북 콘서트 등의 행사가 개최됩니다.
기획행사로는 지역 작가와의 만남, 천년 진주를 알리는 거리조성, 상설행사로는 풍선아트, 종이접기, 공예품 만들기, 페이스페인팅, 즐거운 책만들기, 비즈공예, 책 나눔 문화캠페인,
책 할인코너 등의 행사가 마련돼 있습니다.
전시행사로는 우수 독후감 전시, 독서감상화 전시,
짚 풀 공예가 있고
특별행사로는 인형극, 시낭송, 동화구연, 책 벼룩시장,
사진 콘테스트, 작가들의 거리 등
독서와 관련한 다양한 이벤트도 개최되고 있습니다.
관계자들에 따르면 지난해 북 페스티벌이
우천으로 인해서 크게 호응을 얻지는 못했지만
올해는 책을 즐길 수 있는 문화적이고 예술적인 방법을 개발해 다수의 시민들이 함께 즐기고 호흡할 수 있는
북 페스티벌을 마련해 가족단위의 독서문화를 보급하는데
그 목적을 두고 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진주 북 페스티벌이 갖고 있는 목적에 비해 행사의 내용이 백화점 식으로 방만하고
타지역의 북 페스티벌과 차별화되는 행사를 준비하지 못해
아쉽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 책의 도시로 알려진 진주의 역사성 혹은 정체성에 기반을 두어야 한다는 말씀이신가요?

▲ 당연합니다.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 보면 진주는 출판의 도시였습니다.
해인사에 보관돼 있는 팔만대장경의 판각작업이
진주목의 관할이었던 남해 분사 대장도감에서 시행되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판각기술이 축적되어
수많은 책들이 발간되기 시작한 것입니다.
1287년 이승휴의 제왕운기가 왕명에 의해 간행되었고,
1354년에는 졸옹 최해의 졸고천백이 간행되기도 했습니다.
다시 말씀드리면
진주는 고려시대부터 책의 도시로 명성을 날렸고
진주는 그 역사성을 충분히 간직한 책의 도시라는 것입니다.
따라서 진주를 대표하는 진주 북 페스티벌은
이러한 진주의 역사성에 기반을 둔 축제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인 것입니다.
물론 다양한 행사를 통해
독서에 대한 관심을 유도한다는 측면에서는 좋지만
적어도 교육문화축제로서의 정체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진주가 책의 도시라는 전제조건을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진주 북 페스티벌은 지난해와 같이
그러한 정체성 확보에 대한 인식부족이
여실히 드러난 행사라는 것이 전반적인 평가입니다.
3일간의 행사기간동안 개최되는 행사 수만해도
손으로 세기 어려울 정도로 많습니다.
뚜렷한 주제를 가진다기 보다는 단순한 외연의 확장에
무게중심을 두고 있다는 비판을 듣기에 부족함이 없는 것입니다.
따라서 타 도시의 행사처럼 행사의 규모,
즉 외연만 확대하는데 주력할 것이 아니라
진주에서 개최되는 북 페스티벌이 가진
역사적 상징성을 돋보이게 만드는 노력이
먼저 필요하다는 지적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습니다.
물론 서울을 비롯한 타지역 북 페스티벌과 행사의 내용과 규모를 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있지만
진주의 북 페스티벌이 축제의 핵심이 명확하지 않다는 점은
반드시 짚고 넘어갈 문제입니다.
타 지역의 북 페스티벌을 배끼거나 모방하는 행사에 그쳐서는
진주의 정체성에 부합되는 축제를 만들기 어렵습니다.
진주 북 페스티벌이
진주의 진정한 교육문화축제로 거듭나기 위해
더욱 많은 고민이 있어야 할 것입니다.
더군다나 축제라는 명칭을 사용하려면
그에 걸맞는 필요충분조건들이
반드시 충족되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사실 진주 북 페스티벌은
책의 도시 진주라는 정체성을 확립하는데 있어
현재로서는 최고의 컨텐츠입니다.
해마다 발전하는 북페스티벌을 만들어
진정한 책의 도시 진주의 명성에 걸맞는
책축제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봅니다.